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인가 우리 교육계에서도 남자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한 달에 한 번씩 자신들의 건강을 위해 여자 선생님들이 보건휴가를 보내고 있다.
중등은 물론 초등 여교사도 하루 종일 너무 많은 수업량과 잡무로 인해 유산을 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교사가 건강한 교실을 만들고,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들을 만들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교사가 90% 이상의 교실분위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질 높은 교육을 위해서 보건휴가 제도는 꼭 필요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9조에 의하면 ‘여자 공무원은 매 생리기와 임신한 경우 정기검진 등을 위하여 매월 1일의 보건휴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에서 여성 보건휴가의 취지상 폐경기가 도래한 여성은 보건휴가를 얻을 수 없다. 이 경우 의사의 진단서로 증명할 수 있다. 보건휴가는 1일로 사용하는 것이므로 분리하여 2일 사용은 할 수 없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방학 기간을 제외하고 우리 여 교사들은 1년에 9회의 보건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에서는 교육 특성상의 문제로 인하여 보건휴가를 전면적으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첫째, 보건 휴가로 공석이 되는 반을 가르칠 강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각 지역 교육청 별로 많은 차이는 있겠으나 현재 인천에서는 보건휴가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대체 강사 인력풀제(강사은행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분이 시간강사이고 담당하는 학년이 일정치 않아 대체 강사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교육청에서 강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학교에서 직접 강사를 구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역시 어렵기는 매 한가지이다. 설령 관리자가 여러 경로의 수소문을 통해 강사를 구하여도 얼마 가지 못하고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보건휴가는 사치스럽게 비칠 수밖에 없고, 오전 수업을 다 하고 오후에나 잠깐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둘째, 남자 교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현재 여러 곳에서 여론을 수렴한 것을 보면 남자 교사와의 형평성 때문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조금 넓은 시야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은 우리의 어머니이자 나의 딸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처가 될 수도 있으며 학교에서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동료이기도 하다. 남자 교사와의 형평성을 들먹이는 것은 해결해 줄 수 없음에 대한 하나의 핑계가 아닌지 모르겠다.
셋째, 예산 문제를 말하고 있다.
보건휴가에 따라 발생하는 예산은 분명히 교육청에서 배정을 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예산상의 문제로 인하여 보건휴가 실시가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근로기준법 제71조에 보면 생리휴가를 활용하지 않았을 경우 생리휴가 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 교사들은 어떠한가. 위 문제 등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 여 교사들이 보건휴가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지혜를 모아준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본다.
먼저, 보건휴가로 인한 강사 확보는 인천시의 경우처럼 대체 강사 인력풀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하겠다. 보건휴가는 1년에 얼마나 인력이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보건휴가 대체 강사들과 월별이 아니라 1년 이상으로 계약을 하면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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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강사를 구하지 못하여 오전 수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땅히 2회를 실시토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보건휴가의 취지가 여성들의 건강을 위하는 것이라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2회를 실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별도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므로…….
현장에 근무하는 남자 교사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포용력으로 보듬고, 남 교사와의 형평성을 들이대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도록 하자.
이와 함께 폐경기의 여 교사에게도 보건휴가를 주는 것도 검토할 때다. 나이 많은 여 교사의 경우는 학교에서 의사 진단서를 첨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가 더 많은 위험을 수반한다고 한다. 폐경기가 되면 심리적인 불안감, 신경쇠약, 예민함, 우울함과 고독감, 만성피로, 수면장애 등으로 생활력 저하는 물론 신체적으로도 약화되니 그 분들이야말로 보건휴가가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영원한 여성이지 폐경을 하였다고 하여 여성이 아닐 수는 없다. 이 문제는 좀 더 관대하게 대처를 하였으면 좋겠다. 의사 상담 확인만 있으면 똑같이 보건휴가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 가정에서는 어머니이자 아내로 며느리로 1인 다역을 감당하는 여 교사의 건강을 지켜주어 결국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협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