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우리들의 삶은 컴퓨터와 분리해서는 생각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생활 전반뿐만 아니라 우리 교육에도 분명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 이 순간도 변화되고 있다. 빠른 변화 속에 교육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우리 교사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결코 변화하고 있는 학생들을 학습으로 끌어들이지 못할 것임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s통닭의 제왕s’님으로부터 쪽지가 도착하였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학생으로부터 실시간 메신저가 날아왔다. “선생님! 어제 사이버로 제출하는 과제물이 이해가 안 가요. 지금 다시 한 번 더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ㅋㅋㅋ 캬~감샤 *^^*.” 서슴없는 대화체로 다가오는 요즈음 학생들을 바라볼 때 교사와 수업방식이 변화하지 않으면 결코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항상 변화를 수용하려는 마음 뒤에는 표면화시킬 수 없는 걱정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학생들은 수업방식의 마루타가 아니기에 절대 시행착오 없이, 최대한 성공적인 결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르곤 한다. 항상 수업방식의 변화를 교실에 적용하기 전 ‘기존 수업 방식의 탈피에서 야기되는 혼돈의 시간은 없을까?’, ‘그렇게 발생되는 혼돈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라는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며 시행착오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함을 다짐해 보곤 한다.
영어에 자신 없는 요즘 학생들 요즈음 학생들은 활발하고 적극적인 반면 영어 시간만 되면 너무나 소극적으로 변해서 영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수업을 이끌어 가기가 매우 힘들다. 예전과 달리 매우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표현하는 데는 아직도 발전이 없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학교 영어수업이다. 이에 학생들이 영어시간에 영어로 말하기를 꺼리는 요인들을 파악해서 그 두려움의 원인부터 제거를 하고 자신감을 부여해야겠다고 늘 생각해 오던 중 음성학습이 가능하고 손쉽게 개별지도를 받을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의 이점을 잘 활용해 보기로 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학생들의 천차만별인 각각의 수준에 맞도록 개별 피드백(feed-back)을 함으로써 자신의 학습결손을 보충해 나가는 단계적인 방법으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2005년부터 시작된 인천 e-스쿨의 사이버가정학습 학급배정형 담임교사를 신청하고 사이버상의 학급을 배정받아 오프라인의 학급처럼 온라인상에서 또 다른 학급을 꾸려 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학급배정형 학급을 신청하고 부여받았던 처음의 마음처럼 학생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부족한 학습요소를 채울 수 있는 교재를 만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상의 교과서 속에서 배운 필수학습요소를 교과서 속에만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 속에서 직접 사용하고, 느낄 수 있도록 살아있는 통합적 학습교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를 통해 수없이 많은 우리 주변의 ESL 교재를 이용하여 교과서 속의 필수학습요소와 일치하는 요소를 찾아 접목시킨 학습자료를 만들었다. 또한 TBI(Task Based Instruction)의 장점을 이용하여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자료를 개발, 탑재하여 통합적 영어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희망자에 한하여 구성된 우리 학급은 학생들의 영어학습 수준, 학생들의 ICT 정보 활용 능력, 컴퓨터 보유 사양, 사이버학습에 대한 흥미도, 영어학습에 대한 흥미도, 학원수강 여부 등이 일정치 않은 혼합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에 일단 기본적인 실태조사로 사이버학급구성원들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필요했다.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학급운영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수정·보완해 가며 학급을 운영해 나가야만 했다.
온라인 통해 영어 수준별 지도 오프라인상의 수업에서 학습의 성패는 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에 대한 파악에 달렸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상에서 수업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학생들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 곧 드러났다. 각각 자신의 공간에서 컴퓨터를 매개로 하여 의사소통을 하는데도 학습자의 특성이 확연히 드러남을 보고 놀라움을 느꼈다. 그때마다 개별적으로 각각의 특성을 상담일지에 항상 기록해 놓고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여 갔다. 이 상담일지의 기록들은 학생들의 진도율, 접속률, 제시되는 각종 과제물 제출 여부를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사이버가정학습의 학급관리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되었다. 늘 학급 담임을 하면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들어 더 많이 도와주고 싶고 잘못된 것은 지도를 하되 덮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사이버가정학습 학급의 학생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들고 오프라인상의 학급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학급운영의 수립과 실행에 있어서도 교사 혼자서 계획을 세우고 운영해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학급운영에 반영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사이버동아리 활동 메뉴 중 ‘사이버학습 소감’을 만들어 놓고 항상 사이버가정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효과적인 면, 부정적인 면과 개선해야 될 점에 대해서 귀를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교사가 보는 관점과 학생들의 관점에서 보는 측면은 많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늘 수렴하여 학급운영에 반영하고자 했다. 학생들이 작성한 소감문을 받으면서 학생들 하나하나의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어른들보다도 더 정확히 학습 콘텐츠나 사이버가정학습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파악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놀랍기도 하고 사이버가정학습의 주인 역할을 제대로 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든든한 동반자이자 후원자를 만난 기분에 매우 기쁘기도 했다.
분명 오프라인상의 학습과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고민 끝에 학급운영에 사이버만이 가질 수 있는 창의적인 면이 부각되도록 하는 운영방안을 고안해내려 노력하였다. 그리고 적용했던 다양한 학급운영전략 중 학생들에게 호응도가 높았던 것들과 사이버상에서 학생들을 활발히 움직이도록 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사이버상으로 유인하는 교사의 활동과 함께 학생들의 착실하고 지속적인 학습참여가 필요한데, 사이버학습이라고 하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학습에 게을러지지나 않을까하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태도나 학습 집중도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고 화면상에 나타나는 수치상의 학습활동상황을 믿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사이버라는 공간을 실제의 학습공간처럼 역동적으로 만들어 볼까 하고 생각한 것이 바로 우리 학급의 특징인 실시간 동시수업이다. 모든 학생이 한꺼번에 로그인을 하여 함께 시작하는 수업인 만큼 시스템이 안정적이어야 하는 제약점이 따르기는 하나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동시수업보다 더 좋은 것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시간 동시수업으로 집중력 높여 사이버상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것이 실시간 수업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대로 학생들은 매우 흥미로워했다. 수업은 글이 올라오는 순서대로 교사가 답을 써서 탑재하는 실시간 수업의 형식을 취하였다. 학습내용은 심화·보충 학습으로 나누어 실시하였으며, 본인이 보충학습과 심화학습을 둘 다 하고 싶은 학생은 해도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는 자유롭게 본인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학습자료가 제공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반복학습과 자신에게 맞는 학습량을 조절할 수 있음을 느끼도록 해주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영어학습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사이버교실에서 실시간으로 했던 친구들과의 영어토론은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인터넷을 대하는 내 생각이 변했어요’, ‘선생님께서 하나하나 사이버상에서 고쳐주신 파일을 영원히 간직할게요’, ‘세심하고 빠르게 수정해주신 리플의 천사! 선생님 감사해요’, ‘사이버공간에 올린 나의 영어 글을 통한 작문 덕택에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얼굴이 가려진 상태로 질문을 하니, 조금 쉬운 것이라도 질문을 할 용기가 생겨요’, ‘수시로 나의 질문에 답글이 달렸나 확인하느라 자주 관심을 갖게 됩니다’ 등 이었다. 또한 오프라인 상에서 매우 소극적인 학생도 사이버상에서는 매우 적극적인 학습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많다.
앞으로도 깊은 생각과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사이버가정학습에 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망이나 시간낭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사이버가정학습이 우리 미래사회의 교육적 대안이 될 수 있는 학습방안으로 자리매김이 되는 그날까지 디지털 세대인 우리 학생들에게 적합하고 효과적인 사이버가정학습의 완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오늘도 즐거운 고민에 사로잡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