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사회에 무방비 상태로 학생들을 내보낼 수는 없다. 수천 년 동안 많은 사회적 변화 속에서 인류는 변치 않는 ‘인문학적 자산’을 남겼다. 어쩌면 우린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고 살았는지 모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미래를 책임져야 할 세대에게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것은 ‘인류의 지혜’를 전수하는 일이다. 인간은 인간답게 만드는 일, 이것이 교육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육은 과거의 교육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왜일까?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영·수 중심의 암기 교육, 대학입시를 위한 주입교육, 점수로 서열화된 경쟁교육, 특성이나 자질을 외면하는 획일교육, 수동적·의존적인 타율교육, 돈 많이 드는 고비용교육, 쓸모없는 것들을 배우는 비효율교육, 시험이 끝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맹탕교육은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시대를 회귀하듯 승자독식의 경쟁 체제가 더 강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공감 생존의 시대 2009년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적자생존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공감 생존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뿐인가? 2007년 제롬 글렌(Jerome Glenn) 유엔미래포럼 회장은 <미래예측 보고서>에서 “입시 열병은 무지의 소산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학습자가 자발적이고 감독받지 않고 학습하는 방법을 배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한국 세계은행 교육개혁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교육 개혁의 방향을 논의하면서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비인지적 능력 즉, 공감능력·의사소통능력·위기극복능력·문제해결능력 등을 갖춘 미래 창의적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결국 자기 생각을 말할 줄 알고,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알며,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깨달아가고, 학습을 통해 자각과 터득의 능력을 갖추어 가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의미 있고 자기주도적 능력을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이 ‘12년’의 학교 교육이 해야 할 몫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은 아직 우리 교육공동체의 반성과 고민, 대안 모색의 주된 논의 대상은 아닌 듯하다.
기계는 기계다워야 하고, 인간은 인간다워야 한다 2008년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미래 마인드>에서 다섯 가지 미래 마인드를 제시했다. 훈련된 마음, 종합하는 마음, 창조하는 마음, 존중하는 마음, 윤리적인 마음이 그것이다. 전문 분야의 지식을 통달하고, 방대한 양의 정보에서 결정적인 정보를 선택해 배열하고, 기존의 지식과 이를 종합한 단계에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사람의 차이를 받아들여 함께 일하면서 좋은 의식을 갖고 옳은 길을 따라 실천하는 마인드, 이것이 가드너 교수가 강조하는 ‘미래 마인드’이다. 그가 특별히 강조하는 미래 마인드는 ‘윤리적인 마음’이다. 윤리적인 마음이 없다면 네 가지 미래 마인드도 부정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이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이 연결되고, 더욱 지능적인 사회로 진화되었다. 사회 변화의 규모는 더 크고 넓어졌으며, 그 범위는 더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이런 시대에 인공지능 알파고가 우리에게 던진 화두는 분명하다. 그것은 ‘개방적(open mind)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과 딥 마인드의 협업이 알파고 성공의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간이 자동차보다 잘 달릴 수 없고, 비행기보다 높이 날 수 없고, 컴퓨터보다 빨리 계산할 수 없다면 해답은 분명하다. 기계는 기계다워야 하고, 인간은 인간다워야 한다. 그래서 교육은 미래 세대에게 인간답게 사고하고 처신하는 ‘인간다움’을 가르치고 이를 극대화해야 한다. 인간다움의 중심에는 인성이 있다. 인성이란 ‘사람이 여러 가지 환경에 대해 반응하는 일관된 행동’을 말하고, 인성교육이란 ‘정서를 포함한 바람직한 인간으로서의 성품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 즉, 인간성을 기르고 인격을 함양하는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