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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일본 열도를 JR패스로 종주하고 나서

1월은 매우 추운 달이다. 창밖은 쌀쌀하게 느껴진다. 춥기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이같은 계절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여 30여년 전 느꼈던 추억을 더듬어 홋카이도를 찾았다. 홋카이도 여행은 눈축제가 끝난 2월 11일부터 19일까지 지인들과 함께 일본을 종주하는 여행이었다. 나뿐 아니라 지인들도 일본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일본의 신칸선은 1964년 개통하여 그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빠르다. JR패스 1주일권을 사용하였기에 최상급의 노조미는 탈 수 없었지만 조금 낮은 단계인 히카리의 경우도 여행에 그다지 불편은 없었다. 거의 대부분 그린석을 이용하여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홋카이도는 올 3월 26일 신칸선(고속철도)이 본섬에서 이어진다. 이 개통을 앞두고 관광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일본의 발전 모습만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모습이 더 눈에 아른거렸다.

작년은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이를 맞이하여 각종 행사들이 많이 이뤄졌다. 50주년을 맞이하면서 1965년 맺은 한일협정은 굴욕적 협정이라는 비판이 따랐었다. 일본은 3년간 점령했던 필리핀에 ‘전쟁 피해 배상금’ 등으로 8억 달러를 지불했다. 반면 35년간이나 식민 지배를 한 한국에는 ‘경제 원조’ 형식으로 3억 달러의 차관을 포함해 6억 달러를 줬다. 그러나 필리핀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직접 참여해 한국과는 국제적 지위가 달랐다. 한국은 그 돈을 종잣돈의 일부로 삼아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 포스코일 것이다. “포항제철(현 포스코)은 조상의 피로 건설된 것이다.” 한국의 철강왕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국내 자본도 없고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도 어려웠던 1960년대 포철은 대일 청구권 자금의 일부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산업의 쌀'인 철강을 생산함으로써 한국은 비로소 200년 늦게 산업혁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국이 영국, 미국, 일본의 뒤를 이어 제조업 강국이 된 데는 철강산업이 든든한 바탕이 됐다는 평가이다.

필리핀 미얀마 등도 배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 배상금을 흐지부지 써버리고 경제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다. 한편, 일본도 한국의 경제성장을 통해 많은 이익을 봤다. 한국이 수출주도 성장을 하는 동안 일본은 부품과 기계를 우리 나라에 팔아 막대한 무역흑자를 냈다. 50년 동안 한국이 일본에 본 무역적자만 5164억 달러(약 576조 원)에 달한다니 그 숫자가 대단하다. 한국은 경제 규모가 50년 전 30억 달러(국내총생산)에서 1조3000억 달러(2013년)로 400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경제력은 물론 국방력 외교력에서 우리 나라는 아직도 일본을 따라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후 일본은 이웃나라에 대해 과거사 왜곡과 퇴행적 행동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익을 위해 협력할 것은 해야한다. 그러나 식민지의 아픈 과거를 잊을 수는 없다. 요리조리 사죄 안 하고 넘어가려는 일본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에 앞장서는 일이다. 이 일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대물림 되어야 할 것이다. 품격있는 대한민국은 아픈 과거 때문에 가슴만 칠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을 쉼없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제 새롭게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뒤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을 보고 한국을 되돌아보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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