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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좌담] ‘새 정부에 바란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현장의 교사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차기 정부의 교육 과제’ 특집의 마지막으로 우리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현장 교사 4명에게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제언을 들어봤다. 지상좌담에는 △김덕산 광주 문화중 교장 △홍석훈 서울 주엽공고 교사 △전상훈 광주 지산중 교감 △김세령 서울 왕북초 교사가 참석했다.

“학교에 대한 신뢰 회복이 급선무”

왜곡된 교육경쟁 구조 바로잡아야

-차기정부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교육정책은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전상훈=공교육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음으로써 사교육 의존도는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연간 사교육비 지출 총액이 30조원에 육박하고 조기유학생이 해마다 몇 천 명씩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차기 정부는 무엇보다도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학교교육의 현실을 개혁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명심할 것은, 단순히 사교육비를 경감시키는 차원의 미봉책이 아니라 학벌중심, 학력중시 사회에서 나타나는 왜곡된 교육경쟁 구조를 바로잡는 근본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김세령=
교사의 입장에서 ‘단위학교 및 교사중심의 자율적 운영’에 가장 중점을 두고 교육정책을 추진해 주시길 당부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단위학교 운영 중심의 개선요구 반영, 교원 각자가 전문가로서 높은 위상을 지니도록 지원하는 전략 개발, 교육인프라의 충분한 지원 등이 뒤따라야겠지요.
김덕산=무엇보다 교육제도의 혁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 목표달성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개선이 필요하다면 유급제도를 두어서라도 하향평준화를 일소하고 공교육의 신뢰를 높여야 합니다. 또한 내신 성적을 중시함으로써 공교육을 살리고, 교육의 수월성과 평등성을 발전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 입시 제도를 강구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청회를 통한 국민들의 의견이 집약된 제도라면 일관된 교육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학생들이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대학교육에서는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정책적인 졸업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홍석훈=교육정책은 평준화에 대한 논쟁,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 기여 입학제 문제 등 주로 정부 주도의 교육규제 여부를 중심으로 논쟁해오고 있습니다. 입시위주의 교육 문제를 정부 주도의 평준화 정책과 공교육 정상화 정책을 통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오히려 국가의 과도한 개입과 규제가 교육의 자율성을 해침으로써 결과적으로 공교육의 실패와 사교육 팽창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차기정부에서는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더욱 세분화되어 가고 있는 교육수요에 부응하는 다각적인 정책과 유능한 대응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수교사 인센티브 제도 필요

-교원의 사기 진작, 전문성 제고 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개혁과제는 무엇일까요?
김덕산=
우수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원평가제가 모든 교사를 평가하는 제도라면, 우수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교사의 자율적 의사표현에 의한 선택적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교사 자신의 연수, 실적 보고서, 학위 등에 잣대를 놓지 않고 교사가 가르친 학생에게서 결과가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교사 스스로가 우수교사에 도전하는 풍토를 조성하여 과도한 경쟁 위주의 시장논리에서 벗어나 사명감을 갖고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도우미로서 교단에 우뚝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세령=
성공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이 ‘교사’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우수 교사를 확보하여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나 사기진작 방안 등이 사장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수교원특별법의 제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교사직과 행정직의 이원화된 지속적 성장 유도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교사 전문적 책무성 이행 절차로서 모든 교원이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교사 생애 주기 연수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홍석훈=사회적 신뢰와 존경심이 낮아짐에 따라 사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 교원들에게 책무만이 아니라 자율성과 권한을 함께 보장해야 합니다. 사기 진작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특히 교사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오로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풍토와 제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전상훈=우수교원에 대한 학습년제 및 근무시간 탄력제, 교원 전문성 개발 확대를 위해 국내외 민간기업, 교육기관, 연구기관에 고용 휴직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적극 실현돼야 합니다. 아울러 교원보수도 민간기업 수준에 비견될 수 있도록 현실화되어야 합니다.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현행 교원 양성체제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있어야 하고 임용제도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바람직한 방향의 교원평가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합니다. 평가를 통해 자신의 능력과 강점이 무엇이며, 발전방안은 무엇인지 스스로 진단하는 한편, 능력 개발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자율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면 학교 교육력 제고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코드인사, 농공행상은 안돼

-차기 정부의 교육부총리로는 어떤 인물이 적합하다고 보십니까. 또 참여정부에서만 교육부총리가 여섯 번 바뀌었습니다. 잦은 교체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김덕산=교육부 장관이 자주 바뀌게 되는 것은 많은 국민이 교육에 대해 특별히 중요하고 민감하게 여기는 우리의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고 일관된 교육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넓은 학식과 덕망을 갖추고,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이해하고 경험을 가진 분으로 소신이 있고, 흠결이 없어야 합니다. 코드인사나 논공행상을 지양하고, 교육인사위원회(가칭)를 두어 완전한 검증을 거치는 등 선정기준이 엄격해야 합니다. 적어도 교육부 장관은 검찰총장이나 참모총장처럼 임기를 법제화하여 보장해야 합니다. 아니면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처럼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세령=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교육부총리는 자주 교체되고 그에 따른 교육정책 변화도 심합니다. 교육부총리 개인적인 자질 면에서는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인품과 도덕성을 갖추고, 교육적 식견과 경험이 있으며 리더십을 발휘하여 정부 부처 간 또는 다양한 이익단체 등을 아울러 조정·협상할 수 있는 인물이면 좋겠습니다. 한편 정부의 정책적 의지 면에서는 우선 최소한의 임기보장 장치가 마련되면 좋겠고, 차선으로는 장관교체와는 별도로 교육정책의 지속성이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상훈=잦은 장관교체가 공교육 불신의 한 원인으로 작용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블레어 총리 시절 10년 동안이나 재무장관을 지내면서 영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했던 고든의 경우처럼 되지 않는다할지라도 교육행정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감안하여 교육에 관한 전문적 식견과 철학, 추진력을 겸비한 사람을 교육부총리로 임명하여 온갖 난제로 둘러싸인 교육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하거나 임명권자와의 코드를 중시하는 인사로는 일관된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없습니다.

교육재정 확보는 필수


-참여 정부에서는 특히 교육재정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교육재정 GDP 6% 확보’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난 4년간 교육재정은 4.9%에 그쳤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교육재정 확보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김세령=
참여정부의 교육재정 GDP 6% 확보 공약은 교육현장에 희망의 종소리로 들렸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사회적 환경이 좋은 지역의 학생들은 가정과 차이나는 열악한 학교교육인프라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고, 사회적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학생들은 학교에서조차 다양하고 실제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게 되었습니다. 구형 TV나 프로젝션 TV로는 다양한 ICT수업이나 교육매체 활용 수업을 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으며, 실험실습을 위한 기구 구입 예산이 줄어 여러 명이 한 세트로 실험을 해야 하고, 전기세를 아끼느라 푹푹찌는 교실에서 반나절 이상을 보내며 질문·대답할 기운도 없이 축 쳐져 있곤 했습니다.

전상훈=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골 학교의 경우에는 아직도 비가 새거나 냄새나는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는 학교도 상당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재정 확충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또한 수업부실화로 이어지는 과밀학급, 교사부족 문제 역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도서관·강당 등 교육기본시설 확충, 열악한 급식시설 개선, 무상교육 확대 등도 교육재정의 충분한 확충 없이는 불가능한 문제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입니다. 교육은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로서 성장잠재력 배양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국가 재정배분의 최우선적 고려요소로 작용되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새 정부의 획기적 결단을 기대합니다.

홍석훈=교육개혁의 핵심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로서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교육재정의 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교육재정을 확보하고 이를 공정하게 배분하여 능률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교육의 효과를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학교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교육활동은 교육재정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육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재정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김덕산=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은 교육대통령이 되겠다며 선거공약에 교육재정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당선된 후 지금까지 약속을 지킨 대통령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쾌적한 환경과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교육재정이 부족하여 학교 시설과 교육기자재가 노후화되어도 제때에 보수나 수리를 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적은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학생들의 학습 준비물 확보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우수 교사 확보 및 지역·학교·학생 간의 교육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 GDP 6%는 반드시 확보되어야 합니다.

현장을 이해하는 교육대통령이 되길

-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홍석훈=오늘날 우리의 교육이 붕괴되어 가고 있다는 말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교육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태도 때문에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교육에 대한 투자는 뒷전으로 밀어두게 됩니다. 학교에서 좋은 인적 자원들을 배출해 주어야 국가가 발전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좋은 학교를 만드는 것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한 것이 현실입니다. 차기 대통령은 우리나라 교육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인식시키고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여 올바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를 얻어내고, 합의를 이루어야하며 소신을 가지고 교육 기반을 다져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상훈=
교육을 알고, 교육문제를 그 어떤 통치영역보다 중요시하며, 교육자들의 애환을 인간적으로 이해주는 따뜻한 교육대통령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외교·국방·통일·경제 등에만 관심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사교육비 부담에 오늘도 허리가 휘는 학부모, 아내와 자식을 외국에 내보내 놓고 혼자 빈집을 지키는 기러기 아빠, 그들의 한숨과 아픔이 어디서 오는 것인가를 진정으로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교육자들의 노고를 스승의 날 이메일 한 장으로 격려하기보다는 현장의 의견과 고충을 수렴하는, 그래서 교육자 모두가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그런 속에서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는 대통령을 기대합니다.

김덕산=초정권적인 교육정책으로 현장, 교원중심의 교육정책을 실시하여 실질적으로 OECD 수준의 교육여건을 실현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행정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또한, 교직의 특수성을 반영한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제도가 마련돼야하며 학생들의 측면에서는 공교육 전반에 걸쳐 교육적 측면에서 더 이상 사회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 복지법’을 제정, 법제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 현재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홍석훈=공교육의 정상화와 내실화가 이루어짐으로써 공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과 기대치를 높일 수 있으며, 학부모의 교육열을 학교 안으로 이끌어 올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학생과 교사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줌으로써 다양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지향해가기 위하여 특성화 교육의 활성화, 다양한 선택과목 확대 등을 통한 실질적인 교육 선택권을 제공해야 하며, 학습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능력을 개발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학교 중심의 자율적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덕산=창의력과 논리력을 기르려는 독서 및 논술 교육이 중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미하는 독서교육이나 논술교육은 대학본고사나 다름없는 입시용 논술고사를 대비하는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독서 및 체험활동, 토론과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진정한 논술교육을 의미합니다. 각 학교마다 도서실을 확충하여 다양한 독서 자료를 구비하고, 학생의 관심과 수준, 교사의 교육적 판단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 및 논술 교육을 함으로써 창의력 신장은 물론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학교가 함께 해주는 교육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전상훈=입시위주의 교육풍토로 학교나 학부모 모두가 학생들의 학업성적, 내신서열에만 매달릴 뿐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은 외면받고 있습니다. 사람으로서의 기본 도리를 보고 배우며 자라야 할 아이들이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조차 인성의 사각지대에 방치된다면 이는 개인적 불행을 넘어 국가적 비극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실종되어버린 가정교육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 범사회적 각성과 계몽이 이루어져야 하며, 학교에서도 건전한 가치관, 기본 생활 습관, 민주시민의식 함양에 초점을 맞춘 인성교육 실천에 주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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