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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전통적으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대학생들이 독서를 기피하고 있다. 이러한 독서률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일보가 서울의 6개 대학(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 도서관의 도서 대출현황을 확인한 결과 대출 건수는 최근 3~4년 새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의 대출 건수도 17.9% 감소했다. 이화여대는 2009년 80만8764건에서 2012년 40만2439건으로 도서 대출량이 절반으로 줄었다(조선일보, 대학생들 '폰'은 가깝고 책은 멀다, 2013.2.2).

학생들과 학계, 도서출판 관계자들에게 대학생들이 책을 점점 멀리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대학 3학년인 한 학생은 지금까지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에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굳이 도서관에 갈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구하거나 리포트를 쓸 때는 구글을 통해 검색해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교과서로 쓰는 전공서적은 사서보고, 그 외의 정보는 책을 읽지 않아도 인터넷에 다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 역시 스마트폰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붙잡고 있지만, 전공 외 독서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대학도서관 대출 건수 급감 제1 원인으로 스마트폰을 지목했다. 이 같은 현상은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2008학년도 입학자부터 눈에 띄게 독서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국독서토론협회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SNS에 시간을 쓰는 만큼 책을 읽는 시간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구하며 도서관을 찾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도서대출 건수는 2001년 3083만 건에서 2007년 3052만 건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대출 건수는 2009년 2779만, 2010년 2415만, 2011년 2215만 건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때문에 독서를 하지 않으면 사고력이 약화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생 독서 기피의 외부요인이 스마트폰이라면 내부요인은 독서교육에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후반 대학에 들어온 세대가 중·고교생 시절 잘못된 독서교육을 받아 책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는 것이다. 2005년 교육 당국은 '시·도 교육청 독서지도 매뉴얼'을 발간해 학생들에게 선정도서를 중심으로 독후감을 쓰도록 하는 등 독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2007년 고교 과정부터 독서 포트폴리오 제도를 본격 도입했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독서활동 사항을 기록하도록 했다.

이번 조선일보의 조사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특히 서울 주요대학의 독서 현실이 이 정도라면 그 외 대학의 수준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정말 걱정이다. 우리 교육의 세계화는 말뿐인 것다. 사실 대학입시에 논술이 도입되고 모든 학교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 것이 바로 독서논술교육이다. 몇 해전부터 초등학교에서까지 독서와 논술의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었다. 그러나 기대이하의 충격적인 이번 통계는 학교의 독서교육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괘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독서교육이 강화되고 대학 입시제도에 논술이 포함되면서 학생들이 오히려 깊은 독서를 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말 이렇다면 입시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진정한 독서는 책을 통해 사색을 해야 한다. 그런데 독서를 시험 준비용으로 삼으니 진정한 독서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독서는 인간의 삶을 풍부히 하며 모든 학습에 배경 지식을 쌓게한다. 또한 책을 통해 자신의 반성적 사고활동으로 올바른 삶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독서는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읽을 때 진정한 독서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기가 꼭 필요로 하는 책,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일 때 더 재미있고 책의 내용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거다. 그러나 독서가 독후감이나 숙제 등 의무감일 때는 독서의 진정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타율이 아닌 자율성이 뒷받침될 때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요즘 학생들의 독서에 가장 큰 적은 바로 스마트폰·아이패드에 빠진 것이다. 물론 이들 기기에 익숙하고 빠지다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또한 힘들게 책을 읽기보다는 쉽게 스마트폰을 검색해서 찾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일 거다. 그러나 독서의 진정한 효과는 책을 통해 고도의 사고력과 상상력을 길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편하고 쉽다고 독서를 기피하는 것은 우리 모두 다시 생각해 볼 주요한 과제다.

넷째, 도서관을 자주 찾지 않고 책을 잘 읽지 않은 원인 중 하나는 인터넷 전자책(e-book)을 많이 이용한다는 점이다. 물론 인테넷 전자책도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야 어떻든 가장 독서를 많이 해야 하는 대학생들이 이 정도의 독서량이라면 우리 국민들의 독서 수준은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 

요즘 학교마다 도서관 시설에 많은 관심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서교육을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서관을 건립히고 있다. 이렇게 많은 시설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그 수요자인 학생들이나 시민들의 바람직한 독서교육, 독서에 대한 가치관 형성 교육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올바른 스마트폰 시용에 대한 교육적인 지도가 함께 이루어질 때 학생들뿐 아니라 시민의 독서 향상에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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