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6 (토)

  • 맑음동두천 13.4℃
  • 맑음강릉 19.5℃
  • 맑음서울 14.3℃
  • 맑음대전 15.1℃
  • 맑음대구 19.2℃
  • 맑음울산 16.1℃
  • 구름조금광주 15.4℃
  • 맑음부산 15.4℃
  • 구름조금고창 10.9℃
  • 맑음제주 14.9℃
  • 맑음강화 11.7℃
  • 맑음보은 14.6℃
  • 맑음금산 13.7℃
  • 맑음강진군 12.2℃
  • 맑음경주시 16.4℃
  • 구름조금거제 13.9℃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돈은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들어 온다

사람은 누구나 경제생활을 영위하기에 공동체 사회를 이루어 산다. 이 세상에서 많은 문제는 경제에서 파생된 것들이 많다. 지금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 연금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얽힌 것도 곧 돈의 문제와 관련이 되어 있다. 이렇게 돈은 정말 필요한 것이지만 어려서부터 성인으로 가는 성장과정에서 돈에 대한 공부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난 고등학교 시절 한 영어 선생님이 큰 시험용지 한 장에 돈이란 글자를 가득 써 보라고 하신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그분이 지시하신 돈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돈이 갖고 있는 의미를 차츰 알게 되었다. 돈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복권에 당첨되면 뭘 할까? 로또 1등이 되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난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기로 마음먹어 놨다. 로또 1등 당첨금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부자의 그릇'을 쓴 이즈미 마사토는 "처음에 복권을 살 때 쓴 돈은 꿈을 더 현실감 있게 상상하기 위한 수업료라 생각하면 된다네. 그럼 아주 싼 거지." 라고 이야기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조커’라는 노인은 ‘복권에 쓰는 돈은 그와 같은 들뜬 상상에 대한 비용’일 뿐이라고 말한다. 바꿔 말해 즐겁게 상상했으면 거기에 만족하라는 말이다. 이 책은 은행원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승승장구하다 실패한, 그래서 이혼까지 하게 된 남자, 그리고 그의 앞에 현자로 나타난 노인의 대화를 다룬 소설이다. 이야기는 돈의 본질에 대해 노인이 얘기하고 남자가 이를 깨치는 과정을 그려 놓았다.

복권을 사고 큰 기대를 하면 안 되는 이유는 비단 확률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은 “10억 원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 실제로 10억 원을 갖게 되면 절대 자신이 상상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복권 당첨 이후 불행해진 이들에 대한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유일 듯싶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돈은 그 사람의 그릇만큼만 들어오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은행에서 찍어내는 돈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게 아닌 이상,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모두 남의 돈이다. 남의 돈은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들어온다. 신용으로 만드는 자신의 그릇을 키우지 않으면 돈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결국 ‘돈 많은 사람’이 되기 전에 ‘괜찮은 사람’이 돼야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누군가는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난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런데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것뿐이라고. 조금만 알아줘서 돈이 좀 생긴다면 난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거라고. 난 복권에 당첨돼도 정말 계획적으로 쓰고 어려운 사람도 도울 거라고…. 왜 복권 1등의 행운은 그렇게 준비된 사람을 꼭 피해 가는지는 의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