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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징기즈 칸과 북한 김정은

칭기즈 칸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나라를 정복한 알렉산더에 버금가는 몽고의 제왕이다.

어느 날 칭기즈 칸이 사냥을 하기 위해 숲속을 달리고 있었다. 뒤에는 수많은 신하가 따랐다. 칭기즈 칸의 팔목에는 그가 가장 아끼는 매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신하들과 더불어 하루 종일 사냥감을 찾아 헤매었으나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저녁이 되어 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름길을 택하여 달리다 심한 갈증을 느낀 칭기즈 칸은 샘물을 찾았다. 그러나 찾은 샘마다 물이 모두 말라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혼자서 너무 빨리 달린 탓에 주변에는 신하가 한 사람도 없었고 매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하는 수 없이 숲속에 앉아 가만히 주변을 살펴보니 다행히 머리 위 바위틈에서 맑은 물이 한두 방울씩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칭기즈 칸은 한참을 기다려 물잔에 물을 받아 마려는 찰라 어디선가 나타난 자신의 매가 날아와 그만 그 물잔을 엎어버렸다. 왕은 다시 물잔을 집어 들어 물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매가 날아와 물잔을 엎어버렸다.

칭기즈 칸은 매우 화가 났지만 화를 꾹 참으며 다시 물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매는 어김없이 또 물을 엎질렀다. 잘 훈련 받은 매가 무려 세 번씩이나 주인의 물잔을 엎어버릴 정도면 그 이유를 한번쯤은 살펴봤어야 했는데 칭기즈 칸은 그러지를 못했다.

칭기즈 칸은 네 번째로 물을 받으며 이번에는 왼손에 물잔을 들고 오른손엔 칼을 치켜들었다. 이윽고 물잔에 물이 다 차자 매가 다시 곤두박질을 치며 물잔을 엎으려는 찰라, 칭기즈 칸은 단칼에 그 매를 쳐 죽여 버렸다. 결국 매도 죽고 물잔도 깨져버리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칭기즈 칸은 물줄기를 따라 바위틈을 오르기 시작했다. 바위틈을 다 오르고 나자, 과연 물이 고여 있는 조그만 옹달샘이 나타났다. 칭기즈 칸이 물을 마시려고 엎드려 물속을 들여다보는 순간 아뿔싸, 이게 웬일인가. 물속에는 큰 독사가 죽은 채로 가라앉아 있었다. 칭기즈 칸은 그제야 왜 자신의 매가 물잔을 엎었는지를 깨달았다.

칭기즈 칸은 다시 바위틈을 내려와 죽은 매를 어루만지며 이렇게 맹서했다. “나는 오늘 매우 쓰라린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홧김에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 그리곤 죽은 매를 박제해서 황금으로 도금한 다음 평생토록 곁에 두고 그 교훈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칭기즈 칸은 분노 때문에 사람을 죽이거나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오직 이성의 힘으로 판단하고 결정했다. 때문에 칭기즈 칸의 곁에는 전국 각지에서 어진 인재가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이러한 인재를 바탕으로 칭기즈 칸은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으며 몽고를 역사상 가장 강한 나라로 만들 수 있었다.

지금 북한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스물아홉 살의 젊은 수령이 고모부를 죽이고 그 일파를 찾아내어 피의 숙청을 감행하고 있다니 끔찍한 일이다. 이래서야 어디 어진 인재가 그의 곁에 남아 있겠는가.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주변에 인재가 없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북한의 김정은은 칭기즈 칸의 지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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