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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인터넷 문화의 실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라는 기술적 발전은 우리의 외적 한계를 극복하여 누구나 빠른 속도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에 발맞추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에 맞는 윤리적이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요청하고 있다. 지금, 현재 우리는 인터넷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으며, 그 문제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인터넷 문화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
21세기 초 현재, 우리는 인터넷 문화 속에 살고 있고, 또 인터넷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 문화의 정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인터넷 문화라는 말이 대단히 다양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문화에 대한 관념과 구별되는 인터넷 문화만의 특징에 관하여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인터넷 문화라는 말이나 현상의 뜻을 명백하게 밝히고 규정하는 방식으로 정의(definition)를 내려, 오직 그 범위에 속하는 것만이 인터넷 문화라고 이해하려 할 때 생겨나는 문제이다. 급속하게 변해 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지금 이순간도 새롭게 생겨나는 여러 가지 문화현상들, 그 중에서도 특히 개인이 문화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삼는 인터넷 문화에 대하여 어느 것은 그 문화에 속하고, 어느 것은 속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그러니, 인터넷 문화의 범위를 한정하는 대신, 그것을 열린 관점에서 넓은 뜻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그것에 속하는 다양한 성질에 관하여 살펴보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인터넷 문화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즉, ‘인터넷 문화는 … 이다’가 아닌, ‘인터넷 문화가 가지는 다양한 모습들에는 … 것들이 있다’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모습들은 바로 우리 주변의 사례와 통계 자료들을 통해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사용과 관련한 지금의 우리 모습
1997년 초고속 국가 망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하였고 1998년 두루넷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0년이 지났다. 따라서 인터넷 문화에 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 현황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먼저, 인터넷 이용률 및 이용자 수의 변화 추이에 관해 조사한 자료는 <그림 1>과 같다. <새교육 2월호 참조>

이러한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은 확산기를 거쳐 성숙·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조사가 이루어진 2006년 12월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3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것이니, 인터넷은 바로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하위 구성 요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 자료는 <그림 2>와 같다.<새교육 2월호 참조>성별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인터넷 이용률이 약간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앞으로 정보화에서의 양성평등을 위해 여성의 정보화교육 및 인터넷 이용이 더욱 활발해져야 할 필요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연령별 이용자 수를 살펴보면, 인터넷이 상용화되기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을 동시에 경험하며 살고 있는 장년층 이후 세대의 인터넷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40대의 경우 6.2%, 50대의 경우 7.2% 라는 주목할 만한 인터넷 이용률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터넷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으며, 주로 사용하는 시간대는 언제일까?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는 주당 평균 13.7시간, 즉 하루로 따지자면 대략 2시간가량 인터넷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당 평균 35시간 이상, 즉 하루 5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 또한 10명 중 1명 이상으로 나타나 인터넷의 과다사용과 관련된 문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시간대는 평일의 경우 저녁 7시에서 밤 11시 사이의 밤 시간대에, 주말 및 휴일의 경우는 오후 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의 낮 시간대에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평일의 경우 낮 시간에는 학교에 있거나 기타 업무에 종사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므로, 그 이외의 시간에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목적을 조사해서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제시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80% 이상이 자료 또는 정보획득, 커뮤니케이션, 여가활동 등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여성보다 커뮤니케이션, 여가활동, 금융, 동호회, 전자민원,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및 업그레이드 등의 이용 비율이 높았고, 여성은 남성보다 인터넷 구매·판매, 홈페이지(블로그) 운영, 교육·학습 이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연령별로는 연령이 낮을수록 여가활동과 교육·학습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고, 20∼30대 이용자는 거의 모든 범주에서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웹 2.0과 참여의 인터넷 문화
우리의 인터넷 사용과 관련한 이러한 통계 자료들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수적 증가라는 외형을 나타내 보이고 있지만, 그러한 수적 변화는 ‘웹 1.0’에서 ‘웹 2.0’을 향해 나아가는 질적 변화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웹 2.0이란 기존의 웹이 한 단계 진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단어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의 부사장인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인데, 이것은 수직 상승하던 닷컴 기업의 거품이 꺼져 일어난 급격한 붕괴가 웹에 일종의 전환점을 찍었다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제안한 용어이다. 이는 또한 닷컴 붕괴 이후 살아남은 회사들의 공통점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웹 1.0과 웹 2.0의 가장 큰 차이점은 커뮤니케이션 구조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웹 1.0은 쌍방향적 직접 네트워크라는 인터넷의 기본 사상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TV나 신문과 같은 단방향적 정보제공 수단의 역할 밖에 수행하지 못하는 거대 미디어로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웹 2.0은 개방, 참여, 공유를 모토로 하여 참여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웹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즉,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네티즌끼리 콘텐츠를 서로 나누며, 웹사이트 운영자는 사이트를 모두에게 오픈하는, 웹 2.0의 기본 정신에 부합하는 웹사이트가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네티즌의 참여와 공유에 기반한 동영상 UCC(User-Created Contents)는 웹 2.0 서비스와 맞물려 현재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자발적 참여와 공유, 재미성과 창의성이 가미된 UCC는 이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어쩌면 아직도) 우리 사회를 뒤흔든 원더걸스의 ‘Tell me’ 신드롬이 바로 그 대표적 사례이다. 길 가던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뜬금없이 의기투합해서 어깨를 흔드는 춤을 함께 추는 모습을 찍어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올릴 정도니, 대단하지 않은가? UCC의 확산 범위는 인터넷 포털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운동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요리법이나 포토샵 사용법 등 생활에 유용한 동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등장한 재미 위주의 UCC가, 점차 전문성을 강조한 PCC(Proteur Created Contents), 즉 프로급 아마추어가 제작한 UCC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동영상 UCC들은 미국의 유튜브(www.youtube.com)가 대표적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의 포털 사이트와 더불어 곰TV(gomtv.ipop.co.kr), 판도라 TV(www.pandoratv.com), 엠군(www.mgoon.com), 아프리카(afreeca.pdbox.co.kr) 등의 사이트가 대표적인 동영상 UCC 사이트로 운영되고 있다.

비단 동영상 UCC 이외에도 웹 2.0의 추세에 부합하는 사이트는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인터넷 저널리즘 또한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정치 웹진과 논객 사이트, 인터넷 게시판의 댓글 등은 토론과 대화의 문화를 더욱 활성화 시키는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화적 의미를 가진다. 댓글 문화는 자칫 놓치거나 누락될 수 있는 정보를 보충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깊게 할 수 있고, 의견 교환을 통해 공적 여론을 형성하며, 이는 또한 정부 관계자들이 민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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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문화의 어두운 모습들
그렇다면, 인터넷 이용자들의 참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인터넷 문화가 긍정적인 모습만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모습은 어떨까?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2006년 6월에 실시한 ‘인터넷정보 이용실태 조사’는 우리의 인터넷 문화를 돌아보게 한다.

인터넷 이용자들 스스로가 매우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인터넷 역기능들이라고 인식하는 것들은 사이버 음란물, 개인의 명예훼손, 헛소문 유포, 언어폭력 등 모욕, 자살유도행위, 도박 등 사행 행위, 폭력 행위 조장, 불법 다단계, 폭탄 제조 등인데, 이것 중 사이버 음란물과 도박 등 사행 행위 및 불법 다단계 등을 제외한 대부분은 사이버 공간에서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폭력 행위로서 사이버 폭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네티즌들이 가장 심각한 사이버 폭력의 유형으로 제시하는 것은 개인의 명예훼손과 언어폭력 등 모욕인데, 이것은 인터넷 주 이용층인 청소년들의 경우 매우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사이버 폭력은 인터넷 뉴스 댓글에서 벌어지는 설전과 상호 비방 등을 통해서 가장 많이 접촉하게 된다. 2007년 1월 새해벽두를 뒤흔들었던 여가수 유니의 자살사건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던가.

이러한 실태와 더불어 문제가 되는 것은 사이버 폭력에 접촉하였을 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자료만 보면 사이버 폭력에 대해, 혹시 우리 사회가 강력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또한 실질적인 피해 구제 대책이 없기 때문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이버 폭력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 방법을 알지 못해서 그러한 것은 아닌지, 어쩌면 우리는 폭력에 무디어진 사회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에 관해 돌아보는 노력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가. 지위비행
인터넷 문화 속의 다양한 어두운 모습들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성인에게는 허락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지위비행이다. 마치 현실에서의 음주나 흡연과 마찬가지로, 성인에게는 허락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침범하는 것이다. 물론, 성인에게조차 허락되지 않는 음란물도 있지만 이것은 엄격한 규정에 의해 제한되고 있으므로 그것을 어기는 것은 현실 공간에서의 풍속범죄와 마찬가지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나. 특수 사이버 범죄
두 번째는 해킹이나 바이러스 유포 등 정보통신 공간 자체에서만 발생하는 특수한 유형의 사이버 범죄이다. 이것은 현실 공간 속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기술적 특성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기에,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나 청소년들은 쉽게 저지를 수 없는 유형의 범죄라고 할 수 있다.

다. 정보통신 공간 속의 사회적 일탈
세 번째는 정보통신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적 일탈 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사회, 어느 공간에나 일정한 규칙이 존재하고 그러한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것을 어기는 소수의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는 인터넷 문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인터넷 문화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지켜야 할 약속을 어기는 행위가 일탈 수준에서 머무른다면 바로 잡고 돌아올 여지가 있지만, 특별히 해로운 행위에 해당하여 법률로 엄격하게 처벌을 시도하는 범죄로 연결된다면 이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행동이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인터넷 윤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향하여
문화의 한 영역이 기술적인 부분의 발전을 통하여 인간의 외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다른 한 영역은 윤리적인 부분의 성숙을 통하여 인간의 내면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생겨나게 되었을 때, 그것은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육체적이고 외적인 한계를 극복하여 빠른 속도로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생겨나는 사고와 여러 가지 문제점은 교통규칙 준수와 양보운전 그리고 보행자 우선이라는 자동차 문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해 주었다. 이는 곧 자기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자동차를 운행하겠다는 이기적인 욕심을 극복하는 윤리적이고 내면적인 한계의 극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모습들은 인터넷 문화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라는 기술적 발전은 우리의 외적 한계를 극복하여 누구나 빠른 속도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에 발맞추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에 맞는 윤리적이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요청하고 있다.

인터넷 문화는 참여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스스로 생성되고 만들어져 나간다는 점에서 진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진화의 맥락에서 긴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이기적인 것이 생존에 적합한 것이라면 상호 협조적인 존재는 멸종해 버렸어야 마땅할 테지만, 오히려 이기적인 존재들이 적응에 실패하고 도태되어 버린 모습을 우리 스스로가 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앞으로 더욱 넓게 펼쳐질 정보화 사회의 역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건전한 인터넷 문화는 우리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 공간을 규율하는 질서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로 수렴하게 될 것이니,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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