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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새학기를 맞아 배움의 길을 찾아서

"배우고 때에 맞춰 몸에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이렇게 공자는 논어의 첫 문장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학문이든 기술이든 운동이든 어느 것이라 할지라도 새것을 배우려면 힘이 들지 않는가? 어떤 유명한 노 교수가 건강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수영이 좋다."고 하니 수영을 배우겠다고 수영장엘 가는 것이다. 그러나 물에 들어가 보니 땅과 달리 몸이 부자연스러워 진다. 헤엄을 치려고 하니 몸이 가라앉고 물을 먹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머리가 아파온다. 이처럼 수영도 운동도,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안 읽던 책을 읽으려니 머리가 침침해 오래 볼 수 없다. 그렇다면 공자는 거짓말을 한 것일까?

배움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머리가 띵해지는 고통을 통해 수영을 배워서 수영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책을 반복해 읽어서 내용을 깨칠 수 있다. 공자는 바로 배움의 고통을 치르고 난 뒤 얻은 경지를 두고 기뻐한 것이다. 배움이 있기 전의 상태는 모르는 것이다. 모르는 것은 마치 암흑과 같다. 배움이란 원래 나에게 없던 것을 있게 하고, 나에게 조금 있던 것을 많아지게 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배움을 지속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배워서 내 것으로 가지는 즐거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런 경험 이후에 배움에 대한 욕심이 자꾸 생겼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한 번 맛 본 배움의 즐거움은 새로운 것을 향하여 마음을 열게 한다. 그래서 공공기관이 개최하는 인문학 강좌에는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이 보인다. 이분들은 분명히 인문학을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즐거움을 느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생업과 관련된 배움과는 달리 인생을 설계하고, 역사를 해석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려면 넓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아야 된다. 요즘 대학평가 기준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 추진에 매몰되어 있지만 인생은 궁극적으로 취업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왜 사는가?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없이 자신도 잘 모른채 취업만을 강조하는 교육은 뿌리 잘린 나무와 같은 것일 수 있다. 이처럼 인문학은 취업률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고유의 가치가 있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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