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뱅이를 먹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굼뱅이를 떠올린다. 곤충이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이제는 굼뱅이까지 먹는다고?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 총무 직책을 맡고 있고 일월공원 행복텃밭을 분양받아 운영자로 활동하다 보니 그 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이어 드디어 요리 강습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내가 보아도 대단한 발전이다.
꽃뱅이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말한다. 더 쉽게 말하면 딱정벌레 애벌레다. 우리가 떠올리는 지저분한 곳에서 사는 굼뱅이가 아니다. 꽃뱅이는 국가에서 식품 원료로로 지정했다. 그러니까 먹어도 된다. 고동색을 띄고 있는 꽃뱅이 분말가루를 먹어 보았다. 거부감은 없다. 어릴 적 먹어 보았던 원기소 맛이다. 이 정도라면 꽃뱅이 햄버거도 충분히 먹을 수 있겠다.
29일 16시 30분, 제3회 수원마을만들기 대화 모임이 일월공원 행복텃밭에서 있었다. 이 행사의 주관은 조경마주넷과 해와달 행복텃밭인데 무려 80여 명이 참가하였다. 주최는 수원시, 수원마을넷, 수원시공원사랑시민참여단이다. 그리고 경기도따복공동체지원센터,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수원그린트러스트, 수원영상미디어센터에서 협력하고 있다. 프로그램 후반부에는 일월도서관에서 영화상영도 있다.
이 행사 참가자로서 프로그램을 스케치해 본다. 일월공원 잔디밭에는 커다란 천막 3개가 설치되었다. 천막 하나는 요리 강습, 하나는 허브 삽목 및 씨앗 나눔, 나머지 하나는 접수 및 간식 테이블이다. 참가자들은 등록을 하고 참가비 5천원을 낸다. 그리고 목걸이 명찰을 받는다. 여러 단체에서 모였기에 서로를 알기 위한 주관처의 세세한 준비다.
첫 프로그램은 ‘텃밭에서 만나는 무당벌레 이야기’다. 여기서 무당벌레는 곤충을 대표하는 것이다. 강사는 세움영농조합법인 김철학 이사다. 그는 애완곤충, 천적곤충을 19년간 연구해 왔다고 한다. 농약으로는 해충을 전멸시킬 수 없다며 해충은 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강조한다. 천적으로 해충을 방제하는 것이 해충, 천적도 살고 식물이 함께 사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월공원 텃밭에서 천적유지 식물과 트랩식물 재배를 권유한다.
이어진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기대하는 요리시연 및 팜파티다. 주제는 ‘지구를 살리는 곤충 음식’인데 계원예술대학교 홍희은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꽃뱅이는 단백질 식품으로 인체 흡수력이 좋아 환자식으로 좋다고 한다. 햄버거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만 쇠고기 대신 꽃뱅이 가루로 만든 재료가 들어가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각자가 자신이 먹을 것을 만들어 시식을 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팜파티에서는 각자 가져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시간도 가졌다. 텃밭 가까이 있는 구운동 코오롱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김치전과 텃밭에서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가져왔다. 시루떡도 있고 꿀떡도 보인다. 음료수도 준비되어 있다. 꽃뱅이 햄버거로 양이 부족한 사람을 위한 배려다. 옆 천막에서는 쑥부쟁이를 나누어 주고 내년 봄에 파종할 꽃씨앗을 선물하고 있었다.
오늘 참가한 사람들 중에는 농부들도 있다. 멀리 서천, 논산, 가평, 여주, 예산 등지에서 오신 분들이다. 이들은 일월공원 텃밭을 참가자들과 함께 둘러보았다. 가평에서온 농부는 텃밭은 스트레스에 찌든 도시민들에게 치유의 효과가 대단히 크다면서 독일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텃밭 도시농부들은 건강에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참가자들은 일월도서관 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개봉된 영화 ‘가스톤의 부엌’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의 요리를 부엌 밖으로 가지고 나온 페루의 요리사 가스톤 아쿠리오의 이야기와 꿈을 담은 영화다. 그는 요리 선진국의 요리를 받아들여 자국화하고 그 요리를 셰계화하고 있다.
밤 8시 50분. 드디어 행사가 끝났다. 이 행사를 통해 여러 시민단체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나 첫 번의 만남이어서 그런지 피상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수원시 각 주민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장들도 만났다. 마을만들기와 조경, 그리고 텃밭을 어떻게 접목시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는 새로운 연구과제다. 수원마을만들기 대화 모임,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