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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교장 죽음을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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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4.03.02 11:07:00

경남 창원 모 중학교 학생 집단따돌림 동영상 사건으로 인해 학교의 책임자인 교장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이 땅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해 故 서승목 교장 자살사건 이후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학교 내부적인 의사결정과 제도적 장치에 의해 해결되기보다는 외부의 영향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 다시 재현된 것은 우리 교육행정의 제도적 측면에서 낙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중립적인 시각에서 사건의 전후과정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검토가 선행된 후에 보도가 되거나 의견 발표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이번 건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고인이 목숨을 끊기까지 혼자서 감당해야했던 온라인상의 집중적인 비난과 모욕감은 학교책임자인 교장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 '왕따 동영상' 사건 진상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고인에 대한 집단적인 질책과 비방은 새로운 집단 폭력을 가한 결과가 되어 윤 교장의 죽음에 주요 원인이 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학교내의 문제를 신중히 접근해야 함에도 일부 언론의 터뜨리기식 보도는 네티즌들을 자극시켰다고 볼 수 있다.

'집단 따돌림'은 사회의 惡으로서 배움의 현장인 학교에서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모두가 우려할 만큼의 심각한 수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의 현실은 교육당국의 효과적인 대책의 부재, 내 자식만 피해 없으면 괜찮다는 학부모의 심리, 교원의 학생지도를 어렵게 만드는 교육현장 등이 어우러져서 발생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집단 따돌림과 같은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이 왕따를 추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지고 교육당국과 경찰, 검찰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왕따에서 우리 학생들 모두가 자유로와 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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