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익고(교장 문용필)은 지난 12일 인천 YMCA(회장 이창운) 주최로 'YP 최종 공개 토론 광장'을 개최했다.
YP는 Youth Patrol(청소년 감시단)의 약자로 술, 담배, 음란물 등 날로 늘어가는 각종 유해환경에 대해 청소년이 스스로 대처 능력을 키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작년부터 청소년 보호위원회가 교육부에 위탁해 운영하기 시작한 YP 시범학교는 올해 전국 31개의 학교에서 실질적인 시범 운영기를 거치고 있다.
인천 학익고 역시 올해 3월부터 1년간 YP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학익고는 YP 프로그램을 교과 관련 활동과 CA 관련 활동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교과 활동은 음주나 흡연, 음란 사이트 등 학급별로 주제를 정해 'YP 토론광장'을 열어 이를 막기 위한 실천계획을 모색하는 것이고 CA 활동은 한달에 한번 있는 전일제 개발활동시간을 통해 주변 유해업소를 직접 관찰하고 조사하면서 대처방안을 마련해본다. 이날 열린 공개 토론 광장 역시 학급별 YP 토론광장을 거쳐 최종 공개 토론회를 열게 된 것이다.
'인터넷 음란 사이트에 대한 청소년 대처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여린 이날 토론회에는 이 학교 학생 6명이 토론자로 참여했으며 학익고 교직원과 인근 학교 교사, 학부모와 학생 등 200여명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자로 나선 김동명세 군은 "정보화와 세계화를 선도하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요즘 청소년들의 삶과 무척 가깝다"고 전제한 뒤 "그런 면에서 인터넷의 음란물, 폭력물은 그 어떤 유해환경보다 청소년의 정신과 육체를 병들게 한다"면서 인터넷 음란사이트의 유해성을 강조했다.
김하늘 군도 "우리나라는 음란사이트의 심각성이 세계2위"라면서 "궁극적 해결책은 인터넷 사이트를 성인용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눠 가입할 수 있게 하는 등 등급제를 매기는 것, 사이트 입구에 주민등록번호 입력하거나 인터넷 연결 때부터 등급 아이디제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동명 군은 "음란 사이트도 문제지만 불법으로 보내오는 스팸메일이 더 심각하다"면서 "스팸메일 방지 프로그램 개발과 같은 당국 차원의 대책보다 청소년 스스로 유해환경을 감시, 고발하고 정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군은 또 "현재 수업시간에는 기본적인 것만 배우고 있는데 앞으로는 청소년의 에티켓과 인터넷에서의 실질적 대처방안을 선생님들로부터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음란물에 대한 지적뿐만 아니라 성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 마련도 논의됐다. 황은선 군은 "지금의 성교육은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며 "이론적인 성교육이 아닌 현실적인, 청소년이 원하는 성교육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황 군은 "최근 영국에서 성행위 개방 성교육을 하고 있는데 200개 학교 교사 중 60%가 '성교육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고 한다"면서 "우리나라도 그런 실질적인 교육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학교 김배홍 연구부장 교사는 "청소년 감시단 활동은 무엇보다 실질적인 교육의 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토론을 하기 위해 시사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유해환경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친구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신들 나름대로 그 대처방안을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교사가 답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해결방안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실생활에서의 실천도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또 "이 날 토론 역시 자신들끼리 답을 모색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해환경에 대해 청소년 스스로 대처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 예민한 청소년기를 보다 바람직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