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7일 오후 6시 일본인 방문객 스즈키 히데오 외 7명이 본교를 방문하였다. 이들은 일본 토쿄 요미우리신문 문화센터에서 한국사 강의를 통하여 이웃 나라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어느 때보다 한일관계가 굳어진 상태에서 한국 현지인의 역사의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필자를 찾아 온 것이다. 이에 필자는 최근 일본에서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와다 하루키(75·和田春樹) 도쿄대 명예 교수가 쓴 '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담화를 나누고 한일교류의 발전을 위하여 교육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와다 하루키는 “한국이 실효지배하는 ‘독도=다케시마’에 대한 주권 주장을 일본이 단념하는 것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이며, 이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견해이다. 그는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이룰 전망이 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한·일관계, 일본인과 한국인의 감정을 점점 더 악화시키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라는 주장이다.
그는 '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일본에서 지난 해 출간하여, 한국과는 독도를, 중국과는 ‘센카쿠=댜오위 제도’를, 러시아와는 북방 4도를 놓고 일본이 각각 벌여온 영토 갈등의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노학자의 영토 갈등 진단이다. 와다 교수는 “조선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는 일본으로서는, 다케시마(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이고, 한국의 지배는 ‘불법 점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의(道義)라고는 전혀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마디로 한국의 독도 영유권, 일본이 빨리 인정하는 게 최선이라는 견해이다
이같은 와다 교수의 지적은 독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일종의 타협안이기도 하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일본이 인정하는 대신 한국 정부는 독도 주변 해역에서 시마네현 어민들도 어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과 독도를 기점으로 경제수역을 선포하지 말 것을 제안한 내용이다.
그는 1966년부터 도쿄대에서 가르치다 98년 정년 퇴직하였으며, 한국과 북한 현대사 전문가다. 역사적 근거를 들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부당함을 역설했다. ‘독도=다케시마’의 점령은 일본이 1905년 1월 조선 침략을 가속화하면서부터 시작했음을 분명히 했다. 45년 8월 15일 일본이 패전하자 연합국군 최고사령부가 46년부터 독도를 일본의 관리 영토에서 제외한 점도 확인시켰다. 나아가 52년 이승만 라인의 안쪽에 독도를 포함한 이후 오늘날까지 58년 동안 한국이 실효지배를 한 점을 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