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7년 9월 국제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국제고의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용산의 수도여고 자리에 국제고를 세우기 위한 실질적인 절차도 밟았다. 하지만 아직 서울시교육청의 국제고 설립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도 작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국제고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경제특구 안에서 특별법에 의해 설립, 운영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국제고와 교육부안에 따라 2006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 추진중인 인천 영종도 국제고, 98년 설립된 부산의 국제고 등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국제고등학교 설립운영방안 연구'를 중심으로 3곳 국제고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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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은 '내국인 위한 정규학교'
서울 법적 근거 없어 설립 답보 상태
부산 취지 벗어나 외고 형태 운영
@ 교육부
경제특구 안에서 특별법에 의해 설립, 국제고를 운영할 방침이다. 초·중등 교육법이나 교육공무원법 등 관련법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설립방안을 추진중이다. 즉 학교의 형태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설립 기준에 따라 세운다는 것이다. 입학은 경제특구에 거주하는 내국인 학생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귀국한 학생이나 외국인 학생까지 폭넓게 허용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제7차 교육과정의 국민공통기본교과를 제외한 나머지 교육과정의 편성과 함께 교과서 선택에도 자율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특히 현행 국가 공무원법에 규정된 교원의 자격에서 빠져 있는 외국인 교사의 채용도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현재 외국인은 정식교사가 아닌 보조교사만 가능, 표 참조) 현재 경제특구 중 영종도에서 2006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추진 중인데, 학급당 25명, 학년당 5학급 375명 정원으로 수업은 일반교과 50%, 영어·제2외국어 등 외국어 관련 과목 50%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97년부터 추진하다 IMF 관리 체제의 영향으로 중단, 다시 2000년부터 추진하고 있지만 답보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의 국제고는 교육부가 경제특구 안에 설립하려는 국제고와 같은 형태다. 국내 중학교 졸업생에 비중을 두면서 해외 귀국 자녀, 국내 거주 외국인 자녀까지 모집할 방침. 학급당 학생수도 25명 수준에 맞추고, 교육과정의 편성이나 교과서 채택, 외국인 교사 채용 등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학교의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 교육부가 경제특구법에 따라 경제특구로 지정될 지역을 송도신도시, 영종도, 김포, 부산항만, 광양만 배후지역 등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다른 정규학교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국제고
98년 설립된 부산 국제고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외국어고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교육과정 편성이나 외국인 교사 채용 등이 가능한 법적 뒷받침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아예 특목고 형태인 국제고를 올해부터 자율학교로 지정,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등 새로운 체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선택이 가능한 자율학교 체제로 바꿔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에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2005학년도 이후 정부의 영재교육 정책방향에 따라 인문·사회분야 '영재학교'로 지정되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