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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진정 낙오자는 날개를 펼 수 없는가?

이 글은 2003년 10월 1일 제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인데 교사로서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고 얼굴울 드는 것 조차 미안하게 만든 글입니다.

부디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로 잡는데 앞장 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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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전 22살 여자입니다.

아직 이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으로써 제 이런저런푸념을 늘어놓으려합니다.

제가 어찌어찌해서 님의 사이트를 알게됬고 이렇게 방문하게됬습니다.

제나이로 따지면 제 친구들은 이제 대학3학년 2학기를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만약 01학번으로 잘 다니던 학교 때려치지 않고 잘 다녔다면 내년쯤 저도 제때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려고 발악하는 평범한 소시민이 되었을거고, 교육문제는 음..~ 한때 나도 그것때문에 고생했지.. 이제 끝났으니 뭐 ~ 교육이 그지 같든 말든 나랑 상관이 있겠어? 라고 생각했을겁니다.

하지만 전 이나이에 세상의 낙오자에 가깝게 된 사람입니다.

우선 시간을 거슬러서 제 고등학교시절부터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전 부천에 살고있고 제가 학교다닐때만 하더라도 비평준지역 고등학교였기때문에 중학교부터 고등학교입시가 시작했지요.

중학교땐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지역에서 좋은 고등학교를 들어갔습니다.

그것도 잠시 98년도에 IMF로 금융회사에 다니시던 아버지께서 실직하셨어요.

전 옆에서 당시 최고의 엘리트라고 생각했던 아버지를 보며 인생관이 완전히 바뀌었지요.

그나마 저희집은 어머니께서 교사셔서 IMF 별 고비없이 지나갈수 있었답니다.

지금 아버지직장 부하지원이였던 분들을 보면 고대나오시고 MBA마치신분이 30대 중반에 퇴직하시고 비디오가게를 하고있답니다.

저희 아버지 평생 사무실에 앉아서 남한테 돈꿔다주시는 일만 하셔서 다른일은 정말 할줄 아시는게 없구요..

저는 한가장의 추락을 옆에서 지켜보며 크시던 어깨가 작아지시는걸보며 그당시 어린나이에 크나큰 충격을 먹었지요.

공부를 해서 뭐하나. 공부해봤지 저렇게 되잖아..라구요..

그렇다고 생각만 그러했고 공부는 했습니다.

학교분위기가 있으니 안할수가 없었지요.

전 고등학교때 학교가 7시에 시작해서 11시 30분까지 자율학습을 했어요.

토요일날은 수업끝나고 6시까지 자율학습을 했으며 선생님들은 일요일날도 학교에와서 공부하기를 아이들에게 요구했죠.

전 학교가 저희집에서 멀리 떨어져서 버스편이 나뻤지요.

어머니께서 직장생활을 하시면서 저를 차로 태워주시던게 정말 엊그제 같아요.

6시에 차를 타고 집에오면 12시가되는 생활을 계속했답니다.

고2겨울방학부터 수능치던 그때까지.. 고등학교 1,2학년땐 또 어땠구요. 방학내내 보충수업이다 자율학습으로 하루라도 쉬어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학교 등교7시에 고1,2학년땐 자율학습 10시까지 의무적으로 했구요.

정말 하루정도 너무 아프고 피곤해서 선생님께 사정사정해서 가고 싶다고 말하면 선생님의 말씀은 안된다! 라는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 너가가고 싶으면 다른학생들도 가고싶어해서 수업분위기를 망친다는 것이였죠.. 전 어찌됬건 그 힘든 고3생활을 마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됬습니다.

그당시는 수능만보면 모든게 끝이다! 라는 생각에 적성이구뭐구,, 대학에 무슨과가 있는지도 잘 모를정도였죠..

수능점수를 맞춰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면서 정말 이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수를 원했지만 집에서 하는 말은 안된다! 라는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그 지겨운 고3생활을 또 하고 싶냐고! 저도 망설여지더군요..

정말 죽어다 깨나도 그 감옥같은 생활 두번다시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고3때 신경성위장병이 아직까지 낫지 않았으니 제 그때 생활을 말하지 않다도 누구보다 잘 아시겠죠?

그리고 방황이 시작됬죠..

재수하기는 정말 싫고 그렇다고 이 대학공부를 하기도 싫고.. 그러다 막상 마음을 어느정도 추스리고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땐 집안의 반대가 너무 심했습니다.

1년동안 일을했죠. 재수비용을 마련하기위해서 ..

1년후 집안의 반대, 저의 이유모를불안감.. (1년을 투자해서 된다는 확신도 없고 ,, 그 지옥같은생활 정말 싫다..) 라는 생각에 비행기표 끊어서 뉴질랜드로 갔습니다.

9개월간 살면서 전 정말 한국의 입시지옥도 한국 사회도 정말 너무너무 싫어지더군요.

그곳의 아이들을 보면서 그리고 성인들을 보면서 더더욱 그런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그나이에 맞도록 즐겁게 뛰놀며 공부하고 있었고 우리나이 고등학교 애들은 고등학교 들어가서부터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서 원하는 과목만 수강하도록 되있었습니다.

정말 공부할 아이들은 심도있는 수학,과학을 공부했고.. 직업전선에 뛰어들고 싶은 학생은 울나이 고2정도부터 직업전문학교에 가서 사회인으로써 준비된길을 걷고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스템도 우리나라처럼 앉아서 국영수 암기 과목같이 소모적인것이 아닌 실생활에 도움되는걸 하더군요.

예를 들어 전자제품 설치 고치는 방법, 옷만들기, 커튼만들기, 페인트칠하는 방법.. 등등 그리고 미술을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은 돈이 없어도 공부할 방법이 시스템적으로 되있구요.

전 학생때 특정과목을 좋아하면 그 과목만 파고 싫은 과목은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영어를 전교1등하는 학생보다 골고루 잘해서 전체 등수가 좋은 학생을 더 이뻐하고 칭찬하시더군요.

부모님도 성적표를 갖다 드리면 잘한과목은 그냥 그러려니하고 전체등수를 보면 이것밖에 못했냐는식으로 말씀하시구요

음 이야기를 돌려 제가 그곳에서 제 영어선생과 이야기한게 생각나는군요.

전 한국고등학교생활을 이야기했는데.. (제 지옥같은한국 생활이요. ) 너무나 놀라면서 어떻게 그렇게 살수 있냐고? 정말 놀라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공부를 많이하고도 그들이 생각하기에 너무나 간단한 생활에서 할 수 있는일을 못하는 한국학생들을보면서 놀라움을 금치못하더군요.

예를 들어 그곳 학생들 재봉질해서 간단한 봉제품같은거 거의다 만들줄 알며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사회인으로써 왠만한 일은 다 할정도로 철저히 교육을 시킵니다.

그래서 그 나라가 대학입학률이 낮아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것일수도 있구요.

뉴질랜드엔 조기교육온 한국엄마와 아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제가 그 아주머니께 물어봤죠.돈 많이 안드세요?

그 아주머니왈.. 한국에서 이것저것 과외시켜서 돈나가는것보다 훨씬 적게 들어.. ㅡㅡ; 충격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러더군요. 난 한 1년정도만 계획하고 왔는데 아이들이 벌써부터 여기 그냥 살면 안되냐고하는거야..

그 아이들이 어린나이부터 얼마나 과외 학원에 찌들렸으면 그렇겠어요?

아무튼 각설하고 전 고등학교때 쉬지도 못하고 그렇게 공부했건만 저한테 남은건 고졸딱지와 대학중퇴.. 그리고 앞이 안보이는 미래뿐입니다.

여러가지많이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이제 수능을 보게된다면 졸업할때 여자나이로 꽉찬 나이일테고 경력도 없는전 취직하기도 쉽지 않겠지요.

그리고 평생 고졸딱지에 사회의 편견과 냉대속에 살아야할 테구요.

그래서 교대쪽을 알아봤더니 6수부턴가 비교내신이더군요. 고등학교때 비평준지역 고등학생이었고 공부를 아주 잘했던 학생도 아니었는지라 비교내신없인 교대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거기다 요즘 실업난에 교대의 점수가 날이갈수록 뛰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 정말 절망의 나락속에 뉴질랜드가기전에 방안에서 3개월동안 집밖을 나가지도 않다가 우울증까지 걸렸습니다.

아파트 9층에 사는데 창밖을 보면 내가 왜 살아야하나.. 죽고싶다.란 바보같은 생각을 하루에 12번도 더했더랬죠..

해외에 가서 알았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저나라 사람들은 취직할때 나이제한도 없고 직장에서

짤리면 다시공부할 수 있는 평생공부제도가 잘 자리잡혀서 새로운 인생을 즐기는데.. 주5일제를 하느니 마느니 우리는 탁상공론할 때 저들은 주5일제 너무나 당연하고 5시칼퇴근에 저녁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1년에 1달이나 되는 휴가생활을 살며 인생을 즐기는데 내 나이 22살! 여기서 포기하기엔 내 인생이 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년동안 헛된공부하며 시간을 낭비하기도 싫구요.

전 11월에 호주로 갑니다.

그곳에서 제가 정말 하고싶었던 공부를 2년동안 할 계획입니다.

학비가 무척 비싼줄 알았습니다.

유학이란거 제 형편에 생각도 못했죠..

그런데 공대 다닌 1년다닌 학비에서 좀 보태면 되더군요.

그곳 2년제 전문학교가서 공부할 생각이니다.

요리를 배울것이고 정말 전자공학이란 학문보단 100배나 마음에 듭니다.

물론 이나라의 미래를 위해 공대를 많이 가야겠지만요.

저처럼 적성에 안맞는 사람이 간다면 전 바지가랭이 잡고 말리고 싶군요.

전 졸업후에 가능하면 이민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글 읽고 절 욕하시는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매국노니 어린넘이 벌써부터 저런생각하니 나라꼴이 안봐도 훤하라든지.. 그래 떠나라
이 도피 유학생아..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정말 가능하다면 해외에서 청소업이라도 좋으니 남들 눈치 안받고 하고싶은일
하며 적은돈이라도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습니다.

한국은 교육제도도 문제지만 남이 뭘하는지 자기일도아닌데 이러쿵 저러쿵하는게 많지요.

사람이 살면서 자기가 행복하면 그만인데 남들의 직업이 뭔지 저사람의 학력,재산 , 배경이 어떤지 너무나 의식하고 자유로울 수 없는 나리인듯 싶습니다.

그 중심엔 교육문제가 있고요.

이나라의 교육이 사회 모든곳에 다 연결되어있습니다.

정말 이런 교육은 무섭습니다.

사람을 사람 자체로 평가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능력보다도 배경을 기회를 먼저 주기 보다는 자격요건을 정해놓고 그 자격요건이 안되는사람은 도전조차 못하는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와서 자리잡고 싶어도.. 4년제도아닌 2년제를 졸업할 저한테 기회가 한정되어 있을것이고 다시 한국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면 나이제한이 걸릴것이고 결혼을 해서 평생 돈모아서 집한칸 마련하기도 빠듯하고 우리아이들에게도 내가 정말 하기 싫었던 공부들을 강요할 엄마가 되어있겠지요..

아이들에게.. 엄마봐라 엄마 그때 그 짧은 시간 고생하기싫어서 이렇게 평생 고생하잖니.. 가난을 되물림 할순없다. 하며 일용직이라도 뛰며 아이들 과외비마련하고 있겠지요.(본인 1년동안 마트 알바하며 하루 3만 5천원 아이들 과외비 마련한다고 일하시는 아주머니들 많이 봤습니다.)전 제 미래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제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그렇게는 못사겠습니다.

제가 해외에 있었을때 아 행복하다..

내 생에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하며 한국에 돌아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은 돌아온 다음날부터 깨져있었습니다.

신문과 메스컴은 사상최대의 청년실업난, 부동산 집값상승, 정치비리,사고 등등온통 어두운 뉴스뿐이더군요.

저희집 사방은 녹지대하나 없이 사방이 아파트로 둘러싸여있고 TV를 틀면 온통 소비지향적이고 사치스러운 모습의 생활들.. 연애인들이 CF한방에 3억이구 어쩌구..

친구들은 전공과 상관도 없는 고시 , 공무원, 토익공부하고 있고. .

정말 이나라의 미래가 암담 그 자체더군요.. 혹자는 저에게 이렇게 말할겁니다. 자네같은 사고방식의 젊은이들이 문제야! 어떻게든 한국에서 살려고 노력해야지 나갈려고 궁리나 하구.. 말입니다.

하지만 전 반문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더 나은 조건과 쾌적한 삶에서 살고싶은 권리가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건 정말 소박한 삶입니다. 이 사회가 남이 무슨 일을 하던 상관없이 일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성시 생각하며, 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 자신의 충분한 여가생활이 있고 부정부패없고 아이들이 어릴때 쓸떼 없는 공부하느라 창의력 말살시키지 않고 자유롭게 뛰노는 세상입니다.

정말 대학이 학문을 하는곳이길 바랍니다.

정말 공부가 좋아 나라를위해 인류를 위해 기여할만한 사람이 가는곳이길 바랍니다.

적성에도 맞지 않는 공부를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사람구실하고 시집좋은데 가고 번듯한 직장지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땅의 젊은이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가두질 않길 바랍니다.

제가 바라는 삶이 정말 큰 것일까요?

제가 비평준지역 고등학교를 다닐때 생각했던게 있습니다.

공부잘하는 학교일수록 성적을 더 잘받기 위해 남들을 이기기 위해 아이들이 이기적입니다.

순수한 아이들보다 자신들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많지요.

선생님들도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잘해주고요..

전 그때 학교에 앉아서 자율학습을 하며 이런생각을 했답니다.

교실은 작은 사회와도 같은데 이렇게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공부못하는 낙오자의 마음을알까?

이 사람들중에 의사나 박사, 사회 지도자 , 정치인, 경제인이 나오겠지?

그런데 이사람들이 사회의 밑바닥사람들의 마음을 알까??

공부라는 인성보다도 점수로 매겨진 성적표로 대학을가는사람들이 이끄는 사회가 어떠할까? 라구요.

정말 끔찍한 미래 아닙니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의 정치, 경제 사회 지도층 사람들은 인생에서 특히 공부부분에서 낙오자가 아니었을겁니다.

그래서 그들의 어려움을 모릅니다.

처음부터 부자인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 어느정도로 가난하고 힘든줄 모르는것과 같이 말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미래는 뻔한거 아닙니까? 기득권은 기득권을 낳고 부자는 부자를 낳고 가난은 가난을 낳는 사회.. 전 두렵습니다.

제가 낙오자가 되는것도 제 미래의 자식들이 되물림하며 이런 지옥같은 세상에 사는것도 말입니다.

진정 낙오자는 날개를 펼 수 없는것일까요?

꿈을 펼치기도전에 날개를 꺾을 순 없다. ㅜㅜ하지만 어쩔수 없어요.. 제가 이나라에 살자니 제가 죽을것 같고 이나라는 저를 사랑하지도 않는거 같으니 말이죠..

그렇지 않고서야 이 어린싹의 인생을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으셨겠어요?

전 친구들보다 조금은 늦었지만 나중에 내 선택이 옳았다는걸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 당당히 말하고 싶습니다.

너희들이 4년동안 들인 학비가 사실은 빚이었다고.. .

왜 가수 보아가 그나이에 그렇게 꿈을키우고 돈을벌수 있었을까요?

그 아이가 수능점수가 높을까요?

아니요. 그 아이는 어릴적부터 하고싶었던걸 찾았고 , 노력했습니다.

그아이가 앞으로 갖을 사회적 명예나 재산은 의사보다도 많을 것이고 그렇게 머리에 쥐나면서 공부했던 외교관보다도 높을겁니다. 모두가 연예인이 되라고 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보아처럼 어릴때 자신이 하고싶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서태지가 대학나와서 부자가 되고 명예를 얻은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땅에 낙오자들이 날개를 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작은것보다 먼 앞날을 위한 교육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sonedu 심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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