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새벌은 어떻게 시작됐나.
"부산교대 연극 동아리인 '한새벌 극예술 연구회' 출신들이 중심이 돼 1973년 7월 17일 '콤포지션 F'를 창단공연으로 올해 43회 정기공연을 맞게 됐다. 정기공연과 합동공연 등은 물론 교육연극발전연구분과를 설립해 '아동극의 이론과 실제', '아동극연출론' 등의 책도 출판했다. 또 3년 전부터는 수업개선을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자율직무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단원이 부산교대의 '한새벌 극예술 연구회' 출신이지만 지금은 부산 및 경남 초·중등 교사들과 대학교수들, 더 나아가 교육에 관심이 있고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반인에 대해서까지 문을 열어놓고 있다."
-창단 30주년을 맞는 소감이 있다면.
"빈약한 재정 때문에 연극배우들은 여러 극단을 옮겨다니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비해 한새벌은 출범 당시부터 부산교대 출신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성원들의 단결력이 강했고, 덕분에 이합집산 없이 지금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배들부터 새내기 회원들까지 다른 곳에 한눈 팔지 않고 한 우물을 파왔다는 점이 한새벌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뿌듯하다. 특히 지난 30년간 극작뿐 아니라 연출, 무대미술 등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능력을 축적해온 것은 매우 큰 수확이다."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단원들이 낮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는 '주경야독'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97년부터 99년까지 3년간 정기공연을 올리지 못하는 위기도 있었다. 요즘도 젊은 후배들은 '조건 없이 희생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갈등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회원들은 가족처럼 끈끈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에 후배들이 연극적 자질뿐 아니라 교사적 소양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선배들이 도움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기념공연에 대해 짧게 소개해달라.
"교사극단이라는 특징을 살려 '교사일지'란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된다. 이것은 우리나라 교사들이 해방 전부터 80년대까지 걸어온 길을 서사극 형식으로 엮은 작품이다. 극단 고문을 맡고 계신 이충섭 교수님이 한 사람의 늙은 평교사를 통해 살펴본 올바른 교사의 가치관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창작하셨다. 역대 창립멤버부터 새내기 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연진의 지원을 받아 12월 2일에서 6일까지 부산교대 소극장에서 공연을 갖게 된다."
-연극교과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고등학교에서 선택교과로 연극 관련 교과를 개설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유용하다고 본다. 정서순화, 도덕적 가치관 형성, 사회성 발달, 공동체 의식 함양 등 연극의 교육적 순기능은 대단히 많다. 최근 초등학교에서는 체험 중심의 교수-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연극무대에서 여러 인물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 경험에 준하는 체험 교수-학습으로는 연극활동이 제일이다. 특히 극본을 분석하고 형상화 작업을 함으로써 비판적, 논리적 사고를 기를 수도 있다. 연극은 학생들의 언어적, 비언어적 자질을 함께 개발해 의사소통 능력을 극대화시켜준다."
-향후 계획을 밝힌다면.
"지금도 학예회 등을 앞두면 많은 교사들이 대본구성을 문의해오고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홈페이지 운영을 활성화해 축적된 우리의 지도안과 연구물, 아이디어 등을 많은 교사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한새벌의 이름으로 1년에 200만원의 장학금을 부산교대 학생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공연 후 일정량의 대학발전기금을 부산교대에 전달해왔는데 좀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결정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