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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성공과 학교교육의 몫

권오열(월드컵문화시민중앙협의회 운영2과장)



질서란 무엇인가? 공동생활에서 구성원들이 함께 지켜서 서로의 편리와 안전, 이익을 도모하고자 만든 약속이며 행위규칙이다. 더군다나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서 질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해외에 나갔을 때 선진국과 후진국의 첫 인상이 질서의식에서 확연히 구별되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질서행위는 국가의 이미지이자 경쟁력이 된다. 한 예로 선진국 시장에 수출하는 국산 자동차의 경우, 코리아의 이미지 때문에 실제 성능과 서비스에 비해 30% 가량 가격이 평가 절하되고 있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줄서기와 좌측통행은 질서의 출발점이며, 질서를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교통질서 위반에서부터 쓰레기 투기와 집단이기주의, 법과 공권력을 우습게 알고 사회정의까지 무너뜨리는 행동들이 모두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는 데서부터 비롯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선진국들의 대부분이 초등교육의 주요 목표를 지식 전수보다 줄서기를 비롯한 기초질서 지키기와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의 생활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질서는 지키면 편하다. 그러나 지키면 손해다’라는 말은 질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적 의식구조를 잘 대변하고 있다. 앞지르기에 새치기, 신호위반 등 교통질서 위반은 물론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에서 승객이 내리기도 전에 서로 먼저 타려고 밀려드는 모습, 아무 생각 없이 거리에 침이나 가래를 뱉는 습관, 식당이나 목욕탕에서 날뛰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일들을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한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좋으면 그만이고 내가 잘 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조가 아직까지 만연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도 작은 변화와 희망이 싹트고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한 줄로 서는 풍경이라든가, 에스컬레이터의 오른쪽에 탑승함으로써 바쁜 사람이 왼쪽을 이용하여 걸어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 지하철 역사의 계단이나 환승통로에서 좌측통행하는 모습 같은 것이 좋은 사례다.
눈앞에 다가온 2002월드컵은 88올림픽에 이은 또 하나의 기회로서 범국민적인 참여 속에 훌륭히 치러야 하는 우리 모두의 손님맞이 잔치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된다는 점에서 국민의식과 문화와 사회상이 대비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지구의 동서남북에서 수백만의 인파가 몰려와 한국과 일본을 번갈아 오가면서 축구도 보고, 사람도 만나고, 문화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연인원 600억 여명이 TV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이모저모를 보고 평가하게된다.
외국 손님들에게 친절하고 질서 있고 깨끗한 나라의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한국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에 국민 모두가 노력을 하여야 하겠지만 특히 학교에서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친절·질서·청결의 인간사회 3대 덕목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학교차원에서 월별로 실천캠페인을 전개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안이 될 것 같아 차제에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한다.
우선은 우리 협의회에서 전국의 학교에 제공한 ‘작은 실천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교육 비디오를 계기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영하여 주었으면 한다. 한·일 간에 시민의식을 비교하고 해법을 제시해 놓은 영상교재로서 반응이 좋아 현재 전국적으로 약 2만 개가 보급된 상태이다. 다음으로는 화장실 한 줄 서기, 복도에서 좌측통행하기, 뒷사람 위해 문을 잡아주기, 핸드폰 사용예절, 미소로서 먼저 인사하기 등 학교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월별로 캠페인을 전개하여 주었으면 한다. 어려울 것 같지만 ‘시작이 반’ 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사회를 보다 성숙되고 품위 있게 만드는 중요한 인자(팩터)가 될 것으로 본다.
학교가 가정과 사회를, 가정과 사회가 학교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선(善) 순환이 계속 이루어지면 머지 않아 일등국가의 꿈도 이루어 질 것이고, 길거리에서, 경기장에서, 공원에서, 차와 비행기 안에서 친절, 질서, 청결이 몸에 밴 멋지고 품위 있는 새로운 한국인상이 확립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학교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실력과 매너가 훌륭한 미래 인재양성에 있다면 필자의 바람을 간과하지 말고 각급 학교차원에서는 한번 깊이 생각하고 실천해 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성공 월드컵에 기여하고 나아가 월드컵의 귀중한 유산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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