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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교과전담교사 축소 부작용' 좌담

참가자
이승원 서울 대방초 교장, 정수원 서울 잠동초 교사, 장옥순 전남 구례 토지초연곡분교장 교사, 최홍숙 충남 학봉초 교사, 황호진 교육부 교원정책과장


지난 2월 10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3월 서울 시내 초등학교 영어, 음악, 미술, 체육 등의 전문교과를 지도할 교과전담교사(이하 교담 교사)의 확보율이 법정 정원의 44%로 지난해 52%보다 8%나 축소된 rjt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정은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각 시·도 초등교담 확보율이 50%에 못 미쳐 거의 비슷한 실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담 교사 확보에 관해 교사들과 교육부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현재 전체 교과전담교사 확보율은 얼마나 되며, 확보율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원인은.
▲황호진=2004년도의 정확한 교과전담교사의 확보율은 4월 이후에 산출이 가능한 상황으로 교과전담확보율이 낮아졌는지와 얼마나 낮아졌는지 여부도 4월 이후 확인이 가능합니다. 확보율이 떨어진 원인은 관계부처에 정원 증원을 요청한 바 있으나 관계부처 협의 결과, 필요한 만큼의 교원정원 증원이 이루어지지 못한데 있습니다.

▲정수원=근본 원인은 교육 당국의 의지 결여 때문입니다. 공교육을 정상화한다고 말만 요란했지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교원증원에는 인색한 것이 과연 정부의 의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현재 전국의 초등교원 지망 수요가 충분히 있는데도 부족하게 지원을 하는 것은 교육부나 서울시교육청의 논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것은 행자부와 중앙인사위원회, 기획예산처의 경제적인 논리에 의한 것으로 이들이 공교육정상화를 좌우하는 실제적 권한기관이지만 비난은 교육부가 받게 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교육부나 서울시교육청의 책임이 회피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는 교원증원의 권한기관에 강력히 항의하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보다 교원의 수업시수 감축에 노력해 교과전담교사를 더욱 확보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었습니다.

▲장옥순=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교단을 지원해주는 예산이 100% 확보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예산이 국가 재정의 우선 순위에 들지 못하는 한 현재와 같은 교담 교사 확보 문제는 계속되리라고 봅니다.

▲이승원=교육부의 의지 부족과 미온적인 노력으로 교원 법적 정원확보를 못한데 첫 번째 원인이 있으며, 시도교육청이 학급수와 교과전담교사 정원 책정시 학급수 책정부서인 행정과와 정원관리부서인 교원정책과 간의 긴밀한 협조 부족에 원인이 있습니다. 시도별 총정원에서 학급담임수 및 교담정원의 배정 결정권은 교육감에 있으므로 충분히 교담확보율 저하현상은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학급당인원 축소 보다 수업시수를 줄여 달라는 현장 교원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음도 또한 한 몫을 했다고 봅니다.

-교담 교사 확보율 축소로 인한 학교 현실은 어떠하며, 피부로 느끼시는 어려움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정수원=서울시교육청의 교과전담교사 축소로 5-6학년 교사는 주당 30시간의 수업을 해야 합니다. 말이 30시간 수업이지, 초등교사들은 주당 30시간을 수업하고 나면 파김치가 됩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초등교사들은 나이, 경력불문으로 고학년 담당하기를 매우 싫어합니다. 올해 본교에서
학년담임 희망서를 받은 결과 5-6학년이 16학급인데, 5학년은 지원자가 없고 6학년은 1명밖에 희망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는 초등의 수업은 중등과 달리 매시간 교과와 진도가 달라서 매 시간마다 수업연구와 준비를 해야하므로 적어도 주30시간의 수업을 하려면 실질적으로 준비시간을 포함, 주당 60시간이 필요합니다. 전국의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시간 수업을 위한 준비시간은 10.7분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초등교사들은 수업연구와 준비할 겨를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3-6학년에서 영어, 음악, 체육 등 2-3개 교과를
교과전담교사가 담당을 했지만 올해는 1개 교과(주로 영어)만 교과전담 해 10개 지도교과 중에 담임교사가 9개 교과를 지도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신이 아닌 교사가 감자, 계란 삶기에서부터 확률과 방정식, 논술, 토론, 농구 슈팅, 뜀틀, 산소 포집까지 모든 과목을 전문적으로 잘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맡겨놓고 학부모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질 높은 수업을 요구하며 교원평가를 하겠다는 언급은 초등교원들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장옥순=초등학교 5, 6학년 영어를 비롯한 예체능 교과는 소질과 적성을 가진 교담교사가 지도하는 것이 학생을 위해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교담교사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교담교사에 대한 인식부족에도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학교에 연로하신 원로교사나, 업무 부담이 큰 부장 교사가 교담교사를 맡고 교담교사가 학급 담임을 배정 받는 경우에 교담교사 배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역행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교담교사 확보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한, 두 명 배치된 교담 교사마저 학급 담임으로 배정 받음으로써 오히려 교담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마저 낳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승원=교담교사 정원 미확보로 교원의 수업부담이 늘고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하리라고 쉽게 예측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교담교사가 축소됨에 따라 교담교사에게 과중한 수업시수가 배당되고(주당 26시간 등), 5∼6학년의 교담 담당시수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축소됐으며, 3∼4학년
교담교사 배정 제외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등 교원들은 교육여건 개선책 중 수업부담을 줄여 질 높은 교육을 만들기 위한 요구로 표준수업시수의 법제화를 계속 주장하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준수업시수법제화는 현 교육여건과 초중등의 특성상 공염불로 끝나려고 하고 있어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현시점에 이것의 대안은 초등학교의 교과전담제도의 정착입니다. 법정정원을 확보해 교원의 수업시수를 경감시켜 공교육을 살려야합니다.

▲최홍숙=저희 학교는 6학급 규모인데 1명씩 배치돼 작년과 변동이 없습니다. 6학급 규모인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교담교사는 학교 실정에 맞는 사람을 골라서 뽑기 때문에 참 좋은 제도입니다. 저희 학교는 영어교육 전공자를 쓰는데, 영어학원 강사 경력이 있어 학생들을 매우 잘 다루고 학생들의 호응도 좋아서 연 2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영어를 맡아 주니까 안심이 됩니다. 영어 외에 미술, 실과까지 맡아 줍니다. 교과전담교사 덕분에 3∼6학년 담임이 1주 26시간, 1∼2학년 담임은 주 25시간으로 수업 부담 시수가 평준화 됐습니다.

-올해는 이미 교사 증원 계획이 확정된 만큼 학교에서 교담 교사를 적절히 확보해 활용할 수 있는 단기 방안이 있다면.
▲정수원=올해에 교담교사를 단기적으로 확보해 법정정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서울시교육청의 가용예산을 총 동원하여 기간제 교사들로 초등학교에 교과전담교사를 100% 확보해 주는 일입니다. 이 때 기간제 교사를 증원할 예산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영어, 체육, 음악, 과학, 미술 등의 중등 자격교사들을 1∼2달 정도의 단기 보수교육을 시켜서 초등학교 시간 강사로 채용하여 교과전담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또한 중등자격교사의 시간 강사활동은 예비교원들의 수습교사 차원의 실습과정으로 인정하여 교사 임용고시에서 소정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홍숙=학급이 많은 학교에서는 동 학년 교사끼리 전담과목을 배정하여 가르치기도 합니다. 주로 영어와 예능과목을 대상으로 하는데 성적도 교과 담당자가 내줍니다. 규모가 작은 학교는 체육이나 음악을 바꾸어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남교사가 체육을 해 주고 여교사가 그 시간에 음악을 해줍니다. 그러나 요즘은 남·녀 교사의 비율이 맞지 않아 교환 수업을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초등교사는 만능이라 하지만 전 과목을 하려면 정말 힘이 듭니다.

▲이승원=교육공무원법제32조(기간제교원)에는 "각급학교 교원의 임용권자(교육감)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교원의 자격증을 가진 자 중에서 기간을 정하여 교원을 임용할 수 있다"고 하고 3항에 "특정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때 기간제 교사를 둘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도교육감이 예산을 확보하여 최소한의 필요한 교과전담 기간제교사를 쓸 수 있도록 하거나 학교별로 학교장이 예산을 확보하여 임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서울의 경우 기간제교사 수당이 충분히 잡혀 있으나 매년 남아 예산을 전용 활용하는 실정입니다. 금년에 교육청이 확보하고 있는 예산을 학교로 배부해 학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면 우선 전년도 수준은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장옥순=이미 많은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동학년 단위의 교과 전담제 운영으로 교과 전문 교육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교담 교사가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소규모 학교에서도 동료 교사간의 공유 체계가 확립되면 교과간 교체해서 운영되는 교담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전문성을 높이고 시행착오를 줄여 예체능 교과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저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10여 년 전에 가르친 제자 중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 다른 반 선생님에게 체육 공부를 하며 체조에 대한 소질이 발견돼 현재 체조 국가 대표 선수가 된 김대은, 김승민 선수가 있음을 볼 때, 초등학교 시절의 예체능 교과 전담은 어떤 식으로든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교담 교사와 관련된 정책이 어떻게 개선돼야 하겠습니까.
▲이승원=우선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3조 제2항 초등교원의 배치기준을 개정해야 합니다. 현재 "초등학교에는 각 학급담임교사 외에 체육, 음악, 미술, 영어 기타 교과의 전담을 위하여 교과전담교사를 둘 수 있으며, 그 산정기준은 학교별로 3학년이상 3학급마다 0.75인으로 하되, 학교별 배치기준은 관할청으로 한다"에서 3학년 이상을 1학년 이상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또 현 규정대로 법정 정원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며 법정정원 확보가 미흡하다면 예산이라도 확보해 교과전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원내에서의 학급담임과 교과 전담교사수를 적정비율로 배치해야합니다.

▲정수원=초중등 교원의 표준수업시수가 법제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표준수업시수가 초중등 교원의 배치기준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또 교과전담교사 배치기준 자체가 불합리한 법으로 법정정원의 근본이 바뀌어야 합니다. 초중등교육법 제33조 2항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별 배치기준을 정하고 교과전담교사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제 초중등 교원의 표준수업시수가 법제화되면 현재 "3학년 이상 3학급마다 0.75인"이라는 조항을 "2학급마다 1인"으로 바꿔야 합니다.

▲장옥순=교원 수급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아동의 소질 계발과 행복한 장래를 위한 학습권 보장과 신나게 가르치는 수업권 확보의 차원에서도 어떠한 교육 시책에 앞서 인재 육성과 예산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 교육의 특성상, 뒤로
밀리고 경제적인 문제에 부딪혀 주저앉는 현실에서 사교육에 의지해 자신의 특기와 소질계발에 힘쓸 수밖에 없는 아이들, 그나마 그러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학교에서조차 질 높은 학습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시간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의 담임선생님이 결코 만능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 선생님도, 아이들도 다같이 행복한 교실을 원한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요?

▲최홍숙=예산 확보가 어려워 교담 교사를 쓰기가 어렵다면, 부족한 교담 교사를 자격을 갖춘 학부모님들의 자원을 받으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고학력 시대의 잉여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전문 외래 강사의 활용도 환영합니다. 모든 것을 학생들에게 유익한 쪽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현명한 방법들이 나올 것입니다. -교과 전담교사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황호진=교육부는 초등학교의 교과전담교사 확보율을 높이기 위하여 2004년도 교원정원 증원 신청시 행정자치부에 초등교원 4,700명의 증원을 요구하였으나 공무원 정원 정책방향 및 국가재정문제 등의 이유로 2,220명의 증원이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교육부는 교원의 수업부담 감축을 통한 교원의 사기진작과 수업의 질 제고를 위하여 교원 법정정원 확보율을 높이고자 관계부처인 행정자치부 및 기획예산처 등과 지속적으로 적극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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