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부터 2013년 2월, 초·중·고 학생 중에서 학교를 떠난 청소년은 6만 8188명, 전체 초·중·고 재적생(672만 1176명)의 1.01%에 해당한다. 학교급에 따른 학업중단 비율은 초등학교 0.57%, 중학교 0.89%, 고등학교 1.82%로 상위학교급으로 갈수록 학업중단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학교 울타리 안에서 꿈을 키워야 할 청소년들이 학교를 박차고 나가는 이유, 무엇일까? 그들은 무엇을 꿈꾸며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일까? 지난 10월 열린 ‘학업중단 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된 강태훈 성신여대 교수의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 이유를 알아본다.
굳이 학교에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아이들, 그들은 학교 밖으로 나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한양대 교육복지연구소와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는 지난 9월 12~27일,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청소년 782명과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쉼터 등에서 지내고 있는 청소년 531명을 대상으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를 했다.
학교 필요성 부족, 새 교육 필요해 학업중단 먼저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에게 학업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가장 많은 답변은 학교를 다닐 필요성이 부족해서(53.7%)였고, 그 뒤를 이어 학교 밖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42%), 지나친 학업에 부담을 느껴서(26.6%)라는 답변이 뒤따랐다. 이들이 정규학교에 다닌 기간으로는 고 1학년까지(46%)가 가장 많았고 중 1~3학년(31.2%), 고 2~3학년(19.7%), 초등 1~6학년까지(3.1%) 순이었다. 반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학교를 떠난 이유에서 전자의 청소년과 차이를 보였다. 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첫 번째 이유는 가족들의 의견에 따른 것(68.1%)이 가장 컸고, 학교에서 해주지 않는 새로운 교육 필요(36.6%), 특기·소질을 살리기 위해(23.5%)가 뒤를 이었다. 이들이 정규학교에 다닌 기간으로는 초등 6학년까지(40.4%), 초등 1~5학년(22.6%), 중1~3학년(17.9%), 다닌 적 없음(11.1%), 고 1~3학년까지(4.2%) 순이었다.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들이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중·고등학교 시기에 학업을 중단하는 비중이 큰 반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청소년들은 대안교육의 필요성에 따라 자발적으로 초·중학교 단계에서 비교적 일찍 학교를 떠나는 양상을 보였다.
방문 상담 도움 적고, 생활비·진로 지원 필요 그렇다면 학교를 떠나온 아이들, 학업중단 당시의 계획대로 잘 생활하고 있을까?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의 경우 39.9%는 계획이 성취됐다고 답했고 39.6%는 계획이 성취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예 계획 없이 학업을 중단했다는 청소년도 17.5%나 됐다. 미인가 대안시설 청소년의 경우는 62.9%가 계획을 성취했다고 답했고 25.1%에 달하는 청소년은 계획이 없었다고 답했다. 향후 학교 내 대안교육 프로그램 제공에 대해선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의 경우 긍정적(54.9%)으로 받아들인 반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청소년은 부정적인 입장(58.7%)을 보였다. 교사와 상담사의 방문 상담에 대해서는 각각 66.9%, 63.3%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해 그 실효성을 숙고하게 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은 무엇일까? 청소년 지원시설 청소년,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청소년 모두 생활비 지원을 첫 번째로, 직업훈련 지원을 세 번째로 꼽았다. 두 번째 필요한 지원으로 꼽은 것은 전자의 경우 검정고시 준비를, 후자의 경우 진로진학 상담을 필요한 지원으로 각각 답했다.
학업중단숙려제 운영은 ‘필요’ 한편 경희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같은 기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쉼터, 직업교육훈련기관, 소년원, 보호관찰소 청소년 2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업중단숙려제 운영에 대해 85.3%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효과성에 대해서는 47.7%가 효과적이라는 긍정적 답변을 했다. 숙려상담의 접근방식으로는 개인상담(47.8%), 가족상담(26.1%), 집단상담(10.3%) 순으로 선호도를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학교에 있어야 할 시기에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공교육 테두리에서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교육계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