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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크리스마스에 나에게 주어진 선물을 생각한다

 우리 국민이 잘 아는 김연아는 '피겨에 재능이 있다'라는 것을 인정한다. 재능이 없다면 아무리 연습을 하여도 잘 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보면 그 재능이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결국에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뇌이다. 한 사람의 재능은 그 사람 뇌에 만들어진 독특한 신경구조의 결과라는 것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는 또한, 한번 만들어지면 바꾸기 어렵고, 없는 것을 새로이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없는 것을 새로 만들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 그런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때까지의 과정도 견디기 어렵다. 자신의 성격을 바꾼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재능은 평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데, 바로 무의식적으로 행동할 때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면 오른손잡이는 항상 오른손을, 왼손잡이는 왼손을 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분석하고, 사람을 만나고, 일을 대하는 것과 같은 대부분의 것들이 재능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특정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이는 어떤 일을 할 때 즐겁고, 재미있고, 남달리 쉽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잠재능력으로, 머리와 몸이 따라주니 남들보다 잘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이것을 활용해 남다른 결실을 맺으려면 재능을 의도적으로 키우기 위한 별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근육을 제대로 키우려면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알고 이를 위한 별도의 운동(실천)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낮선 사람과 쉽게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은 재능이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누구를 만나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겁먹지 않고 다가간다. 사람이 무섭지 않으니 자신의 생각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하지만 이것을 활용해 자신을 지지해주고, 도와줄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려면 재능 이외 뭔가가 필요하다. 사람 만나는 게 쉽다는 의식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고, 상대가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자기 생각만을 몰아 부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재능을 잘 활용하려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그 사람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인지, 그에게 어떤 식으로 대화를 시작할 것이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지, 헤어질 때는 어떻게 할 것이며, 그 후 그들을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은가 등 사람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식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경험도 함께 필요하다. 지식은 다양한 상황을 하나의 규칙으로 정리한 것이기에 개개인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지식을 적용하면 효과가 그만큼 반감된다. 문제는 상황에 따른 대응방식은 흔한 말로 ‘짠밥’이라는 점이다. 여러 가지 상황을 접해본 사람일수록 상황마다 나타나는 미묘한 차이를 깨닫고 그것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재능, 강점과 관련된 강의를 할 때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떤 사람은 의아하다는 듯이 손을 들고 질문한다.

“죄송하지만 그런 지식과 경험을 따로 배워야 한다면 재능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사람 만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나 다 그런 지식과 경험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는 맞는 말이고, 아주 좋은 질문이다. 그러나 질문자가 한 가지 놓친 게 있다. 누구나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그것을 키우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재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재능을 가진 사람의 배우는 속도와 이해력 문제다. 이들의 뇌 구조는 사람 만나는 것과 관련한 뇌세포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남들이 한 시간 공부해야 할 것을 단 십 분이면 익힐 수 있고, 동일한 지식과 경험 속에서도 매우 다채로운 상황들을 지식과 연결시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재능은 무언가를 남달리 할 수 있는 잠재능력이다. 그것을 개발하지 않으면 평소 우리가 좋아하는 단순한 취미활동이 될 뿐이다. 하지만 재능에 지식을 쌓고, 현실에서 경험으로 무장하면 그 순간 재능은 나만의 강점으로 변한다. “사람 만나는 일, 그 일은 김과장이 있잖아.”라는 말을 듣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재능이다. 재능이 없는 아이들을 모두 재능을 가진 존재로 만들려면 수많은 반복이 필요하다. 이것을 견디어 내는 사람만이 최종 경기장에서 성공의 열매를 갖게 되는 것이다. 2016년의 크리스마스에 나에게 주어진 재능이 무엇인가를 선물로 발견하는 날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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