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교육감 선거를 비롯한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후보의 교육경력 요건과 교
육위원회 제도 폐지를 놓고 논의가 뜨겁다. 여기에 현행 주민직선에 의한 교육감 선거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논의 역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2010년 실시된 교육감 선거가 동시선거라는 특성으로 인해 투표율은 높았으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선출보다 지역주민의 관심이 덜하고, 투표용지 게재순서가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로또 선거’, ‘줄 투표’라는 오명을 얻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6월 선거부터 교육감 교육경력 요건 폐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시장이나 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자는 등의 교육감 선거제도 자체 개편 논의부터 시작해 기호순으로 돼 있는 투표용지를 원형으로 바꾸자는 등의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거제도 개편에 앞서 교육계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우선으로 논의해야 할 것은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 자격 요건에 관한 것이다.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입후보 자격요건으로 5년의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요구했다. 그러나 2014년 교육감 선거부터는 자격일몰제가 적용돼 교육감 선거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일정한 경력과 같은 자격 요건이 없어진다. 교육감 선거를 규정하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 2014년 6월 30일 임기만료에 의한 교육감 선거부터는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입후보가 가능하도록 해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감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일정한 경력 요건을 없애자는 요구는 꾸준히 있었다. 반면 교육계에서는 일정 경력을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 요건으로 강하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법률 제·개정권을 가진 국회에서는 후보자의 교육경력과 같은 일정 경력의 요구는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10년「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 당시 교육계와 충분한 논의도 없이 슬그머니 자격일몰제를 법률안에 반영했다. 때문에 현재와 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현행 법률 아래에서는 2014년 교육감 선거부터는 교육경력이 없더라도 입후보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많은 사람이 교육감 후보로 나서거나 자천타천(自薦他薦)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후보자후보자 정치성, 유명세가 당락 결정할 수도 그렇다면, 교육감 선거에서 왜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이 필요한 것일까? 먼저 우리나라의 최고법인 헌법 제31조에서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바, 교육감 선거에서의 후보 자격 요건은 교육행정의 자주성, 전문성 및 특수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으며, 합리적 차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의 학교폭력, 사교육비 증가, 지역 간 교육격차 심화 등과 맞물려 지역 중심의 교육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교육행정의 지역화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즉 지역교육 발전과 지역의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감 역할이 지방화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고, 지역주민들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자격조건이 없다면 교육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 교육자치 및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꼭 교육감이 돼야 할 인사는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에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사, 대중적 인기가 높거나 사회적 지명도가 높은 인사가 출마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교육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사가 교육감이 된다고 상상해 보라. 그 지역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교육이 정치적 이슈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 경우 헌법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특수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교육감 선거의 입후보자에게 요구하는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은 유지될 필요가 있으며, 교육감 선거가 실시되기 전까지 하루빨리 자격요건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