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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모든 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정치는 지금 어디 와 있는가. 민주주의는 이미 타락해 포퓰리즘 늪에 빠져 있다. 정치인들은 누구도 미래를 말하고 있지 않다. 표를 의식하여 현재의 달콤함과 편리함만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정한 방법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진출하려는 사람들도 우리의 심정을 매우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에 대하여 무관심이 심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경제는 어떤가? 가진 자는 더 탐욕을 부리고, 없는 자는 시기와 질투에 매여 있다. 윤리는 어떤가? 이 나라에서 정중함과 예의 바름은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저속함과 뻔뻔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반듯한 사람은 왕따가 되고 삐딱하게 꼬인 인간은 박수를 받기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정신으로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가? 역사에서 그런 예는 없다. 로마의 몰락은 로마 시민의 타락에서, 유럽의 쇠퇴는 이성을 따라가던 유럽 정신의 쇠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른들이 밭에 일하러 간 사이에 동네 아이들은 요술피리 소리에 홀려 그들을 쫓아 갔다. 우리 기성세대가 물질의 풍요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간 사이에 우리 아이들의 영혼은 엉뚱한 사람들이 빼앗아 갔다. 피리 소리에 홀린 아이들이 돌아오도록 경성의 나팔을 불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자문하고 싶다.

우리 교육은 어떠한가? 얼마전 학교의 리더격인 여학생들에게 리더십을 기르기 위한 연수회에서 장차 꿈을 물었더니 부자 남자와 결혼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겠다는 것이다. 자기 노력으로 잘살려 하기보다는 남이 가진 것에 의존하고 나누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마디로 독립심보다 의타심이 팽배하다. 그런가하면 최근 부산 모 중학교에서 학생을 지도하시는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교사를 폭행했다는 기사가 났다.

당일에 뉴스를 보았다면서 나에게도 70대의 학부모로부터 항의성 전화가 걸려 왔다. 지금 학교는 무엇하면 도대체 교장들은 무엇을 하느냐는 핀잔이 섞인 언성이었다. 그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는 교육현장에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인시대가 될 거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으니 믿어야 할 것인가. 이것은 바로 학생의 위기이며, 교사의 위기로 연결되고 교직의 위기이며 국가의 위기로 가는 것이 아닐런지!

이제부터라도 나라의 구석구석에서, 각 가정에서부터 각성이 일어나야 한다. 이 사태의 책임은 요술피리를 쫓아간 아이들에게 있기보다는 그들을 방치한 어른들에게 있다. 가정은 무엇을 했으며, 학교는 무엇을 가르쳤으며, 종교는 무엇을 했는가. 학교에서도 단지 교사라는 지위로, 어른이라는 권위로 모든 것을 밀어부쳐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교육현장에서도 치료 해법이 요구된다. 환자가 의사의 처방전을 얼마만큼 잘 따르느냐는 의사와 환자의 인간관계에 의존한다는 연구결과를 안다면 해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은 시내가 모여 강을 이루듯이 건강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야 건전한 사회가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한 사람이 중요하다. 그 중심축이 살아있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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