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역사교육의 현장, 독도를 가다
<한겨레신문 제공 : 울릉도와 독도의 기원>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에서 주관한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지난 7월 26일부터 7월 29일까지 3박4일 동안 ‘독도, 그 역사의 숨결을 찾아서’ 라는 주제로 2기 대상자 70명이 독도교육 강화를 위해 울릉도, 포항, 경주 일원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역사 교과서까지 왜곡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용납할 수 없는 억지 주장을 또 실었다. 우리 정부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올해로 12년째 연속으로 방위백서에 이를 담는 일본의 뻔뻔하고 기막힌 '독도 도발'은 도를 더하고 있다.
일본이 매년 발표하는 외교청서에 독도를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난 3월 발표된 일본 고교 1학년생 교과서 검정결과 내년부터 사용될 고교 저학년 사회과 교과서 10권 중 8권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이 실린 것으로 파악됐다. 2013학년도 교과서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더 높아진 수치다. 급기야 일본 초등학교 모의고사 문제에 '독도 불법점령 국가를 택하라'는 4지 선다형 문제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선 학교 현장에서 독도 교육을 강화하려면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강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전라남도교육청의 방침은 독도교육의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한다.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명제는 독도교육에도 예외가 아니다. 교사가 아는 만큼, 경험한 만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체험만큼 강력한 배움은 없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교사가 반드시 가 봐야 할 곳 1순위가 ‘독도’라는 확신을 가지게 한 탐방 연수였다.
그동안 독도에 대한 깊이 있는 역사인식보다 일반 상식 수준의 지식과 반일 감정에 얽매인 감정적 대응으로 피상적인 독도교육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전남독도교육실천연구회>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 제공한 “독도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교재와 독도 배너 모음전은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현장수업에 접목하기 쉬운 수업설계와 사례 중심 교재라는 점에서 이번 탐방에서 얻은 매우 귀중한 열매였다.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을 위해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제작한 자료집>
출발 전 첫날 소풍 가는 아이처럼 설레다
7월 26일 화요일, 이 날을 위하여 며칠 전부터 준비했다. 학교의 여름방학 보다 하루 빠른 일정이라서 학교와 우리 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여름방학 마무리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마쳤다. 주말에도 학교에 나가 모든 일을 마쳤다. 아이들에게 줄 방학 선물 용 책도 준비하고 편지도 써 두고, 생활통지표와 여름방학 계획도 아이들과 함께 미리 세웠다. 전날 간단한 과자 파티도 하고 전반적인 1학기 생활을 돌아보며 즐거웠던 일, 재미있었던 일도 나누었다. 아이들은 출장을 가서 미안하다는 나를 흔쾌히 받아주었다. 101일 동안 어른스러워진 우리 1학년 아이들이 한층 커 보여서 여름방학식을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덜 수 있었다.
새벽 3시에 잠이 깨어 가방을 챙기고 짐을 정리하면서 설렜다. 지구별에 여행자로 사는 존재이기에 여행에 대한 DNA가 작동함을 느꼈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1억 5000만km를 반지름으로 한 엄청난 원을 1년에 한 바퀴씩 돈다. 이 원둘레는 초등학교 때 배운 공식(반지름×2×3.14)에 넣으면 약 9억 5000만km. 1년을 초 단위로 바꾸면 약 3200만 초로 나누면 무려 초속 30km(시속 10만8천Km).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1초에 30km라는 무서운 속도로 태양 둘레의 우주공간을 내달리고 있으면서 시속 1천6백70Km로 자전도 하고 있다. 알고 보면 우리는 완벽한 우주선인 지구에서 날마다 엄청난 속도로 우주 속을 날고 있는 여행자인 셈이다.
처음 가보는 울릉도와 독도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과 풍경들을 상상하며 소풍 가는 아이처럼 즐거웠다.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고 여행에 대해 정의한 마르셀 프루스트의 명언을 생각하며 이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후에 달라질 나의 시각이 기대가 되어 참 좋았다. 그 시각은 바로 학교 현장에 재투입되어 독도 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수업으로 나타나야 한다. 역사교육의 이정표를 다시 세우는 공부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나타내는 산출물이 국가가 투입한 예산의 3배 이상 드러나야 제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연수는 국가가 독도교육을 위해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한 기획이기 때문이다.
목적지인 독도를 가기 위해 2기 회원 일행은 광주와 무안에서 출발하여 순천 지리산 휴게소에서 합류하였다. 우리 일행은 차 속에서 짧은 소개를 하기도 하고 독도 연수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를 들으며 함께 즐거워했다. 그리고 이번 연수를 위하여 세심하게 교재를 직접 만든 양홍석 선생님으로부터 독도 탐방연수를 위한 사전 안내를 들었다. <전남독도교육실천연구회>가 주관하여 전라남도교육청의 독도교육 강화를 위한 사업에 매진하는 모습이 한 권의 교재 속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교재만으로도 독도교육을 하기에 무리가 없는 훌륭한 매뉴얼이 가득했다. 본래 계획은 숙소에서 ‘독도교육에 대한 이해와 실제’를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세미나를 할 예정이었으나 숙소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차내 연수로 대체했다.
경북 고령에서 점심을 먹고 2시간 30분을 달려 호미곶에 도착했다. 1999년 12월에 세워진 상생의 손은 새천년을 축하하며 희망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1999년 6월 제작에 착수한지 6개월만인 그해12월에 완공됐다. 상생의 손은 국가행사인 호미곶 해맞이 축전을 기리는 상징물로서, 육지에선 왼손, 바다에선 오른손인 상생의 손은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를 도우며 살자는 뜻에서 만든 조형물인 상생의 손은 두 손이 상생(상극의 반대)을 의미하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포항 죽도 시장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었다. 더운 날씨 속에 오랜 시간 버스로 이동한 탓에 일찍 잠에 들었다.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 첫날 호미곶에서>
7월 27일, 수요일 둘째 날 울릉도 일주
포항 숙소에서 눈을 뜬 둘째 날 아침에는 평소의 습관처럼 아침 산책을 나갔다. 내 짝인 김유경 선생님과 가까이에 있는 중학교 교정을 걸으며 인생 이야기를 하며 몇 바퀴를 돌았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처럼 마음을 터놓고 인생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나누었다. 하룻밤을 옆 자리에서 같이 자고 밥을 같이 먹는 식구가 되니 긴 세월의 벽을 단숨에 넘어 친구처럼 가까워질 수 있음에 놀랐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은 멀리 있어도 처음 보았어도 그렇게 단숨에 가족사까지 털어놓을 수 있으니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한다.
조식을 마치고 포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3시간 30분이나 걸리는 울릉도로 향했다. 5시간에 걸친 울릉도 일주 육로 관광 A코스를 돌며 터덜거리는 시골 도로 위를 달리는 작은 버스 속에서 초등학생처럼 설렜다. 관광버스 기사님의 구연동화 같은 멘트를 즐기며 지루하지 않은 일주를 즐겼다. 울릉도 시민홍보대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만큼 박학다식한 기사님을 보며 학교에 가면 아이들에게 저렇게 재미있고 유익하게 울릉도 이야기를 해주는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코끼리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송곳봉을 바라보며 부처님 앞에서는 개인적인 소망과 국태민안을 빌며 숙연해지기도 했다.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 둘째 날 울릉도 코끼리 바위를 배경으로>
3일째, 독도에서 만난 위대한 스승
이번 탐방의 백미인 독도는 7월 28일 목요일인 사흘째에 이루어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고 목욕재계를 하며, 물 한 잔도 마시지 않고 마음까지 비웠다. 도를 닦듯 청정한 마음으로 임하면 행여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영광을 누릴까 해서! 울릉도에서 독도로 이동하는 데에만 1시간 40분이 걸렸다. 배 멀미로 고생한다며 출발하기 30분 전부터 배 멀미 약을 챙겨 먹는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나는 약은 받았으나 먹지는 않았다.
평소에 한 번도 멀미를 하지 않은 자만심의 대가는 혹독했다. 독도 부근에 도착할 때까지는 배 멀미를 하지 않았다. 바람의 방향이 맞지 않아서 독도에 배를 댈 수 없다는 선장의 방송은 출발 전부터 예고되었으나, 멀리서나마 독도를 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아침 식사도 거르고 점심 식사는 배 멀미로 먹을 수 없을 만큼 지쳐있었다.
도착할 때까지는 뱃멀미를 참을 만해서 선실에서 보여주는 독도 프로그램에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 오랜 풍상 속에서도 저렇듯 자리를 지키고 선 모습이 흡사 거인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가슴이 저렸다. 결코 추상적으로, 단편적으로 알던 외로운 섬이 아니었다. 온 몸으로 세찬 파도와 바람으로 수십 억 년을 살아낸 독도는 일상의 하찮은 아픔에 힘겨워하는 나를 세차게 나무라고 있었다!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라는 말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 셋째 날 독도를 떠나오며 선상에서 찍은 사진>
독도 관련 축제에 인문학적 옷을 입혔으면
입도하지 못한 채 몇 분 동안 머무른 선상에서 만난 위대한 스승, 독도는 텔레비전 화면으로만 보던 독도가 분명했지만 살아 숨 쉬는 모습은 강렬했다. 선장님에게 독도의 나이를 물었더니 모른다고 했다.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3시간 30분,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1시간 40분 동안 선실에서 독도 관련 영화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한 편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 에너지를 지니는가? 이사부 장군이나 안용복의 일대기를 드라마나 시나리오로 공모를 하여 드라마를 제작하거나 영화를 만들어 독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인슈타인은 한 트럭의 지식보다 한 숟갈의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박 겉핥기식의 축제보다 사람들의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는 인문학적 접근이 독도교육이나 체험프로그램에 필요하다는 절실한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울릉도나 독도를 다녀간 사람들이 이사부나 안용복을 얼마나 알고 돌아갈까?
대장금의 장금이는 실존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러 나라에서 매우 즐겨 보는 드라마로 성공하며 한류 열품을 불러 일으켰다. 실존 인물이 아님에도 스토리텔링의 멋진 옷을 입고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독도를 거론할 때 등장하는 이사부나 안용복의 실제 이야기에 스토리텔링의 날개를 달아 드라마나 영화를 마들어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면 광고 그 이상의 홍보가 되리라 생각하니 마치 내가 글을 쓴 소설가나 시나리오 작가가 된 듯 흥분되어 여러 선생님에게 내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독도를 보고 得道를 경험하다
노자는 “아는 사람은 말이 없고 말이 많은 사람은 무지한 사람이라고 했던가? 독도는 바로 道人이었다.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자연의 스승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압도되었다. 배 멀미의 고통조차 사치스런 수식어였다. 정규방송을 시작할 때,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해돋이를 중개할 때 보던 독도가 아니었다. 거인의 모습으로 위대한 자연의 스승의 얼굴로 나타난 독도를 보는 순간 궁금해졌다. 관심은 관찰이 되고 앎의 대상이 된다. 독도의 나이를 알아 본 순간 그 동안의 무지가 부끄러워졌다. 독도의 나이도 모르면서 선생으로 살아왔다니!
독도는 해저 약 2,000m에서 솟아 오른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화산섬으로, 신생대 3기 플라이오세 전기 약 460만 년 전부터 생성되기 시작했다. 독도는 270만 년 전에 해수면 위로 올라왔고, 바닷물과 빗물에 용암이 식으면서 섬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하나의 섬이었던 독도는 250만 년 전 파랑에 의한 파식에 의해 두개로 나누어 졌고, 바람과 파도에 계속 씻기고 부서져 210만 년 전 무렵에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독도는 우리나라 화산섬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울릉도와 비교하면 약 250만년, 제주도와 비교하면 약 340만년 앞선다.
독도를 알고 가르쳐야 일본을 이긴다
공자는 ‘앎’과 관련하여 사람을 네 수준으로 분류하였다.
① 태어나면서 아는 자가 최상이요, (生而知之 생이지지)
② 배워서 아는 자가 그 다음이요, (學而知之 학이지지)
③ 곤란을 겪으면서 배우는 자가 그 다음이다. (困而知之 곤이지지)
④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는 자를 최하위로 여긴다. (困而不學 곤이불학) 이 단계에 이르면 하늘이 그들을 버린다. 배움을 외면한 대가를 치른다. 사람이 곧 하늘이니! -『공자처럼 학습하라』 중에서
즐겁게 배우도록 이끄는 일,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게 하는 일, 단 한 사람이라도 困而不學의 제자를 만들지 않는 일이 선생의 사명임을 깊이 깨닫는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교과서를 왜곡하는 어려운 일을 겪고서야 독도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 나라의 모습이 안타깝다. 그럼에도 곤이불학의 지경을 겪으면서도 독도교육을 포기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독도역사문화탐방은 계속되어야 함을 생각한다. 교사를 넘어 학생들도 위정자도 여행 코스에서 제1순위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태어나 그렇게 힘든 배 멀미를 겪었지만 독도를 바라보는 순간의 비장함과 감동은 배 멀미를 상쇄시키고도 남으니! 한 순간도 편안하게 쉬지 못한 채 억겁의 세월을 거센 바람과 파도 속에서도 의연한 모습은 인생의 멘토가 되고도 남던 벅찬 순간은 힘들 순간이 닥칠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위로가 되어 주리라! 삶에 지친 이들에게,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에게 독도를 보고 오라고 꼭 말해 주고 싶다. 최고의 스승은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준다. 나는 풍경을 보고 온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품고 왔으니 프루스트의 말은 백번 옳았다. 가까운 시일 안에 독도를 비행기로 갈 수 있게 된다니 참 다행이다.
2천년 가까이 나라를 잃고도 재기한 이스라엘 민족의 건국 이야기를 들으면 역사 교육의 위대함에 놀란다. 그들은 이민족의 지배 아래 뿔뿔이 흩어졌을 때에도 뿌리 교육, 역사 교육만은 생명처럼 지켜낸 결과 오늘의 이스라엘이 되다. 그런데 우리는 고작 35년 동안 나라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민사관에 물들었고 친일 역사를 청산하지 못했으며 내 나라 영토를 유린하는 그들을 응징하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
마음에 비해 따라가지 못한 체력으로 뱃멀미를 한 탓에 체력은 바닥이었지만 정신은 오히려 상기된 채 사흘 째 밤을 보냈다. 몸도 쉬어야 하고 어쩐지 경건해야 될 것만 같았다. 독도에서 울릉도로 돌아오는 동안 시달린 여독으로 마지막 날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여러 선생님이 챙겨 주며 위로한 덕분에 다시 생기를 찾았다. 우리는 다시 포항을 거쳐 경주보문단지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다.
김철민, 양홍석 선생님의 열정에서 전남교육의 희망을 보다
7월 29일 금요일, 이제 3박 4일의 마지막 아침이 왔다. 일찍 일어나 한국콘도 주변을 산책했다. 짧은 3일 동안 겪은 희로애락을 생각하니 인생의 트랙은 늘 반복되고 비슷한 모습이라는 사실에 고무되었다. 조식을 마치고 독도탐방 연수를 마무리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더운 날씨와 숙소 사정으로 미루어 둔 세미나를 합동으로 가질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숙소 현관에 독도 교육에 필요한 배너를 설치한 김철민 선생님 노력의 결정체가 전시되어 있었다. 체계적이고 산뜻하게 준비한 여러 개의 배너를 보며 사진을 찍고 탐독하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그 자료 그대로 파일로 받아서 일선 학교에서 제작하여 연중 전시물로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철민 선생님이 제작해서 전시한 독도 배너 모음전>- 학교 현장에서 매우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전시 자료임. 일회성 전시가 아닌 지속적으로 전시 가능한 독도교육에 매우 좋은 자료임-문의 하면 파일로 받을 수 있다고 함.
김철민 선생님(나주상업고등학교)은 독도탐방연수 2기 회원들을 대상으로 독도 중등 수업 자료를 소개하였다. 독도의 역사를 시대 별로 개괄적으로 보여주며 수업의 흐름을 안내하여 독도 수업의 실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국민참여재판 형식으로 모의재판을 진행하는 본시 학습과 수업안을 소개하였다. 거기다 모의재판 대본까지 수록하여 누구라도 독도 수업에 활용할 수 있게 배려하였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독도 수업안을 설계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수업을 실시하며 독도교육에 매진해 온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무더위 속에 장거리에도 불구하고 각종 기자재와 배너 자료를 준비하여 독도탐방연수의 목표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노고가 가상하고 감사했다.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 마지막 날 김철민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이어서 ‘독도야! 놀자! 독도골든벨’을 주제로 양홍석 선생님(도초고등학교)의 강의가 이어졌다. 독도 교육에 대한 고민, 학생 스스로 만드는 즐거운 독도골든벨, 독도골든벨 피드백, 독도골든벨 운영 효과와 반성, 2015학년도 역사탐구반 <독도골든벨>개최 계획까지 수록하여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기획부터 실천 방법과 내용을 상세히 안내하여 현장에서 바로 투입할 수 있을 만큼 실제적인 자료와 파일을 제공해 주었고 역사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의 열정에 감동하였다. 양홍석 선생님은 연수 기간 내내 진행요원으로서 회원들의 편의를 위해 헌신적인 노력도 아끼지 않아서 무척 감사한 마음을 갖게 했다.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만남
이번 연수에서는 아름다운 일화도 많았지만 특히 생각나는 모습이 있어 소개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가르친 스승과 제자가 이번 연수에 함께 참여하여 보여준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 선생님들을 즐겁게 했다. 그 주인공은 담양 무정초 황송애 선생님의 제자인 나주 다시초 박도현 선생님이다. 이 분들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엄마와 아들처럼 붙어 다니며 끈끈한 사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은사님이 멀미할 까 봐 돗자리를 사드리고 틈만 나면 모시고 다니는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숙소에서 저녁 나들이도 같이 나가고 뭐든 함께 나눠 먹고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교단에 선 모든 선생님의 희망사항이 아닐까.1982년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선생님과 제자가 34년 후 같은 교직에서 같은 날 같은 버스로 함께 탐방연수를 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 분들은 그야말로 전생에 나라를 구한 분들 같았다. 교직의 아름다움이,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은사인 담양 무정초 황송애 선생님과 제자인 나주 다시초 박도현 선생님이 필자의 요청에 의해 다정한 모습을 공개했다.>
가슴 뜨거운 선생님으로 독도를 가르치리라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 연수단장 도교육청 박석주장학관의 인상적인 마무리 멘트 시간>
아쉬움을 안고 헤어지는 시간, 연수의 끝자락에 선 선생님들에게 박석주 단장의 마무리 멘트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치 한 시간 수업을 끝내고 학생들에게 알게 된 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게 하는 선생님의 정리 활동 같았다. 끝마무리는 시작보다 더 중요하다. 방향성을 확인하고 심화 학습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2016 독도역사문화탐방연수 2기 단장 도교육청 박석주 장학관은,
“3박 4일 동안 2016 독도 탐방연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합니다. 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수고하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번 탐방연수가 독도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일깨우고 독도수업 역량강화의 계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독도에 대한 역사적 인식이 강화되어 선생님들의 교육적 상상력과 애국심으로 전남교육의 기둥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번 독도탐방연수에 참가한 선생님들은 앞으로 독도교육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배움 중심 테마(수학)여행으로 행복한 추억을 아로새긴 여행의 즐거움을 안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우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직접 체험만큼 위대한 교육은 없다. 교육의 성공 여부는 실천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다 많은 선생님들에 독도탐방 연수의 기회가 주어져서 생동감 넘치는 독도 수업을 행동으로, 재미있는 독도골든벨로, 독도동아리 활동으로 심화되길 바란다.
단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교육을 추구하며 독도교육을 위한 선생님의 역량 강화에 힘쓰는 전라남도교육청의 뷰티플 마인드에 감사드린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가면 제일 먼저 독도탐방 연수 소감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들려주리라. 전라남도교육청이 추구하는 ‘꿈을 키우는 교실, 행복한 전남교육’ 실현을 위해 뜨거운 가슴으로 우리 땅 독도를 가르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