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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려면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대책 중에 새로 도입되는 ‘교원능력개발평가’ 제도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논리적으로도 교원평가와 교원의 전문성 신장 간에는 분명히 상관관계가 있으며, 영향력도 클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교원평가라는 독립변인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종속변인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을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근 교육당국은 현재의 교육을 ‘공교육의 위기’ 상황으로 진단하고,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안들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그 대안들의 중심에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방안’이 자리 잡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생각도 교육당국의 판단과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으며, 필자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다만, 잘못 이해하면 공교육의 위기가 교원의 전문성 부족 때문에 온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은 있다. 어쨌든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교원이 핵심인자(key player)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상황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대책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새로 도입되는 ‘교원능력개발평가’ 제도이다. 새로운 교원평가 제도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논리적으로 볼 때, 교원평가와 교원의 전문성 신장 간에는 분명히 상관관계가 있으며, 영향력도 클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교원평가라는 독립변인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종속변인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을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두 변인 사이에는 많은 중간변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원평가제를 경험한 교원들에게 ‘전문성 신장에 효과를 보았느냐’라고 질문하면 시원한 답변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는 이론적으로 교원평가가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는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교원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더 큰 영향 요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가장 큰 저해요인은 교원의 업무량이라고 한다. 필자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필자도 과거에 초등교사로 10여 년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주당 30여 시간의 수업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현재 대학에서는 주당 9시간이면 책임시수를 완수한다. 대학교수에게 이렇듯 시간수를 줄여준 이유는 연구를 많이 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을 준다는 것이다.
대학과 수업시수만 비교하자면, 교사는 연구는 필요 없고 일주일 내내 수업만 해야 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도 수업연구를 해야 하는데, 대학의 교수에 비해 3배나 많은 수업을 하면서 언제 연구하라는 것인가?

교사에게 30시간이라도 수업만 하라고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교원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인 중에 수업량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잡다한 업무들’이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근무하다가 대학에 와서 보니, 수업 이외의 업무에서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된다. 그 때의 상항을 떠올리면 이렇다.
지금까지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장학, 연수 등 여러 장치들이 있었다. 사실 이론적으로 보면,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장학이나 연수가 평가보다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장학과 연수가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장학과 연수제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교원이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장학과 연수마저도 하나의 일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직문화는 장학과 연수를 부담이 덜한 방향으로 만들어 왔고, 형식화, 의례화 등의 풍토도 형성됐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교원평가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장학이나 연수제도의 운명과 달라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 문제의 해답은 분명하다. 교원평가나 장학, 연수가 교원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은 교원의 업무량이다. 교원의 업무량을 줄이면 평가나 장학, 연수가 갖는 본연의 목표는 달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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