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요일 아침. 교실 문을 열자, 많은 아이가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6일 현충일 공휴일이라 하루 쉬었음에도 아이들의 표정이 많이 지쳐 보였다. 아마도 그건 지난번 치른 6월 모의고사 탓이 아닌가 싶었다.
가채점 결과, 아이들 성적 대부분이 지난달보다 저조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채점 도중 흐느끼며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선택 유형을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있어 이번 모의고사는 더 큰 혼선만 불러일으킨 것 같다. 사실 우리 학급의 경우, 재학 35명 중 성적(총점 400점 기준)이 지난 4월 모의고사보다 향상된 아이가 불과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모의고사 결과가 좋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정시보다 수시모집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3학년 1학기 기말고사 내신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분명해졌다. 학기 초, 예비조사 때 파악한 수시모집 지원 인원이 모의고사 이후 다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그건, 많은 아이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 본다.
단지 6월 모의고사 결과 하나만으로 아이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포기하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수시모집 또한 수능 최저학력을 충족시켜야 할 대학이 많은 만큼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기존에 목표했던 대학을 포기하거나 학과를 바꾸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학습전략을 잘 세워 실천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9월초부터 실시되는 수시모집과 관련, 아이들은 다가오는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짧은 여름방학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아직 대학을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의 경우, 빠른 시일 내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여 방학을 이용 수시모집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 등을 미리 작성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모의고사로 인한 후유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주말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선배들을 초청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갖게 했다. 선배들의 특강은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데 우왕좌왕 했던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대학 지원 시 유의사항(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 작성 요령, 면접요령 등)을 선배들로부터 직접 듣고 조언을 구함으로써 자신감을 갖는 듯했다.
특히 특강이 끝난 뒤, 아이들은 선배가 사온 피자를 먹으며 선배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선배에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보기도 하였으며 선배들은 후배의 질문에 친절히 답변을 해주었다. 그리고 대학에 합격할 때까지 힘껏 도와주겠다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후배에게 적어주는 모습이 훈훈해 보였다. 선배와의 대화로 아이들이 다소 평상심을 찾아가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6월 모의고사 후유증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공부에 전념하게 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