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원장 김경표)이 2017년 지역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으로 공모한 ‘불어라 평생학습 바람!’ 최우수작이다. 필자는 경기국학원이 주관한 ‘내 삶의 답을 찾아가는 역사힐링캠프’에 참가하였다. 2회에 걸쳐 연재한다.
“당신, 공부가 그렇게 재밌어요? 이제 퇴직했으니 쉬어도 되는데 무얼 배운다고 그래요.”
저녁 7시, 저녁식사 후 가방을 챙겨들고 경기국학원으로 공부하러 가는 나를 보고 아내가 던지는 말이다. 교직에서 39년간 봉직했으면 이제 배움은 그만두고 놀면서 지내도 되는데 굳이 공부하는 이유를 새삼 묻는 것이다. 거기에 대한 내 대답은,
“당신도 한 번 강의 들어 봐요! 정말 알찬 강의야. 나에게 진정 도움이 되어 들을 만하니 가는 겁니다. 내 다녀오리다.”
경기국학원 김수홍 원장이 국학 10마당 개강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불어라 평생학습 바람’의 지원사업으로 경기국학원이 주관하는 ‘내 삶의 답을 찾아가는 역사힐링캠프’에 참가하였다. 캠프의 주요내용은 국학 10마당 강좌, 힐링캠프,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 투어이다. 참가하게 된 동기는 경기도교육삼락회 교직선배의 권유가 있었고 우리 역사와 철학, 문화에 대하여 더 알고자 하는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평소에 학습을 좋아하고 평생학습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퇴직 후에도 실천하려고 하는 것이다.
도대체 나에게 있어 평생학습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살아 있는 한 배움의 존재이다. 배움을 멈춘 사람은 죽음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람과 같다. 죽음을 바로 앞두고 있는 사람은 배울 필요가 없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말이 생긴 것이다. 배움을 멈춘 사람은 성장할 수가 없다. 아니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니 자연 퇴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퇴직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이 있다. 퇴직한 후 할 일이 없어 노는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나 역시 지역주민센터 마을만들기협의회 총무, 수원시교육삼락회 사무국장, 탁구교실 수강생, 수원시평생학습관 뭐라도학교 포크댄스 강사, 방송대 재학생, 대안학교 국어 강사, 교육 리포터로 바쁘게 뛰다보니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여기에 국학 10마당 강좌를 들으려면 주 2회 저녁시간을 내야 한다. 10마당이니 모두 900분이다.
힐링캠프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몸풀기를 하고 있다.
아파트를 나서니 이웃 주민들이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어깨가 펴지면서 당당하게 ‘공부하러 간다’고 답한다. 배운다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것이다. 부족해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배운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배움이 곧 삶이다. 통학 방법은 시내버스 이용이다. 대중교통에서 삶의 활기를 느끼기 위해서다. 창밖의 시내 모습 변화를 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청 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면서는 일정한 그 시간에 쉼터에서 대화를 나누는 노부부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부동행 평생 배움의 길’을 떠올려 보기도 하였다.
역사힐링캠프 첫 강의를 들으며 단군조선 이전의 역사가 다소 생소한 것이 있었지만 우리 민족의 영광사, 왜곡사, 수난사를 들으며 자랑스러움, 울분이 교차하면서 유비무환을 떠올렸다. 이어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서는 효충도(孝忠道)를, 통일이야기에서는 통일의 의미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보았다. 독도이야기, 동북공정을 들으며 역사는 강자의 이야기라는데 수긍이 가기도 하였다. 한편 우리 국민이 이에 대한 이론적 무장을 갖추어 일본과 중국의 허무맹랑한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논리를 갖추면 독도와 동북공정의 승패는 끝난다고 보았다.
이번 경기국학원 강좌의 좋은 점은 일상의 바쁜 수강생을 위해 1기와 2기로 나뉘어 야간에 운영된다는 것이다. 주간 근로자도 학습에 참여할 수 있다. 같은 강의가 요일을 달리해 이루어지니 빠진 강의는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저녁 못 드신 분을 위해 빵과 우유, 과일 등 간식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강의 마무리 무렵에는 소감문을 작성해 제출한다. 들은 것을 스스로 정리하고 다짐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강의를 듣고 그냥 잊고 마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소화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자격과정 시간에는 초·중등학교에서 강사로 뛸 것을 전제로 강사들이 시범을 보인다. 내용은 국경일, 우리말, 독립운동, 태극기, 무궁화 이야기 등인데 우리 것 바로 알기는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 해야 함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이 캠프 과정은 정신을 살찌우는 이론강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몸을 단련하는 힐링캠프도 있다. 이 과정에 전통놀이, 체조, 배꼽수련도 있었다. 전통놀이에서는 투호놀이와 제기차기 시합을 하였다. 체조시간에는 몸풀기를 비롯해 2인 1조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여러 활동을 가졌다. 배꼽수련은 웰빙도구를 이용해 배꼽주위를 자극하면서 오장육부를 단련하는 것이다. 여유시간을 이용하여 강사와 수강생이 하나가 되어 민속무용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민속무용은 친교와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연재 하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