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이 좀 남자 같죠?” 김필식 동신대 총장이 건넨 명암 속에 ‘끝낼 필(畢)’자가 눈에 띈다. “어머니가 딸만 내리 셋을 낳자, 딸은 그만 낳으라며 셋째 딸인 제 이름에 ‘畢’자를 썼어요.” 그 덕이었을까? 밑으로는 남동생(김황식 전 총리)을 얻었다. 훗날 한 스님이 ‘이름이 참 좋다, 무슨 일을 하던 끝을 보겠다’라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끝내주는 총장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며 웃었다.
학생이 최우선이라는 전(前)총장(남편 故이상섭)의 뜻에 따라 학생들을 위한 시설을 우선하다 보니, 총장 집무실은 도서관 건물 2층에 임시로 마련되어 있다며 웃는 김 총장의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네 어머니를 닮아있었다.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등산을 하고, 카톡도 주고받으며 ‘스킨십 행정’을 펼치고 있는 김 총장. 인터뷰를 위해 장소를 옮기는 동안 그녀는 구수한 사투리로 학생들에게 말을 건넸다. “어려운 일 있으면 먼저 교수님 찾아가고, 그러안허면 어머니 총장님 찾아오면 돼, 잉? 알것제?”
연임을 하셨다. 이번 임기 계획은 무엇인가.
첫 임기 4년은 ‘하루 3가지 감사하기, 1주일에 3가지 선행하기, 한 달에 3권 책읽기’를 골자로 한 ‘드림 투게더 333’을 통해 인성 교육에 주력했다. 앞으로 4년은 실무에 강한 대학, 소통하는 대학, 실천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실력 동신’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실무능력을 잘 갖추도록 교과과정을 다듬고, 열린 마음과 글로벌 마인드로 강한 실천력을 가진 대학으로 거듭나고 싶다. 흔히, 사회 초년생들에게 ‘대학에서 뭘 배웠냐.’는 말을 많이 하는데, ‘동신대 출신은 다르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드림 투게더 333’을 비롯해 특강에서도 학생들에게 독서를 특히, 강조했다. 이유가 있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인생을 좀 더 윤기 있게 살기 위해서는 독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이광수, 앙드레지드 등 학급문고를 읽으며, 정서적 도움을 많이 받은 개인적인 경험 또한, 독서를 권하는 이유다. “모든 Reader가 Leader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Leader는 Reader라는 말도 있지 않나.”
학생들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은 책은?<365 Thank You>라는 책을 권한다. 경제적 위기, 소원해지는 자식들, 이혼, 동료들과 적대적 관계 등 최악의 상황에 처한 망해가는 로펌의 변호사인, 저자 존 크랠릭이 불평불만을 하는 대신, 15개월간 365통의 감사편지를 쓰면서 인생이 달라진 경험을 담은 책이다. 감사하며 산다는 것이 삶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과 독서클럽을 운영하는 등 관계가 돈독하다고 들었다. 2010년부터 독서클럽을 만들어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등산을 하고 카톡도 주고받는 등 학생들과 늘 가까이 하는 ‘스킨십 행정’으로 어머니 같은 총장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거엔 총장이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군림하는 자리였지만, 지금은 학생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서 환영받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대하려 노력하다 보니, 잘 따라주는 것 같다.
광주전남 지역의 대학들 중 높은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비법이 뭔가.학교에서 여러 가지 공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부주제를 정해 그룹을 만들면 대학에서 지원해 주는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 ASP(After School Program)가 활성화되어 있다. 더불어 취업스펙을 갖추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마일리지 장학금제도,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해외연수와 해외봉사 등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도록 힘쓰고 있다.
지방대가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동신대만의 위기 극복 방안이 있나.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해 간다면 위기를 피해갈 수 있지 않겠나. 다행히 우리 대학은 인근에 한전, 농어촌공사 등 큰 공공기관 16개가 이전하면서 그 중, 13개 기관과 협약을 맺어 채용 시, 지방의 우수한 인재들을 우선 채용하는 등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도 꾸준히 선정될 수 있도록 지표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교수님들과 임직원들이 밤낮없이 애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하루하루 가슴 설레는 삶을 살고, 꿈을 크게 가져라.” 입학식 때나 신입생들 특강을 다니면서 학생들에게 꼭 하는 말이다. 여러분은 세계 72억 명의 인구 중 한 명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들이다. 가슴 설레는 일,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꿈을 위해 투자하고, ‘무엇이 될 것인가’와 함께 ‘어떤 삶을 살 것인가’도 생각하며 작은 일 하나에도 감사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