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사서교사 등의 배치를 의무화한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법률’이 의결됐다. 그동안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하면서도 여러 가지 교육 외의 여건 때문에 실현되지 못했던 학교 독서교육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 고무적이다.
사실 독서교육과 도서관의 역할과 그 중요성은 고래로 강조돼 왔다. 인류 역사와 문화가 책에서 기원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가 없다. 이는 온라인, 크라우드(cloud) 등 비 면대면 전자 기기 작동 시대인 오늘날에도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이자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도 창의력, 사고력 증진에 책과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책과 독서는 단순히 지식의 습득을 넘어 사고력 증진, 창의력, 탐구력, 문제해결력, 의사결정력, 초인지(meta cognitive) 등 고급 사고력 신장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특히 독서는 건전한 인격과 인성, 지성 등을 함양하는 중요한 교육과 배움의 방법으로 동서고금을 위해서 적극 강조돼야 한다.
특히, 독서와 독서교육은 교육과정에서도 아주 중요한 핵심 활동이다. ‘창의적 핵심 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등을 인간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자기 관리 역량,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여섯 가지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추구하는 인간상, 강조하는 여섯 가지 핵심 역량 신장의 골격에 사고력, 창의력, 탐구력, 문제해결력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곧 독서와 독서교육이 그 열쇠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21세기 세계화 시대, 재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배려와 나눔, 공감과 공유, 자율과 소통, 창조와 융합, 더불어 사는 삶 등 개인 및 사회의 중요한 자질과 역량이 더욱 강조되면서 책과 독서,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행 법령상 초ㆍ중ㆍ고ㆍ대를 막론하고 학급(학과)수, 학생수 등에 따른 도서관 면적과 장서수를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학교도서관은 중요한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학교도서관이 ‘학교’라는 카테고리, 바운더리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 정보 이용자 등에 대한 공공 서비스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개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학생들이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와 휴대전화 등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동영상 및 화상 등에 익숙해 페이퍼식 책과 글자가 불편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학생들이 이와 같은 종이 책과 전자 책(e-book) 등 디지털 기기의 도서를 함께 균형 있게 활용토록 하는 시대성 있는 독서교육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독서교육을 견인할 사서교사가 태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015년 기준 879명으로 기준의 8.7%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독서교육의 최우선 관건은 사서교사 증원이다. 독서교육 및 도서관 기능을 정상화시키려면 획기적인 사서교사 확충과 사서(문헌정보) 전공 교육전문직이 보임돼야 한다.
사서교사 증원과 더불어 독서교육, 도서관 관련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 그래야 수서, 자료 구입, 정보 관련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도서관이 책 창고로 전락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번 국회의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법률’이 의결은 만시지탄이지만, 참으로 필요한 입법이다. 단, 앞으로 이 법이 발효되면 학교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사서교사 등 인적 지원, 예산 등 물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원의 바탕 위에서 21세기 세계화 시대,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창의적 핵심 인재 육성을 학교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 기능 강화로 지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입법은 국회가 하지만, 독서교육과 학교 도서관 기능 활성화는 전국의 각 단위 학교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