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5월 17일 입법예고한 소규모학교 통폐합 관련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일부 수정·보완했다. 농산어촌과 도시 인구공동화 지역의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교과부는 개정안에 명시한 학교 규모 관련 기준을 일부 수정하는 대신 재정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 논란이 되는 구체적인 기준 삭제 교과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학교 최소 적정규모에 대해 ‘초등학교 및 중학교는 6학급 이상, 고등학교는 9학급 이상이 되도록 하고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상 되도록 한다’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51조 2항 신설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개정안에서 제시된 최소 적정규모 학급 수 및 학생 수 기준이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계속되자 교과부는 “이 입법예고안에 포함된 학교급별 학급 수 및 학생 수 기준 등은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학교규모의 적정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일 뿐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당초 입법취지와 목적을 살리면서 불안과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각 의견을 수렴한 이번 수정안을 마련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선안을 보면 최소 적정규모 학급 수 및 학급 당 학생 수 기준에 관한 조항에서 이전과 같이 학교급별 학급 수 및 학급당 학생 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대신 ‘시도교육감이 학교별 학급 수 및 학급당 학생 수를 정할 때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교원의 적정한 수업시수’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또한 ‘국가와 시도교육감은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장의 반응은 둘로 갈린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찬성해 왔던 입장에서는 통폐합을 시키면 정상적인 학년별 학급 편성이 가능해지므로 각 학년에 맞는 학습권이 보장됨은 물론, 저출산 문제로 신입생이 줄어들고 있는 제주 지역의 경우 복식학급 운영에 따른 문제점, 수업시간 축소로 인한 기본적인 학습시간 불만족 등의 어려움도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강하게 반대했던 일각에서는 지역사회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농산어촌의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은 공동체 기능을 붕괴시키는 정책이며, 결국 젊은 인구들은 도시로 빠져나가 농촌 고령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정책이라며 지역 여건을 무시한 획일적 기준에 따른 통폐합이 개정된 것은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이번 개정 추진을 환영하고 있다.
●● 통폐합 추진 시에는 지원금 대폭 확대하기로 교과부는 이처럼 통폐합 기준으로 인식돼 온 구체적인 기준을 삭제하는 것과 함께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는 시도교육청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저출산 현상 등으로 초·중등 학생 수가 2020년에는 2011년에 비해 25%(초등 17%, 중등 31%) 이상 감소하여 과소규모 학교가 급증하고, 지나치게 작은 학교의 경우는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인성이나 사회성 발달에도 교육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교과부는 해당지역 학교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는 시도교육청에 지원하고 있는 지원금을 현행 초·중등 한 학교당 20억 원에서 향후 초등학교에는 30억 원, 중·고등학교에는 1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교육과정이 전문화·다양화되는 중·고등학교의 경우 적정규모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거점 기숙형 학교 사업 등을 추진하는 시도교육청에 대해서도 교육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교총은 초등교 통합형 모델 구체화, 통폐합 지원금 확대에 따른 우려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며 교육계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여 세부적인 정책 대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