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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성과급 기준에 얼굴 붉혀…교사 협력 저해

<3>공교육 강화 위한 교단활성화
지표 정할 때 시비·갈등…두달 지나도 결정 못해
기준 모호, 수긍 안돼 “잘 받아도 기분 안 좋아”

“매년 성과급 지표를 정할 때마다 얼굴 붉히는데 학교가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현장 교원들은 갈등만 일으키는 차등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원의 질과 사기를 높인다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객관화, 수량화하기 어려운 교육활동을 평가하면서 공정성 시비 등 역효과만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년 학교는 교원 대표로 구성된 성과급선정위원회를 개최해 교육부가 제시한 수업지도, 생활지도, 담당업무, 전문성 개발 등 4개 분야의 세부 평정 항목과 기준 등을 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업무 난이도 등을 둘러싼 교사들 간의 의견 차이가 생기면서 마찰을 빚기 일쑤다. 특히 지난해 폐지된 학교성과급 예산이 개인성과급에 포함돼 차등 지급률이 70~100%로 확대되면서 S등급과 B등급의 성과급 차이가 벌어져 위화감만 더 키우고 있다.

부산 A초 이 모 교사는 “학년별·부서별 대표로 위원회에 참석한 교원은 본인이 속한 학년이나 부서 업무가 힘들다는 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며 “발언 하나 잘못하면 욕을 먹다보니 다들 위원회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합의가 잘 안돼 이번에는 5차례나 회의를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해당 학년별로 다시 협의를 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려 소모적”이라며 “학교 일이 협력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갈등만 생기고 성과급을 잘 받아도 못 받아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 B중 교감은 “담임은 업무가 힘들다고 수당을 주는데 성과급 점수도 높게 받다보니 업무가 많은 비담임 교원들은 불공정하게 느낄 수 있다”며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려워 심지어 두 달이 지나도 결정을 못하는 학교도 생기고 그만큼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C중 수석교사는 “성과급이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교육활동 성과에 대해 기준을 세우기가 모호하고 수긍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석교사는 관내 몇 명 안되는 수석교사끼리 등급을 나눠 갖다보니 내가 잘 받으면 상대가 못 받았겠다는 생각에 성과급 얘기를 서로 나누기도 어렵다”며 “기준도 지역교육청이 업적평가라고만 제시해 알 수가 없고 어떤 부분을 더 노력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총이 지난해 8~9월 교원 17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4%가 성과급이 도입 취지대로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 이유로는 평가 공정성 결여로 교사별 갈등 야기 등 역효과(41%), 교육성과 평가 사실상 불가능(36%)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교총은 성과급 폐지를 대선 핵심 교육공약 과제로 제시하고 정치권에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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