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가을 하늘을 보고 어떤 사람은 '아, 아름답다!' 감동을 하고, 어떤 이는 비탄에 빠지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처럼 자기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비탄에 빠지게 마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간의 위대함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자기를 비우고 새로운 사색 여행을 할 필요가 있다. 이때 손에 쥐어야 할 것을 권하라면 현대인의 필수 무기인 스마트폰이 아닌 헬렌 켈러가 쓴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이라는 책이다.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아는 사람은 귀머거리뿐입니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채로운 축복을 누릴 수 있는지는 소경밖에 모릅니다. 특히 후천적인 이유로 청각이나 시각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더욱 감각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하지만 시각이나 청각을 잃어본 적 없는 사람은 그 능력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이 책은 53세의 헬렌 켈러가 쓴 수필이다. 그녀는 인간의 위대함이 무엇인지를 우리들에게 일깨워 준 여성이다. 그런 점에서 그녀는 위대하여 모든 세대를 통하여 귀간이 되고 있다. 동시에 그녀는 우리가 매일 아무 생각도, 아무 가치도 못 느끼는 것들, 즉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귀로 들을 수 있다는 것 등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일깨워 준다. 그녀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놀라운 축복이며 기적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어둠은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일깨워줄 것이며, 정적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알려줄 것입니다.” 그녀가 한 말처럼 어둠이 있기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며, 죽음이 있기에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얼마나 당연시하고 그로 인해 감사하거나 그 어떤 감흥이나 흥분이나 열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그러한 타성에 젖은 무미건조한 삶의 생활 방식에서 왜 벗어나야 하는지에 대해 일깨워 준다.
그녀는 사흘만 볼 수 있게 된다면 가장 먼저 어둠 속에 있던 자신을 깨우쳐 주고 자신에게 다가와 바깥 세상을 활짝 열어 보여준 사랑하는 앤 설리번 선생님의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이 생후 열아홉 달 만에 시력과 청력을 잃어버린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설리번 선생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의 숭고한 것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하게 생각했던 저녁 노을의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최대의 이루지 못할 꿈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얼마나 놀라운 축복들을 너무나 당연시 여긴다는 사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 책은 시력과 청력을 잃은 한 여성의 위대한 도전과 그녀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슬픔과 비탄을 제공해 준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사고를 가짐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조력해 주고도 남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비탄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 좋은 가을을 맞이하여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