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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요즘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도를 넘었다. 보다 못해 정부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 각 부처와 여러 단체의 의견을 모아 마련한 이번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은 학교폭력을 잠재우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은 학교 내의 폭력으로만 한정했다. 학교 밖에서의 이탈학생들의 폭력은 그야말로 사각지대다. 그러므로 이들의 폭력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해 경찰의 붙잡힌 학교 밖의 청소년들의 폭력은 한마디로 성인들의 조직폭력 수준이다. 모자도 빼앗고, 점퍼나 바지도 벗기고, 신발이나 지갑도 모두 빼앗는다. 알몸이 될 때까지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학교와 학원, 쇼핑몰을 돌며 학생들을 협박해 후미진 곳으로 끌고 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몽땅 빼앗아간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대부분은 중학교를 중퇴한 가출 청소년들로 또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갈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가출 청소년인 이들은 PC방, 찜질방 등에 모여 생활하면서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을 위해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범죄 집단'처럼 몰려다녔으며 이들 중에는 절도 등의 전과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도 있었다. 이들의 범행 대상은 주로 또래 학생들이며, 이들은 훔친 오토바이와 렌터카로 학생들이 자주 모이는 지역을 돌며 집단적으로 위협을 행사해 '무서운 동네 형들'로 불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폭력을 휘두른 청소년 대부분이 100㎏의 거구이고 이들 대부분이 몸에 잉어, 도깨비 등의 문신을 해 또래 학생들이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며 "가출 청소년들의 경우 학교와 가정의 관심에서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뒤 가출까지 한 청소년들이 학교 폭력의 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가출청소년(14~19세)의 수는 2006년까지 9390명으로 1만명 이하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8년 1만5000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2만438명으로 급증했다. 학교생활 부적응, 품행 불량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 수 역시 2월 기준으로 중학생이 1만6320명, 고등학생이 3만3782명에 달한다.

문제는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퇴학하면 가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들의 행동은 교사와 부모의 통제권을 완전히 벗어나게 되어 더 위협적이고 조직이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이다.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장 돈이 필요하며, 가장 손쉽게 돈을 구하는 방법이 학교 주변을 맴돌며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것이다. 이렇게 마련한 돈도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하고 또 다른 상대를 위협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등 반복적이고 더 흉포화 된 학교폭력으로 이어진다.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난 학생들이 학교 밖 가출 청소년의 폭력이 근절되지 않은 한 학교폭력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비록 학교안의 폭력이 줄어들었다 해도 학교 밖의 또 다른 폭력이 유입되어 새로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학교 밖의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들의 폭력은 그 수법이나 수위가 학교 내 폭력과는 또 다른 흉포화 된 집단성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학교 밖의 청소년 폭력은 학교 내의 폭력처럼 교사나 학부모의 관심을 벗어나므로 경찰이나 사법당국의 철저한 지도 없이는 근절하기가 불가능하다. 이들은 이미 학교 내의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이므로 쉽게 순화나 교화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러므로 학교 내 학교폭력과는 달리 강력한 지도가 필요하다. 사실 학교폭력의 근절은 학교 밖의 청소년 폭력부터 지도하고 학교 내 폭력을 근절시키는 것이 순리다.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이 저지르는 폭력은 '생계형 학교폭력'의 성격이 강하고, 학교에 다닐 때보다 폭력의 강도가 강해지는 성향이다. 이들이 어린 나이에도 폭행, 절도, 성범죄 등 강력 범죄에 한 번 빠지면서 범죄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폭력이 집단화되고 조직화되어 또 다른 폭력조직과 연대해 사회의 독버섯처럼 자라는 것이다.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이 저지르는 학교 밖의 폭력도 문제지만, 이들이 원조교제에 나서거나 범죄조직에 포섭되는 등 성인폭력의 대상자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에서 학교 밖 폭력 대책이 필요하다. 단지 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 외면한다면 학교폭력의 고리는 끊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자자체 등에서 빈곤 가정을 돕고 보호가 필요한 가출 청소년 등에 대하여는 숙식제공, 의료 및 법률지원과 같은 종합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며, 이들을 다시 학교나 사회교육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따뜻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젠 학교 폭력이 어떤 특정 학생만의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고 위기의 청소년을 구해서 이 나라 미래의 튼튼한 기둥이 되게 하려면 모든 사회 구성원의 관심과 노력이 있을 때 학교폭력 없는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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