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가 쏟아지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는 올바른 ‘읽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이유는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독서가 가진 힘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력한 힘이 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의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독서가 모든 교육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혁명이 가져온 것은 꼭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대부분의 ‘읽기’는 흥미 위주의 정보 검색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깊이 있는 사고를 고양하고 상상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디지털 매체의 특성상 짧은 글 위주로 읽다보니 긴 분량의 텍스트를 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도 많이 나타난다.
독서는 뇌 발달을 돕는 것은 물론 인지와 정서 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학습 기반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책을 통해 충분한 배경 지식을 갖춘 아이는 학습에 대한 흥미가 높아지고,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밴 아이는 집중력이 높다. 책 읽기를 통해 교육을 보다 쉽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초공사가 진행되며, 꾸준한 독서 자체가 종합적인 교육활동이 된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학교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뿐만 아니라 언어 능력, 즉 남의 말을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도 더 우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와 반대로 많은 교사들은 아무리 공부를 시켜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책 읽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기초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쉬운 책 읽기 교육부터 시키는 것이 꼭 필요하다.
각종 디지털 매체에 무방비로 노출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자기주도적인 읽기 능력이다. 독서교육에 열정을 쏟는 교사들은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인 독서를 할 경우 즐겁게 책을 읽기 때문에 생활태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학습동기와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학업성취도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둔다고 얘기한다.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독서를 통해 독서 능력을 갖춘 독서가로 우뚝 서면 쏟아지는 디지털 기기의 홍수 속에서도 중심을 갖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렇게 아이들을 자기주도적인 독서가로 키우는 일은 학교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그러면 학교가 학생들을 자기주도적인 독서가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주도적인 독서는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골라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매일 학교에서 책 읽을 시간을 주어야 한다. 책 읽을 시간은 아침독서운동처럼 아침자습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고, 수업 시간 중 일부를 할애하는 것도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 싶다. 더불어 학생들이 좋은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도록 학급문고를 좋은 책으로 채우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만이 가치 있는 읽기라고 주장하는 것도 시대와 동떨어진 주장이고, 반대로 종이책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는 식으로 종이책을 폄하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진정한 독서가는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기술의 진보가 가져오는 편리와 유익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와 더불어 자신의 사고를 발전시키고 창조적인 생각을 틔워주는 종이책도 결코 멀리 하지 않는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는 읽기에 대해 유연하면서도 균형 잡힌 사고가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자기주도적인 독서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의 독서교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