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수업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수업시간에 시도를 해보면 소기의 성과를 얻기 힘들다. 비생산적인 수다만 떨면서 소란스럽기만 한 것 같고, 토론 결과가 생각보다 질이 낮은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토론 수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교사 수준의 토론 수업이 아닌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토론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호에서는 주어진 논제에 맞춰 논쟁거리가 될 만한 질문을 만들고, 이런 질문을 통해 토론을 진행하는 ‘질문이 있는 토론 수업 모형’을 소개한다.
토론 수업은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교실현장에 적용시키기는 쉽지 않다. 왜일까? 교실 수업에서 토론이 어려운 이유는 ‘형식’에 얽매여있기 때문이다.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 게다가 공부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모순과 합리를 찾아 따져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토론에서 이겨야 한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상대방 의견에 대해 ‘더 강한 의견’으로 맞서 이겨야 하고, 상대방의 강함에 이길 수 없으면 자신감을 상실하여 말문을 닫기 때문에 토론 수업은 말 잘하는 학생들의 수업이 되기 쉽다.
교실 토론 수업 극복하기 교실 토론 수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논제로 수업에서 토론을 적용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소란스러움’이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토론 수업에 익숙해지면 소란스러움에 질서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질서 속에서 학생들은 새로운 생각을 깨닫고 배운다는 것을 알게 된다. 토론은 다른 사람의 지혜를 배우는 과정이다. 경청이 필요한 이유는 그 지혜를 받아들이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소란스러움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또 비경쟁적 수다로 이루어져야 한다. 경쟁적 토론 속에서는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 자신이 해야 할 말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질문을 통한 논제를 만든 후 모둠 안에서 토론이 이루어지는 ‘질문이 있는 토론 수업 모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수업 효과 ‘질문이 있는 토론 수업 모형’은 모든 교과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교과의 단원과 주제를 고려하여 적절한 읽기자료를 제시한 후 토론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 이때 배경지식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이 수업 모형은 국어과의 경우 문학 읽기, 언어 창조 등에서 활용할 수 있고, 역사과에서는 역사적 맥락 읽기, 비판적 사고 기르기 등에서 적용 가능하다. 과학수업은 과학자와 과학 기술, 미래 직업 탐색 관련 수업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독서 수업의 경우 독서 중 활동으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독서 후 활동으로 토론 수업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질문이 있는 토론 수업은 2, 4명씩 짝을 이루어 모둠 활동을 한 후, 전체가 참여하는 수업으로 확장되므로, 학생 모두가 중심이 되어 참여하는 수업 모형이다. 따라서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은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게 되며, 교사가 제시한 읽기자료 등의 배경지식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질문이 있는 토론 따라하기 : 박기범의 <문제아>를 예로 들어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