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중등 교사자격 5종으로 세분화하자"
권오현 서울대교수
현행 유치원, 초등, 중등의 교사자격제도를 ▲유치원 ▲유치원과 초등1, 2 ▲초등 전학년 ▲초등 5, 6부터 고1 ▲고교 2, 3 등 다섯 종류로 세분화하자는 방안이 제기됐다.
권오현 서울대교수는 한국교총이 22일(수) 오후 2시, 교총 대회의실에서 '연계자격증 도입과 교원양성기관 통합, 과연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교육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제7차 교육과정은 학년제에 의한 단계적 과정 속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초등, 중등과 같이 학교급별로 자격을 구분하는 현재의 교원자격체제로는 연계성이 부족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연계자격제도를 도입해 교원자격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세부방안으로 현재의 유·초·중등 자격체제를 ▲유치원을 담당하는 '자격1', ▲유치원과 초등 1,2 학년을 맡는 '자격2', ▲초등 전학년을 가르치거나, 초등 3.4학년 및 5,6학년의 특정과목을 가르치는 광역교과 담당의 '자격3', 그리고 ▲초등 5,6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담당하거나, 중학교 및 고교1학년만 맡는 '자격4', 마지막으로 ▲고교 2,3학년을 가르치는 '자격 5' 등 5종류로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자격제도 개편에 따른 교사양성을 위해 교육대학과 사범대학간에 학점을 교류하는 단기적인 방안과 유·초·중등교사를 통합적 차원에서 양성할 수 있는 '교원종합양성기관'의 설립을 장기적인 방안으로 각각 제시했다.
그러나 권 교수는 현행 자격제도하에서도 교·사대 편입학이나 교·사대 교육대학원 진학, 그리고 재학중 초·중등 복수전공(혹은 부전공) 이수 등을 통해 연계자격증을 취득하는 방안은 강구할 수 있으나, 자격의 중복 취득에 지나지 않아 엄밀한 의미의 연계자격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토론-"필요없다"
초등교육도 중등처럼 부실화된다
허종렬 서울교대 교수는 먼저 7차 교육과정에 연계자격이 필요하더라도 학교급간 차이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우며, 현재 교·사대교류가 아니라도 자체적으로 다른 급의 교육과정에 대해 이해시키고 있다"고 말해 연계자격제도 필요성에 대해 견해를 달리했다.
제도 도입과 관련해 "연계자격의 상한과 하한 설정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격 세분화가 오히려 교육의 대상을 제한해 교사를 매너리즘에 빠뜨리고, 교직에 대한 소명감과 사명감을 약화시키며, 나아가 신·구자격 간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연계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학교의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케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교·사대통합은 목적형 유지, 사대간 우선 통합, 그리고 사대중심의 통합 지양 등 세가지 전제조건이 우선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정 전교조 예비교사지원국장도 "교육에 시장원리를 도입하여 교육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정책"이라며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우리 교단은 제7차 교육과정의 시행에 따라 수습교사제, 계약직 교원제도의 다양화, 그리고 연봉제, 성과급 등 양성과 임용에 있어 노동의 유연화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하고, 정부가 의도적으로 유초임용, 중초임용 등을 통해 초등교원의 경쟁을 가속화하고, 중등은 사대의 위상을 실추시켜 완전한 개방 경쟁구조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국가가 교원양성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여 초등교육을 목적형으로 유지·발전시키고, 교원의 자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교·사대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를 대표한 남승희 학교사랑실천연대 운영위원장은 "발표자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학제운영이 유연한 선진국형에 가까운 모형으로 전반적으로 수용이 어려우며, 유·초·중등으로 구분되어 있는 교원자격증이 학교급 사이의 연계교육에 장애가 된다는 근거 역시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7차교육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연계교육이 아니라 학교급별 학업성취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라며 연계자격증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발제자와 다른 견해를 보였다.
남 위원장은 초등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이 높은 만큼 "교·사대가 자체적인 구조조정과 탄력적인 입학정원 조정으로 초등교원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중등은 심각한 과목간 수급 불균형의 해소를 위해 복수자격의 취득이 필요하다고 덧붙혔다.
마지막으로 이민경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발표된 방안들은 모든 양성기관을 하나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 살인적인 경쟁으로 내 모는 것이며, 양성기관으로서의 최소한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완전히 저버리게 하는 것"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정부의 연계자격에 대한 연구 목적이 수급 문제 해결에 집중되어 있고, 정책 시행을 위한 재정적인 확보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도 도입에만 급급해서는 안되며, 중초임용 등 그 동안 잘못된 초등교육정책에 대한 근원적인 반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교원양성체제는 교원의 전문성과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전제위에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책임발령제를 실시하고, 실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필요하다"
현행 제도 7차교육과정과 안맞아
허형 중앙대 사범대학장은 "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인사제도의 효율성 제고, 그리고 학교급간 통합교육과 특수 영재교육 실시 등을 위해 연계자격제도는 필요하다"며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입 방안에 대해 먼저, 5단계의 자격을 ▲유치원담당의 자격1 ▲유치원과 초등 1∼3학년의 자격2 ▲초등 4∼6학년을 맡는 자격3 ▲초등4∼6학년과 중학교 1∼3학년의 자격 4 그리고 ▲고교 1∼3학년을 담당하는 자격5로 세분화해 학생의 성장과 지적발달에 따라 담당학년을 약간 달리했으며, 연계자격 부여와 관련해서도 "단기적으로 교·사대 학점교류보다는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교대에 편입학시키는 것이 더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사대통합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초등교사만 양성하는 교대는 존재하지 않는 만큼 교·사대통합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양성기관간의 입장차이와 정부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추진이 쉽지 않은 만큼 교·사대에 서로의 교육과정을 설치하여 복수전공을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숙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정책연구팀장은 "연계자격증 제도는 제7처 교육과정 운영에 따른 학교급간 교육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논의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연계자격제도와 관련해 그 동안 논의가 거듭되면서 현재는 교육전문대학원을 설치하여 학교급별 복수자격 취득 기회를 확대하는 데 이르고 있다"고 말하고, 연계자격에 대한 논의는 수급보다는 학년별 수업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대안에 중심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의 교원대학교와 같은 모형을 지역 권역별로 3∼4개정도 신설해 대학재학 중의 복수전공 이수를 통한 연계자격 경로를 활성화하고 ▲초·중·고교에 걸쳐 적용범위가 너무 넓어 교과지도의 부담이 높은 '자격4'를 축소하여, 각각 자격4(초등5∼중학교2)와 자격5(중1∼고1)로
나눌 것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