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제출한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번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현행 조례는 교육계와 학부모의 의견을 일부 수용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회, 서울시의회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학교시설 개방에 따른 학교현장의 심각한 폐해와 우려를 지적한 교원과 학부모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서울 학교개발조례 개정안은 지역 주민 등 민원인 중심으로 개정돼 문제가 있다. 상대적으로 단위 학교와 학교장 등의 책임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일부는 학교의 실정을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개방의 원칙을 ‘개방한다’에서 ‘개방하여야 한다’로 강제 준칙을 명기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이번 조례가 그동안 가장 논란이 돼왔던 ‘사용자의 의무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음주나 흡연, 취사, 영리행위 등 잘못된 사용에 대한 허가 취소 및 재사용 금지를 일부 명확히 한 것은 교육계의 의견을 수용한 부분으로 바람직하다. 하지만, 학교 시설 사용에 앞서 학생 안전과 교육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영되지 않아 학교현장의 어려움이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학교 시설을 개방할 경우 개방 학교의 관리의 애로, 개방 장소에서 발생하는 안전 사고 예방 대책 등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학교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설 사용료 책정은 대단히 큰 문제다. 외부인의 시설 사용료가 학교 시설 관리비 보다 부족해 학교 교육에 투입돼야 할 학교운영예산이 개방 비용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는 이번 조례 개정에서 학교시설 기본사용료 삭감, 냉난방기 사용 시 20% 가산금 징수, 샤워실, 창고 사용료 월 3만원 징수 등 현행 조례로 통과시켰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시설 개방한 학교에 한해 지원금 예산을 별도 책정했다고는 하나, 이를 강제할 지급근거가 조례에 반영되어 있지 않아 차후 예산에 포함시키지 않을 경우 학교 부담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학교 시설을 개방하는 학교는 전기료 등 사용료 폭증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폭염기의 냉방기, 혹한기의 난방기 사용으로 전기료 폭탄을 맞고 있다. 사용료 징수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현행 사용료 징수 규정이 지역 사회 주민에게 대여할 경우 사용료를 40% 감액토록 돼 있어서 더욱 어려움이 있다.
물론 최근 급증한 생활체육 인구를 감안해 이를 수용할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학교 시설도 적극 대여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생활체육 인구가 증가한다고 학교에만 개방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민이 이용할 체육시설 마련에 서울시가 앞장서야 한다.
서울시교육청도 서울시의회의 조례 수정 과정에서 제외된 사용허가 취소사유 발생 시 학교장의 취소 결정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현장에서 학교시설 개방 및 이용에 관해 사용허가제한, 취소 등 사용자의 책임과 의무에 엄격한 원칙과 잣대를 적용해 학교시설 개방에 따른 교육활동과 학생안전에 피해가 없도록 조치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개정된 서울 학교개방조례는 서울시교육청의 법제심의 후, 곧바로 공포된다. 이 학교개방조례 시행에 아서 학교가 교육활동을 보장하고 학생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간이어야 하며, 개방에는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대명제를 외면해선 안 된다. 향후 서울교육청, 서울시, 서울시의회 등은 학교시설 개방에 따른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번 서울시의회의 학교개방조례가 학교 책임과 민원인 편의를 균형 있게 반영해 조정·운영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학교가 지역 생활 체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학교의 책임으로 귀착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