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월)

  • 맑음동두천 14.8℃
  • 맑음강릉 11.5℃
  • 맑음서울 17.7℃
  • 맑음대전 16.8℃
  • 흐림대구 13.6℃
  • 흐림울산 12.3℃
  • 흐림광주 18.8℃
  • 흐림부산 13.2℃
  • 흐림고창 14.1℃
  • 맑음제주 19.1℃
  • 맑음강화 11.7℃
  • 맑음보은 13.9℃
  • 흐림금산 16.5℃
  • 흐림강진군 14.3℃
  • 흐림경주시 12.7℃
  • 흐림거제 13.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패자 없는 사회를 위하여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누구나 고통스러운 입시전쟁, 스펙경쟁, 취업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룬 이는 극소수이고, 대다수는 이른바 '패자'로 전락하고 있는 중이다. 도대체 왜 대한민국에는 이토록 패자들이 넘쳐나는 것인가? 문제는 모든 청소년들의 부모가 '좋은 일자리'만을 찾기 때문이다. 문제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이다.

좋은 일자리에 대한 규정은 연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그 예로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는 명목임금을 기준으로 전체평균임금 수준을 상회하는 산업 부문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로 규정하고 있으며, 경영자총연합회는 정규직이면서, 임금이 평균치보다 약 20%정도 더 높은 일자리를 말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는 30대 대기업 집단과 공기업, 금융업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이런 좋은 일자리가 한 해 만들어 내는 신규 고용 인력은 고작 2만명 수준이다. 이에 비하여 매년 고등학교 졸업자는 60만 명이고, 대졸자는 50만명으로 본다면 60만명 가운데 2만 명만이 좋은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니 이들만 승자가 되고 나머지는 패자가 된 것이다. 학급 구성원으로 계산한다면 60명 학급에서 2명, 30명 학급에 1명이 좋은 일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기준의 좋은 일자리 개념을 갖고 경제생활을 하는 한 좋은 일자리에 가는 한 명을 뻬고는 다 실패자를 만드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부모는 자녀를 실패자로 만들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공부를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니 초등학교, 중학교에도 노는 아이가 없다. 학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거나 자기주도 학습 능력으로 무장을 하고, 상상도 못할 학습량을 감당하려니 스트레스가 쌓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런 기준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이 기준에 대하여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기준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삶은 고귀한 것이다. 공부를 잘 하든 못하든 그가 은행에 취직을 하든 농사를 짓든 직업이란 하는로부터 명령받아 이땅에서 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돈과 안정성으로 좋은 일자리를 규정하여 놓고 살아가는 한 우리는 모두 불행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장래는 좋은 일자리만 놓고 이에 매달린다면 모든 아이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것이 되므로 돈과 안정성을 넘는 더 귀한 기준으로 아이들이 자기 자신의 진로를 찾게 도와주어야 하며, 이런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귀한 일이 될 것이다.

이제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금 지금 유망한 일자리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인가이다. 60년대만 해도 잘 나가는 직업이 타이피스트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 일을 하면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다. 문제는 변하는 세상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1년 후도 못 내다보는 우리가 20년 후를 바라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많은 정보가 필요하며 선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기업 수명이 10년 수준으로 짧아진 지금 수많은 직업변동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살아 남은 길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 남는자들이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잘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