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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절제된 언어생활 보고 희망을 발견했다!

평범한 근로자라면 일을 해가면서 봉급이 오를 때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봉급날은 더 기대가 된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져 요즘엔 대부분 봉급도 통장으로 입금된다. 교직도 예외는 아니어서 교사들도 그 기쁨을 느끼는 것조차 상실된 느낌이다. 이것이 현대사회가 잃어버린 하나의 아쉬운 현상이 아닐까? 교사가 교직생활 중 가장 뿌듯했던 때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자기가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때가 아닐런지!

지금 학교현장에는 욕과 비속어가 난무하는 현실이다. 너무 듣기 거북한 욕도 거침없이 토해내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한 아이가 학교 발전을 위하여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생들이 버릇없이 구는 것 같다. 전학년이 모두 욕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데 참 듣기 싫고 이쁜 입에서 어떻게 저런 말이 나올까!'라면서 학생들이 빨리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근 학생들의 언어와 관련된 책"B끕 언어"를 펴낸 권희린 교사도 “선생님, 저희 반에서 매일 5분 동안 욕 안하기 캠페인 시작했어요!”라는 고등학생들의 말을 듣고, 아이들 스스로도 충분히 절제된 언어생활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이 서로에게 비속어를 내뱉는 일이 아이들에게는 일상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해 2학기부터 수업시간의 일부를 떼어 학생들에게 비속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단순히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는 식의 일방적인 채근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왜 비속어를 쓰면 안되는지를 깨우쳐주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도 비속어의 어원을 자세히 안 이후에는 비속어 사용을 자제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선생님이 “얘들아, ‘좆같다’의 의미를 알고 있니?” 젊은 여자 선생님이, 그것도 국어 선생님이 자신들의 언어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내뱉는 모습에 처음에는 학생들이 오히려 당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비속어 쓰기를 자처하는 선생님의 노고(?)에 학생들의 마음이 열렸고 이내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제법 진지한 토론이 오가기도 했다고 전한다. ‘좆같다’의 어원에 대해 들은 한 학생이 “좇같다 대신 꽃같다를 쓰면 어떻겠느냐”라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는 비속어가 우리의 일상적인 언어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최근 거친 남학생들의 언어생활 순화에 도움을 준 비속어 수업 자료를 바탕으로 비속어의 의미와 어원 등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니 대단하다는 것이며 이런 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평생에 대한한 선생님을 만났다는 추억이 새겨질 것이다. 권 교사같이 현장의 문제를 발견하여 실천하는 열정적 교사가 있기에 우리 교육에 희망의 불이 꺼지지 않는 것 같다. 아이들로부터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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