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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요즘, 감사자료에 학교가 지친다

요즘 감사의 계절이다. 국정감사. 행정감사로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의 요구 자료 작성에 학교가 바쁘다. 하루에도 수십 번의 긴급 요구 자료들은 정상적인 학교업무를 마비시키고 있다. 감사 자료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저해한다면 과다한 감사자료 요구 자체가 감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요구 자료로 학교가 피로감에 쌓이고 교직원들은 짜증으로 지쳐있다.

선거철엔 국민을 주인으 모시는 섬기 정치를 하겠다고 무릎 꿇고 큰절까지 하던 분들이 의원 당선만 되면  ‘안하무인’처럼 굴림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의원들이 다같은 것은 아니지만 일부 의원들의 무리한 요구 자료들을 보면 재대로 된 민의 파악인가 의심할 정도다. 의원들의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국정 수행여부를 파악하는 일이다. 공적 예산이 바르게 집행되었는지 철저히 감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감사란 사후 적발보다는 사전지도 감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사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은 국정수행 결과만을 감사해서는 안 된다. 1년 내내 민의 두루 살펴 계획부터 결산까지 꼼꼼이  살펴고 지도해야 함에도 부득이 10월 감사기간에만 집중하여 감사 자료를 쏟아내는 것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서, 감사기간에 의원들의 ‘의정실적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요즘 학교는 1년 동안의 교육활동을 마무리 짓는 기간이다. 그래서 학교나 학급별로 다양한 마무리 행사로 바쁘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역점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는 매주 ‘공문 없는 수요일’이 무색할 정도로 감자자료들로 폭주하고 있다. 정상적인 학교교육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뭔가 개선해야 마땅한 일이다.

이러한 의원들의 요구 자료는 비단 올해만은 아니다. 그간 많은 교직원들이 감사 요구 자료를 많이 요구한 의원의 사무실에 전화나 민원 등을 내고 있지만 그 결과는 아주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의원들의 과다한 감사 요구 자료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바른 이해와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첫째,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의원 개인만이 관리할 것이 아니라 의원들 간의 공유가 되어야 한다. 금년에도 마찬가지다. 같은 내용의 요구 자료가 중복해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이 같은 자료를 매년 반복해서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데이터를 재대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학교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는 관할 지역교육청에 있음에도 학교현장에 굳이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이러한 요구로 학교는 이중 삼중의 엄청난 행정력의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의원들의 요구하는 감사활동은 1년 단위 활동이다. 그럼에도 5년, 3년간의 자료를 소급해서 요구하고 있다. 몇 년 동안 동일 자료를 반복해서 제출하였음에도 반복해서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당해 연도에 요구한 자료를 잘 보관하여 관리하면 반복해서 요구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은 점은 아직도 관료적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들을 보면, 대부분이 감사가 시작하는 직전에만 급하게 요구할 자료는 아니다. 좋은 자료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작성한 데이터다. 10월은 학교교육과정뿐 아니라 학급업무 마무리로 눈코 뜰 사이도 없는 바쁜 시기에 모든 국회의원 국정감사나 시도의원 행정감사 자료를 몰아서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탁상행정이며 권위적인 발상이다.

넷째,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의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교과담임'은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의 개념이 분명히 다르다 그럼에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철저한 용어의 이해와 개념이 파악이 되어야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헌법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행정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잘못된 교육정책이나 학교운영은 철저한 감사로 잘잘못을 가려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학교는 국정감사나 행정감사보다는 직속 상부기관인 관할 교육청으로부터 학교운영의 전반에 대해 정기적인 감사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 준비성 없는 국회의원이나 도의원들의 태도에 학교 현장만 피로감에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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