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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부터 글쓰기 생활화해야"

논리나 논술은 결코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만큼의 충분한 이유를 들어서 내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논리이고 논술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전달함으로써 남이 알아듣고 이해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 논리나 논술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정효선 / 서울 송화초 교사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 버려야
저녁 시간에 외출하던 차 안에서 작은 아이가 외쳤다. “와, 반달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동그란 보름달이었는데 왜 달라졌지?” 작은 아이는 이제 겨우 네 살이다. 달의 모양이 왜 바뀌는 지를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되물었다. “글쎄? 엄마도 잘 모르겠네. 왜 그럴까?” 아이는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리더니 “음, 보름달이 친구 집에 놀러 갔거든. 자기 집을 비워 놓고 가면 안 되니까 반쪽을 남겨 놓고 간 거야. 친구 집에 갔다 오면 다시 보름달이 될 거야”하고 말한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아! 그렇구나”하며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논리나 논술이라고 하면 무척 딱딱하고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논술은 대학입시와 관련된 골치 아픈 공부쯤으로 여겨져 왔다. 누군가가 ‘논리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라고 한다면 왠지 긴장되고 불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논리나 논술은 결코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판단은 변할 수도 있다. 이 때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만큼의 충분한 이유를 들어서 내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논리이고 논술이다.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전달함으로써 남이 알아듣고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모두 논리나 논술과 관련 있는 것이다. 네 살짜리 어린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대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논리나 논술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주어진 과제 해결하는 모든 과정
‘초등학교에서도 서술형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의 발표 이후 초등학생들의 논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형 서점의 아동도서 코너에는 ‘아동용 논술 교재’라는 분야가 새로 만들어졌고, 논술이라는 제목을 단 아동용 글쓰기 교재만도 수백여 권에 이른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논술·독후감·일기쓰기’ 분야의 신간은 48권이었지만 올해는 111권이고, 판매 권수도 같은 기간 1만여 권에서 1만8000여 권으로 거의 배가 됐다고 한다. 학원들은 논술 특수를 틈타 논술시장을 잡겠다고 나서고, 신문에서도 초등학생 논술 교육을 책임진다는 논술 토론 학습지 및 독서 논술학원 선전 광고가 종종 눈에 띈다. 5세 어린이가 논술학원 원장에게 예비 논술 지도를 받는다는 신문기사까지 나오는 것을 보니 뜨거운 논술의 열풍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논술이란 무엇일까? 학습지나 학원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어떠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일정한 틀에 맞춰서 그럴 듯 하게 써내려가는 것이 논술의 전부일까?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처럼 영어, 수학, 과학 등과 마찬가지로 따로 공부를 해야만 하는 한 과목이 추가되어 학생들의 공부 부담만 늘어나게 된 것일까? 각 단계별로 주어진 학습지나 예시 문제를 통해 반복하여 연습하면 금세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벼락치기가 가능한 공부에 불과한 것일까?

논술이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증명하여 다른 사람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논술의 도구, 내용, 방법, 목적이 모두 나타나 있다. ‘말이나 글’은 논술의 도구가 되고, ‘자신의 생각’은 논술의 내용이 된다. ‘논리적인 증명’은 논술의 방법이고 ‘다른 사람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논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논술은 자기주장에 대한 뚜렷한 근거를 들어서 논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논술은 꼼꼼하게 사리를 분별하고, 이치를 따지는 논리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다. 논리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문제를 논리적인 절차와 규칙에 따라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으로 문제를 검토할 줄 아는 능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 또한 필요하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인 생각을 펼쳐나가는 것이 논술의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다.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주어진 과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논술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출발한다. 논술이란 골치 아픈 또 한 과목의 공부가 아니라, 우리 삶의 문제를 진지하면서도 흥미 있게 연구하고 가꿔가는 삶의 일부분인 것이다.

폭넓고 다양한 독서활동이 바탕
유명한 경제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제 3의 물결》에서 공장 굴뚝 시대에 산업 인력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자질로 성실성, 책임감, 명령에 복종하는 규율 등을 꼽았다. 사회에 필요한 양질의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학교 교육은 당연히 학생들에게 이러한 자질을 학습시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교육 또한 마찬가지였다. 산업화 시대에 경제 개발을 이룩하기 위하여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순종적인 인재들을 길러내 온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어떠한가? 주어진 일을 말없이 해내는 우직한 사람보다는 창의성과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참신한 인재들을 우대하고 있다. 교육 또한 ‘대개혁’ 또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창의력과 사고력, 독창성 등을 계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의 한 가지가 바로 ‘논술 고사’와 ‘서술형, 논술형 평가’다. 덕분에 논술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논술 광풍’이라고 불릴 만큼의 열기를 띄고 있다.

논술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증명하여 다른 사람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논술은 올바르게 생각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논술은 어떠한 일을 바르게 파악하고 분석하며 종합하는 힘을 길러준다.

논술의 질은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력, 논리적인 사고력, 창의적이고 발상적인 사고력 등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력은 해당 문제와 관련되는 여러 요인과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이다. 또한 논리적 사고력은 생각들 또는 주장과 근거 간에 억지나 비약이 없이 자연스럽고 타당한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다. 한편 창의적이고 발산적인 사고력은 문제를 주어진 틀이나 상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것들은 암기를 통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폭넓고 다양한 독서와 자신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자율적인 사고의 훈련을 통해서 가능해진다.

즉 논술 교육의 핵심은 논술식 사고 능력과 태도를 길러주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책읽기를 통해서 일상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과 관련되는 배경 지식을 갖게 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사는 세계와 상황을 인식하는 깊은 눈을 갖게 하는 것 또한 논술 지도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논술을 통하여 학생들이 스스로의 삶을 바라보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생각해봄으로써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여기에 바로 논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해답이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읽고 쓰기 즐겨야
많은 사람들이 논술은 대학 입시를 위해 필요한 것이고 고등학생이나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초등학생에게 무슨 논술 지도가 필요하냐?’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논술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논리적이고 독창적인 사고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려면 타당한 근거를 들어서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이 때 남들과 똑같은 생각만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리적 사고와 독창적 사고가 하루아침에 얻어질 수 있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평소에 사물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을 키우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깊고 조리 있게 생각하는 힘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논술의 열쇠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새롭게 생각하는 힘, 바로 창의력과 사고력인 것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관련된 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필요하다. 늘 왕성하게 생각하는 사람, 당연한 사실에도 의구심을 품고 항상 새롭게 생각해 보는 사람,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논술의 기초는 독서와 토론, 글쓰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어린 시절에 좋은 책을 많이 읽어 폭 넓은 사고력을 키운 아이들이 커서도 유연하면서 논리 정연한 글을 쓰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올바르게 전할 수도 있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사물이나 상황을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 그럴까?’라는 물음을 가지거나 그 이유를 찾고자 노력한 사람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과 규칙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나아가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데 자신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논술의 내용물은 하루아침에 채워지지 않는다. 논술은 기본에 충실한 독서와 토론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말을 배우듯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논술은 단순히 읽고 쓰는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독창적으로, 명료하게, 창의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로 논술 평가에 있어서도 정형화된 글보다는 꾸준한 독서를 통해 배우고 익힌 것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글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 은 통합교과형 논술 도입 취지를 ‘어릴 때부터 자기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독창적인 생각을 갖고 그것을 정리하는 습관을 키우기 위해 논술시험을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예비 초등 교사들에게 작문과 화법, 독서교육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서울교대 원진숙 교수는 “논술 실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읽고 쓰기를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논술은 더 이상 대학 입학을 위한 고등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PAGE BREAK]
‘생각의 날개’ 달아주는 훈련 필요
논술이 무엇인지, 또 왜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데이비드 A. 화이트 박사는 노스웨스턴 대학 지능계발센터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논리 수업을 해왔다. 논리력 계발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체계적인 사고력과 가치관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의 학생들과 함께 토론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는 논쟁적인 논리 수업이 끝난 직후 한 초등학교 어린이가 활기찬 목소리로 “선생님, 저는 논리 수업이 좋아요. 우리가 떠들면서도 칭찬받는 수업은 이것뿐이거든요!”라고 외친 일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놀라운 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교실 수업 장면은 어떠한가? 질문을 하지 않는 아이들, 가르쳐 주는 것만 그대로 외우려는 아이들, 교사가 질문을 하면 답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고 “몰라요”라고만 대답하는 아이들, 자기의 생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아이들, 책읽기와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아주 어릴 때는 어른들에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던 아이들이 이제는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고 귀찮아하게 되었다.

교실에서 토론을 벌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다른 친구들의 주장에 찬성만 하고 있거나, 여러 가지 의견에 대해서 반대는 하지만 정작 자신의 주장은 펼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내가 아닌 ‘남’의 생각에 얽매여 살고 있는 것이다. 비록 서투르고 미흡하더라도 열심히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고 표현하다보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스스로 해결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얻어진 자기 생각을 이치에 맞게 풀어낼 수 있는 힘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머리 속에 끊임없는 생각의 샘을 솟아나게 하고 생각의 날개를 달아주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고 멋진 일인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논술 전문가들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서와 토론으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논술에서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 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려면 많은 경험과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독서를 많이 하면 이러한 배경지식이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사고력 신장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므로 생각의 폭을 넓힐 수도 있다.

아이들이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대화를 통하여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소감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짧고 간단한 느낌으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읽은 내용을 남에게 조리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렇게 읽고 이야기하는 습관이 길러지고 나면 토론수업을 통해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다. 토론을 통하여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반대논리에 부딪혔을 때 대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길러진다. 또한 교사는 아이들이 항상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지도하고, ‘왜’라는 질문과 대담한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창의적인 생각들을 유도해 내야 한다.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서 논술을 위한 ‘기초체력’도 키워주어야 한다. 글은 지식이 많은 아이가 잘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표현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어려서부터 키워주어야 한다. ‘말 주머니’ 채워 넣기, 책 선전문 만들기, 책 주제가 만들기, 엽서 쓰기, 생각그물 만들기, 상장 만들기,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등의 신나고 재미있는 독후 활동들을 통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 한 번 음미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또 처음에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기나 독서 감상문을 써보는 것도 좋다. 일상적인 글이라도 직접 한번 써봄으로써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며 글 쓰는 흐름을 익히게 된다. 직접 글을 쓰다 보면 스스로 논리의 허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 허점을 인식하면 메우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견고한 논리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경험보다 값진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생각을 직접 글로 써보면서 자연스럽게 논술에 익숙해질 것이다. 말하고 쓰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 욕구인데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그러한 재능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결국 독서․토론․글쓰기가 삼위일체를 이루며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논술의 기초가 탄탄히 다져지는 것이다.

‘논술은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자
언젠가 논술을 김밥말기에 비유한 글을 본 적이 있다. 논술이란 김밥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담아 논리적으로 단단히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색깔의 재료가 들어있는 맛있는 김밥과 논술의 비유가 참 재미있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김밥처럼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과 의견을 담아서 논리라는 틀에 넣어 단단하게 말아서 싼 논술. 많은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김밥처럼,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고 납득할 수 있는 논술이라면 정말 좋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김밥을 만드는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논술을 접하게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에게 논술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맛이 없는 반찬도 선생님이 행복한 표정으로 맛있게 먹으면 ‘정말 맛있다’며 즐겁게 따라서 먹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 그 답이 있다. 먼저 선생님들부터 논술은 쉽고,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부터 ‘논술은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자.

나무가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을 지내야만 나이테가 생기는 것처럼 아이들도 많은 경험을 해야만 생각과 지혜를 쌓을 수 있다. 조금은 엉뚱하고 미흡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나름대로의 이유를 들어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했을 때 “정말 멋진 생각이구나! 그 생각들을 벽돌이라고 생각하고 차곡차곡 쌓아보렴. 아주 단단하고 멋진 생각의 집이 지어질 거야. 그게 바로 논술의 성이란다”라고 이야기해준다면 어떨까? 아이들은 너도 나도 멋진 성을 짓기 위해서 열심히 생각의 벽돌을 쌓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서 우리들은 논리와 창의라는 벽돌로 지어진 멋지고 단단한 논술의 성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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