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잔뜩 취해서 집에 들어와서는 소파나 거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목이 뻣뻣하게 굳어서 잘 돌아가지 않으며 뒷골까지 댕긴다. 출근을 하긴 했지만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이런 경험은 간혹 하게 되는 일이다. 아울러 치료도 그리 어렵지 않다. 과음한 것을 반성하고 며칠간 조리와 섭생에 주의하면서 풀어 주면 된다
. 하지만 항강증이란 것은 그렇게 쉽사리 해결되는 게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일시적으로 지나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 오래 묵은 현상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아프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자식이나 손주들을 불러 어깨 좀 주무르라고 했지만, 이젠 오히려 그 자식들이나 손주들이 더 많이 호소하게 되는 현대인의 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신경 많이 쓰면서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데다가 운동부족과 자세불량으로 장기간 지내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먼저 군인이 계급장 붙이는 곳, 즉 양 어깨에서 가장 높은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근육이 단단하게 뭉친 것처럼 아파지고, 위로는 귀 뒤까지 뻗쳐오르며, 옆으로는 팔로 내려가면서 저리고, 아래로는 등판 전체와 날개죽지까지 아파지기도 한다. 심하면 얼굴근육이나 눈꺼풀까지 영향을 받아 경련을 일으키는 수도 있다. 동시에 머리가 무겁거나 아파지고 어지럽기도 하다.
교사 직무 특성상 항강증 확률 높아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그저 잠을 잘못 자서 그런가 보다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런 증상은 느낌이 오는 그 날부터 생긴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드러나지 않고 있다가 그제서야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몇 주에서 몇 달 전부터 쌓여 온 원인이 최근에 나타난 것이므로 가볍게 여기면서 버티기보다는 곧바로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
특히 교사라는 직무 특성상 이러한 항강증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직업병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다. 일단 사진부터 찍어보자고 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목뼈나 어깨뼈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이 증상은 근육에 이상이 생긴데다가 그로 인해 신경이 눌려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덜미, 뒷목, 어깨, 등판근육 등은 모두 하나의 근육군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원인은 대동소이한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러다 말겠지 하며 며칠, 몇 주 기다리는 사이에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의사 앞에 왔을 때는 대개가 만성으로 진행하게 마련이다. 대체로 3~4일 내에 자연스레 해결되지 않으면 항강증이라고 보고 한의원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 생활을 한번 돌이켜 보도록 하자. 내가 장기간 뭔가에 몰두하였거나,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그러면서도 운동은 하지 않았거나, 컴퓨터 앞에 앉을 때나 운전할 때 자세가 기울어지지 않았던가 등등, 몇 가지 원인이 합쳐진 상태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고 만성피로가 쌓였을 때 항강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규칙적 맨손체조·스트레칭 필수 현대인의 생활특성상 이같은 증상이 다발하긴 하지만 그런 생활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므로 적절한 치료에 이어 평소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한의원에서는 침, 부항, 약물치료, 물리치료를 기본으로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눌러봐서 심하게 아프다고 느껴지는 곳을 중심으로 그 주변부위를 부단히 마사지 해주는 것이 좋다.
상체와 어깨를 중심으로한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필수다. 따뜻한 찜질을 자주 하는 것도 좋은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급박한 마음, 쉬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것, 중간휴식 없는 노동과 작업, 틀에 박힌 생활태도와 그로 인한 여유없음, 불규칙적이고 무절제한 생활리듬은 이러한 증상으로 가는 필수코스라고 하겠다.
그밖에 교통사고로 인해 목을 다쳤거나, 운동 중 목덜미에 손상을 입었거나, 안면마비의 조짐이 보이거나, 후두통 또는 편두통 등이 나타날 때도 항강증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약으로는 계지, 갈근을 주재료로 한 계갈탕을 써서 양호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약재는 해당 부위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근육경직을 풀어주고 온감을 증진시키며 발한효과가 있으므로 차로 끓여서 자주 마시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