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수학 선생님, 완전 사진작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들 좀 보세요. 완전 짱!” 아들 녀석이 들뜬 목소리로 스마트폰을 들고 와서 수학 선생님의 페이스북을 보여준다. 요즘 들어 아들은 부쩍 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뒤늦게 사진공부를 하는 제 어미 덕에 사진전시회나 사진책을 자주 보다보니 안목이 생긴 탓이기도 하고 엄마의 관심사에 동참하려는 나름의 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래, 정말 사진 잘 찍으시네. 그런데 사진이 멋있다는 거니? 사진 찍으시는 선생님이 멋있다는 거니?” “둘 다죠. 수학과 사진, 선생님과 사진가, 멋지게 사시는 것 같아요.” 탄탄한 취미생활을 가진 수학 선생님을 존경 반 부러움 반으로 칭찬하는 아들을 보며 새삼 통섭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절감한다. 이질적인 것을 즐기며 그것을 통해 차별화되는, 고유한 자기세계를 가진 사람에 대한 동경과 선망.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깨닫기도 전에 고도의 선진사회에 진입해 버린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