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가위로 싹둑 자르듯, 칼로 도려내듯 없애버리고 싶은 기억이 생겨난다. 하지만 지우고 싶은 기억은 더 오랫동안 머리를 떠돈다. 만약 그날 거기에 가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더라면…. 후회와 죄책감은 그렇게 남은 인생을 짓누르고 압박한다.
지미(숀 펜), 데이브(팀 로빈스), 숀(케빈 베이컨)은 동네 골목에서 매일 공놀이를 하며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이다. 하수구에 빠져버린 공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는 소년들 앞에 낯선 남자들이 차를 세운다.
엉겁결에 차에 올라탄 데이브는 그 길로 납치됐다가 사흘만에 겨우 도망쳐 나온다. 그러나 그는 이미 평생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떠안은 뒤다. 25년이 지나고, 왕래는 없지만 세 친구는 저마다의 삶에 충실하려 애쓴다. 지미는 젊은 시절 범죄에 빠졌지만 이제는 손을 씻고 슈퍼마켓을
경영하고 있다. 숀은 아내와 별거 중이지만 경찰로서 바쁜 나날을 보낸다. 가끔씩 과거의 환영에 시달리지만 데이브 역시 귀여운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간다.
어느 날, 지미의 19살 난 딸이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세 친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숀이 이 사건을 담당하지만 지미는 자신의 힘으로 살인자를 찾아내 복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지미의 딸이 감추고 있던 사실, 지미가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았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고 석연치 않던 부분도 하나씩 풀려간다.
그런데 화살은 뜻밖에 데이브에게로 향한다. 용의자로 지목된 데이브는 범행을 부인하지만 갈수록 갈팡질팡하고 아내와 숀까지 그를 의심한다. 사실을 알게 된 지미는 수하들을 시켜 데이브를 미스틱 강 근처로 유인한다. 잃어버린 자신의 꿈 때문에 괴로웠다는 데이브는 지미를 향해 절규한다.
"만약, 만약 그 차를 탄 게 내가 아니고 너였다면…."
그러나 지미는 차갑게 그 말을 자른다.
"차를 탄 건 바로 너였어, 내가 아니라."
영화를 보고 나면 안타까운 마음에 '만약에, 만약에'를 중얼거릴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다. 상처가 아물 수는 있지만 흉터가 사라질 수는 없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