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충격을 주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최근에 발생한 사건들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웃집에 찾아가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여 잠들게 하고 불을 질러 일가족을 살해한 양양 3모녀 살인사건, 재혼한 아내의 전남편과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피해자라며 소리를 지르는 인면수심의 안산 인질극 사건, 어린이를 사랑으로 돌아보아할 어린이집 교사가 4살 어린이를 무지막지하게 폭행하는 장면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건들입니다.
범죄가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겠지요. 인류가 탄생한 이래 끊임없이 범죄는 발생하고 같은 유형의 범죄는 반복되어 왔을 것입니다. 시대의 특성에 따라 범죄도 점점 진화하여 마침내 뉴욕 쌍둥이 빌딩을 비행기로 폭파하고 한 단체의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하여 자료를 탈취하거나 갖은 수법으로 통장의 돈을 빼가는 보이스피싱 같은 전화사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대한 항공 부사장의 갑질논란을 필두로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한 횡포가 또 사회를 어수선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악은 존재하고 범죄는 발생할 것입니다. 세상이 국제화 되면서 범죄가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연루되는 국제적 성격을 띄어가고 있습니다. 이 부도덕하고 험한 세상에 우리 작가들은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소설 <도가니>처럼 사건의 성격과 본질을 예리하게 파헤쳐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든 사회악을 낱낱이 고발해야 할까요, 아니면 혼란스러운 사회 현상을 외면한 채 나만의 꿈과 낭만 속에서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갈구해야 할까요.
나만의 문제를 짊어지기에도 벅찬 시대이긴 합니다. 부동산 파동으로 하우스푸어가 된 수많은 사람들, 베이비붐 시대 직장인의 대규모 퇴직 행렬로 점점 더 심각해지는 생활고와 노후대책, 고령화로 인한 독거노인들의 엄청난 증가와 그들이 겪는 온갖 고통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이 되었습니다. 날마다 접하는 이런 사회의 혼란상을 젊은이들이라고 피해 비켜갈 수는 없습니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을 지나 이제 연어족, 캥거루족, 빨대족이 급증하고 3포 시대를 지나 5포 시대라는 말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공공연히 전파를 타기도 합니다.
이런 뉴스를 날마다 접하는 젊은이들이 과연 얼른 결혼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나라고 해도 결혼 문제, 자녀 출산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해볼 것 같습니다. 얼마 후에 한민족 소멸론까지 대두되는 마당에 정치권은 아직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각계각층 각 분야에서 새로운 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진정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아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타인을 배려하고 정의가 바로선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작은 기초 질서부터 실천하고, 상대적 빈곤을 부채질하는 물질만능풍조도 개선하여 올바른 가치관 확립 운동이라도 전개되어야 할 것입니다. 밖에선 눈발이 날리고 있군요. 칼릴 지브란의 시 한 편 올리며 마무리합니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닙니다
칼릴 지브란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닙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인생의 아들과 딸입니다. 그들은 당신을 거쳐서 태어났지만 당신에게서부터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비록 당신이 그들과 함께 있지만, 그들이 당신에게 소속된 것도 아닙니다. 당신은 그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줄 수는 있지만, 당신의 생각까지 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요.
당신이 집을 주고 재워주는 것은 그들의 육신일 뿐, 영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영혼은 당신은 꿈에서조차 가 볼 수 없는 내일이란 집에 살고 있으니까요. 당신이 그들처럼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괜찮지만, 그들을 당신처럼 만들려고는 하지 마세요
인생은 거꾸로 가지도 않고, 어제와 함께 머뭇거리지도 않으니까요 당신의 아이는 화살이고 당신은 화살을 미래로 쏘아 보내는 활일 뿐, 화살을 쏘는 이는 따로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