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이맘때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서면 아쉬운 점들과 기뻤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오를 것이다. 교육계는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공교육의 난항과 교육 개혁, 교권 회복을 위한 대책마련 및 자성의 목소리가 컸었다.
공교육 담당자의 입장에서 통감하는 바이며 개인적으로도 올해 유난히 학생들에게 역사와 국제이해 부분을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하면서 무엇이 올바르고 적절한 것인지 고민하는 때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필자는 항상 넓은 시야, 다양한 경험 그리고 열린 마음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물은 흘러야 생명력을 유지하듯이 교육의 방향 역시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2006년 대외적으로는 한·일 공동수업,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 북경 역사회, 국제이해학회 참가 등 분주하고 귀한 경험과 배움을 하였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박물관 체험 교실’과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CCAP)’을 운영하며 학생들과 함께 실천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한 시간들이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봄, 가을에 일본의 역사 교사와 전통문화 전공 교수를 초청하여 공동 수업을 하였는데 3월 말에는 요코하마의 스즈키 선생님과 함께 한국을 사랑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오오가와 쓰네기치를 주제로 수업을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참 진지했다. 그네들이 한국뿐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애정을 지녔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 아닐까. 역사의 진실을 이야기하면 이처럼 학생들의 마음이 열린다.
10월 중순에는 미야모토 교수와 다도(茶道)를 시연하면서 평화와 화해를 이끌어보았다. 다른 나라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서로를 위한 이해와 배려로부터 우호관계가 성립되고 아시아의 긍정적 미래를 얘기할 수 있었다는 게 보람 있었다.
평화교재실천교류 참가는 올해 4회째인데, 처음으로 중국까지 동참해 동아시아 3국 회의가 된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남’에서 서로를 ‘앎’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하고 싶다. 1회 때부터 발표 및 토론자로 참가하며 느낀 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만남의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릇된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에 관한 좋은 의견이 도출되고 일치하는 점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회(역사) 교과와 창의적 재량 활동시간에 국제이해교육을 담당하고 있어 시간 나는 대로 다문화에 대해 학생들과 대화를 한다. 현재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국제결혼가정 아동들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다문화 이해 교육은 당연히 교육현장의 과제다.
대화의 전제는 무엇보다도 인권의 소중함을 자각하는 일이다. 역사의 진실을 이야기할 때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낀 학생들 맘이 열린 것처럼 다문화 교육과 이해도 마찬가지이다. 많이 만나고 얘기하는 것이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운영에서는 각국의 지식인들이 학생들과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 이야기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더불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체험교실’을 전주 국립박물관과 연계하여 실천하였는데 가능한 한 지속하고 싶다.
분주하다면 분주하였다고 할 수 있었던 올 한해! 부족하고 미숙하지만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교육이란 학생들이 건전한 몸과 마음으로 미래 사회를 선도하며 행복한 삶을 꾸리게 하는 데 그 진정한 목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한번 가르친 것은 영원히 지울 수 없다. 좀 더 자 자신을 돌아보고 그 중요한 사명감을 맡은 이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즐거움을 향유하며 상생(相生)을 동감하며 학교에, 나의 수업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