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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예방법

거의 하루종일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일종의 직업병이 있다. 허벅지나 종아리에 정맥이 보기 흉할 정도로 드러나보이는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의 실체와 예방법을 알아본다.

신천호 | 한의사


하지정맥류란
하지정맥류는 허벅지나 종아리에 시퍼렇고 보기흉한 정맥의 모습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혈액순환계의 이상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피는 동맥을 타고 몸통과 팔다리 끝까지 흘러갔다가 이번에는 정맥을 타고 심장을 돌아오게 된다. 동맥의 피는 영양물질과 산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붉은 빛을 띠게 되고, 정맥의 피는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퍼런 빛을 띠게 된다. 또한 동맥은 압력이 높고 중요한 혈관인 관계로 몸속 깊은 곳에 깔려 있고, 정맥은 덜 중요한 혈관인 관계로 대체로 몸속 얕은 곳에 깔려 있다. 결국 우리 눈에 띄는 정맥(주로 가느다란 정맥들)은 그래서 퍼런 빛이 두드러지며 더구나 정맥류는 그 빛깔이 거무스름하기까지 하다. 허벅지나 종아리에 깔려 있는 정맥이 부분적으로 늘어나서 피가 거기에 고여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특히 하지정맥 속에는 정맥판이라는 구조물이 있는데, 이것은 발쪽에서 힘들게 올라오는 정맥피가 다시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정맥류가 잘 생기는 부위는 정맥판이 발달된 부위와 비슷하며 주로 오금을 중심으로 위아래 부위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하지의 얕은 부위에 있는 정맥이 늘어나거나 꼬이는 현상은 정맥판에 선천적인 결함이 있는 중에 체위상(體位上) 부하(負荷)를 많이 받아서 일어난다. 직업적으로 오랜 시간 한자리에 서서 일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중력 사용에 의해 아래로 내려갔던 피가 위로 올라오는데 어려움이 있게 되므로 정맥류가 많이 생기게 된다. 다른 경우는 몸속 깊은 곳에 있는 비교적 굵은 정맥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것을 심부정맥(深部靜脈)이라고 하는데, 이 혈관이 눌리거나 막히게 되면 그 영향이 표재정맥(表在靜脈)에 미쳐서 이 부분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정맥류를 형성하게 된다. 후자의 경우가 훨씬 중하다.

서서 일하는 시간 많은 교사들에 많아
결국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선생님들은 다른 어떤 직업인보다 하지정맥류를 앓을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이것은 직업병의 하나라고 하겠는데 물론 심부정맥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라 표재정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어쨌든 두 경우 모두 크게 보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일어난 것이므로 심장기능을 체크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직업병이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다 이러한 증상을 나타내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심장 기능이 약해져서 피를 밀어내는 힘이 부족하거나. 피가 걸쭉한 데다가 다른 병으로 인한 원인이 추가되어 피 속에 혈전(血栓)이 생기면 심부정맥에 문제가 나타난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름 한철에만 신경쓰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피서 시즌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유명피서지로 향하다보면 엄청난 정체가 일어나게 되고, 이럴 때 우회도로인 지방도로로 빠져나가 보면 거기도 역시 제법 막히는지라 적지 않은 고생을 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정맥류도 이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심부정맥에서 피가 제대로 흘러가지 않으니 표재정맥으로 몰려든 피로 인해 정맥압이 높아져서 정맥류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는 정맥염이나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참고로 식도정맥류나 항문정맥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식도정맥류는 간경화 때문에 식도정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항문정맥류는 이른바 치질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들도 마찬가지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 수술을 통해 눌린 곳은 펴주고 막힌 곳을 뚫어주면 될 것이다.

주변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경우는 대부분 표재성 정맥류인데, 이런 경우는 원인이 심각하지 않으며 다른 질병이 함께 오는 예도 별로 없으므로 불안해 하지 말고 지혜롭게 대처하기만 하면 된다. 우선 문제가 생긴 다리를 높이 들어올려 자전거 페달 돌리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고, 엎드린 자세로 전동 마사지 기구를 이용하거나 온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평소에 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꾸준하게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영양이 풍부한 음식물을 때맞춰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자리에 오래 서서 일을 하는 근무행태 자체가 자칫하면 식사시간을 놓치기 쉽고 영양섭취에 소홀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서 일에 몰두하는 것도 좋지 않으므로 간혹 일어서서 걸어다닌다거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쌓인 피로는 제때 해소해야
만약 신경이 쓰일 정도로 정맥류가 형성되었다면 일단 탄력스타킹을 착용하여 불거진 부위를 압박하거나, 온열요법과 마사지 요법 등을 써서 풀어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 전문의료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재정맥의 정맥류 같은 경우는 피부과에서, 심부정맥의 정맥류는 외과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원인치료에 중심을 두고 있으므로 보다 근본적인 진찰을 통해 병의 원인을 밝혀내어 대처하는 것이 좋겠다. 침, 뜸, 부항요법과 물리요법, 약물요법으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천적·유전적인 원인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결점을 파악했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예방 및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고, 단순히 직업적 특성이 원인이라면 그날그날 쌓인 피로를 부지런히 해소해야 함은 물론, 정기적으로 심장혈관계통의 진찰을 통해 유발질병을 사전에 찾아내어 치료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에 여성 환자가 많다는 것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들은 생리적 특성과 심리적 특성, 그리고 환경적 특성 등에 의해 겉으로 드러나는 부위에 이 같은 문제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항상 보온에 유의해야 하고,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마음자세를 가지며, 치마보다는 바지를 착용한다든지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아울러 하지가 붓는 현상이 함께 나타나지 않는지 잘 관찰해서 적기에 대처해야 한다. 남자들은 과도한 음주를 피해야 하며, 심한 스트레스도 몹시 해로운 자극이므로 적절히 해소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왜냐하면 식도정맥류, 치질, 하지정맥류 등은 정맥류가 나타나는 부위만 다를 뿐 궁극적으로는 병의 발생 원인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간장기능의 보호에도 각별한 정성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다. 등산, 수영, 달리기 등의 운동을 생활화하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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