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도시가 아닌 정원이다. 이는 최근 순천을 홍보하는 키워드이다. 순천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함으로 정원도시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KTX가 빨라짐으로 이를 이용한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오늘은 한일 학생교류 사업으로 시작한 본교 홈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후쿠오카시 지역 주민 대표인 바바(72)씨와 공민관장인 하나다(71)씨가 본교 방문을 마친 후에 안내를 겸하여 순천만 정원과 갈대밭을을 둘러보았다.
어제까지 내린 비도 그치고 하늘은 맑아 좋은 날씨여서 상쾌함이 그지없었다. 빨갛게 핀 철축과 군락을 이룬 산뜻한 튜립이 자태를 예쁘게 드러내고 있다. 때마침 이를 보러 온 유치원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도시의 확산을 막기위한 벨트로 만든 인공 정원이 위대한 도시 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순천시의 지형을 본떠 만든 중앙의 디자인은 영국의 유명한 디자이너가 구상했다고 한다.
식사 후에는 순천만 갈대밭을 보았다. 순천 시내를 가로지르며 흘러 온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는 자리에서부터 바다로 이어지는 순천만 하구까지 십여리 길을 따라 드넓은 둥근 원을 그리며 뿌리를 내리고 있다. 작은 원 모양의 갈대밭들은 자라면서 점점 큰 원을 만들고, 이렇게 만든 여러 개의 둥근 갈대밭들이 더불어 숲을 이룬다. 드넓은 갈대밭 사이로 구불 구불 이어지는 물길, 물길을 따라 흐르는 작은 배에 몸을 실었다. 좀처럼 타기 어려운 체험선을 타는 기회를 가졌다. . 시간을 따라 밀고 밀리는 물 속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체험선에서 안내를 하는 가이드의 열정으로 순천만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갈대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것이다. 묵은 갈대속에 새순을 뻗어내는 생명의 신비와 새순이 자랄 때까지 지켜주는 작년에 자란 빛바랜 갈대에서 내일의 새로운 희망을 본다. 새순이 다 자랄 때까지 기다려 준다. 그리고 꽃이 자신을 놓아야 열매가 맺히듯이 물은 자신을 놓아야 강물이 된다.
저녁이 되면 그 풍경들 위로 흥건히 젖어드는 노을에 온몸을 담글 수 있는 곳이 바로, 순천만이다. 또한, 순천만은 철새들의 고향이다.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와 먹황새, 노랑부리저어새 등 희귀 조류를 비롯한 철새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철새들의 지상 낙원, 순천만. 순천만은 허약해진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곳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일본인 두분을 안내하면서 정원을 통한 한일교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후쿠오카에서도 3월에 우미노나카미치 공원을 걷는 걷기 대회, 4월에 한국의 순천만 걷기대회를 통하여 양국이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방법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공유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자연의 보고를 잘 지키는 것이 인간이 사는 길임을 바로 알게 될 때 순천만의 가치는 더욱 빛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