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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인간은 누구나 사형수이다

다소 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이 이 지구상에서 창조한 최고 걸작품은 역시 인간이 아닌가 싶다. 어느 부분을 보아도 오묘하기 짝이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교육을 담당하면서 아이들의 얽히고 설킨 마음을 잘 이해만 한다면 문제해결이 훨씬 쉽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인간의 여러 면 중에서도 그 심성은 참으로 신비하기만 하다. 울고, 웃고, 노하고, 사랑하고, 즐기고, 슬퍼하고 악한 인간의 오욕과 칠정은 비록 신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연구의 대상으로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1856년에 오스트리아의 프라이베르크라고 하는 마을에서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난 지그문트·프로이드(Sigmund Freud)는 배 다른 형이 둘, 배가 같은 남동생이 둘, 그리고 여동생이 다섯인 10남매 중의 셋째로 태어났다고 하니깐 어려서부터 인간의 심성이란 과연 어떨 것인가 하는 문제를 형제들의 행동 속에서 생각해 보았을지도 모른다.

프로이드 자신의 고백에 의하면 그는 세 살 때 라이프치히로 이사를 가는 도중에 기차 안에서 가스등을 보고서는 ‘인간의 영혼’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노이로제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할 만큼 그는 유아 시절의 정신건강을 중요시하고 있다. 프로이드는 4살 때 다시 비엔나로 이사를 해서 그의 청년 시절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비엔나의 대학에서는 의학부에 들어가 주로 동물학을 공부했었으나 영국의 철학자인 존·S·밀과 플라톤의 글을 읽으면서 동물에서 인간에게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고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정신과 의사로 바뀌게 되었다.

프로이드의 일생을 돌아보면 그는 매우 몰두하는 버릇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당시 사회적인 몰 이해와 도덕론자들의 빗발치는 비난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성의 문제를 노출시킨 것은 그가 얼마나 자기 확신 속에 살다간 인물인가를 알 수가 있다. 그는 26살 때 마르타라는 유대인의 여인과 약혼을 했는데 결혼할 때까지의 4년 3개월 동안에 프로이드는 약혼녀에게 9백여통의 편지를 보냈다고 하는데 이는 프로이드가 그를 그만큼 사랑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가 그만큼 세상사에 몰두하면서 살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는 가운데에도 그의 학문에는 조금도 게으름이 없었다고 하니까 이런 점은 후대의 청년들이 한번 쯤 생각해볼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신과 의사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프로이드는 66살이 되던 해에 악성 종양에 걸리고 말았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체념하게 되는데 프로이드는 자신의 일생이 얼마나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자신의 학문을 정리하면서 무서운 투병을 시작했다. 그는 첫 종양수술을 받은 후 사망할 때 까지 17년 동안 33번의 수술을 받을 만큼 끈질기게 일생을 살았다. 그는 병으로 청각을 잃고 언어 장애를 일으켰지만 원고를 작성하고, 강연회에 나가서는 그의 딸 안나로 하여금 연설문을 대신 읽힐만큼 자신의 학문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가 82세에 되던 1938년,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이 시작되자 프로이드는 영국으로 망명하여 1년 쯤 더 살다가 자신의 생명이 이제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음을 알고 안락사를 원했지만 거부당한 채 며칠을 더 연명하다가 1939년 8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하는 아이들의 심성을 잘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면서, 인간은 누구나 사형수라는 사실이다. 다만 그날이 언제 올지를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잊지말고 프로이드의 열정을 가슴에 새기면서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후회를 줄이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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