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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국세청 등기편지를 보고 가슴이 덜컥?

대한민국 세무행정의 현주소를 보다

얼마 전 귀가하니 우편함 뚜껑에 우편물 도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받는 사람이 명시되어 있고 보낸 사람은 국세청이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혹시 내가 내야할 세금을 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 동안 공직생활하면서, 또 은퇴 후에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 왔다. 국세청하면 권력기관이다. 세무조사라고 하면 대기업도 벌벌 떤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답답한 마음에 안내문에 적힌 담당집배원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집배원은 내용물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보낸 사람이 겉봉투에 있는 국세청이라는 것만 안다. 이튿날 재방문 시간을 확인하고 부재 시 경비실에 맡겨 놓도록 부탁했다. 드디어 등기우편을 보았다. 마음을 졸이면서 봉투를 개봉한다. 보내는 사람이 수원세무서장이고 등기 내용은 국세환급금 통지서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표정이 밝아진다.


 


내가 우리 집 우편함을 보면 덜컥 겁이 나는 것이 있다. 발신자가 경찰서, 검찰청, 시청, 구청 등 주로 관공서에서 보낸 것이다. 경찰서는 교통위반 통지서이고 시청이나 구청은 세금납부서, 고지서다. 검찰청은 무슨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인데 아직 받아본 적은 없다. 공무원은 스스로 국민의 공복이라 하는데 국민은 관공서를 무서워한다. 그러고 보면 학교 재직 때 내교 통지서, 성적표 우편 발송 시 상대방의 심정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작년 토지 두 건을 매매했다. 12년간 보유했는데 별로 이익을 보지 못하고 팔았다. 그래도 시세차익이 있어 세무서에 자진 신고를 하였다. 세무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여 하나는 친구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신고했다. 국가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고 지자체에 지방소득세를 납부하였다. 또 하나는 수원세무서를 방문하여 직원의 안내를 받아 신고서를 작성하고 금융기관 가상계좌에 세금을 납부하였다. (4,414,360 / 4,319,050)

 

세무서에 가서 직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신고서를 작성하니 과거 비난 받던 공무원들의 고자세는 경험하지 못하였다. 구태여 수수료를 주고 세무사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 다만 신고 양식 기재에 있어 금액 계산 등 모든 기재사항은 직원이 대신하여 주지 않는다. 신고자 본인이 계산기를 두드려 계산하고 기재해야한다. 다만 공무원은 옆에서 도움을 준다. 공무원이 대신 작성할 경우, 잘못 신고에 따른 책임 소재가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국세환급금. 국가가 세금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학교 재직 시 연말 정산 때 그 동안 세금을 많이 냈으면 돌려받았고 적게 냈으면 더 내었다. 돌려받았다고 좋아할 필요도 없고 더 낸다고 억울할 필요도 없다. 정확하게 계산하여 세금을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돌려받기를 좋아한다. 돌려받으면 괜히 공돈 생긴 것으로 착각하고 기분마저 좋아진다. 더 내면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통지서를 보니 가까운 우체국에 가서 현금으로 받으라 한다. 본인이 못 갈 경우, 대리인이 위임장을 가져가면 가능하다고 안내가 되어 있다. 환급금 요구 결정일이 212일이고 지급 개시일이 13일부터다. 우편물 최초 방문일은 19일이다. 설 명절 사흘 연휴를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통장으로 환급금을 받으려면 계좌이체요구서를 작성하여 통장사본, 신분증 사본을 세무서로 보내면 된다고 안내가 되어 있다.

 

내가 받을 환급금은 107만 원 조금 넘는데 환급가산금 5,780원이 붙어 108만 원 정도이다. 과도하게 낸 세금에 대한 이자까지 계산하여 돌려받는 것이다. 요즘 세무행정, 이렇게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통지서를 갖고 우리 집에서 가까운 우편물 취급소에 가니 우체국에서만 이 업무를 취급한다고 가까운 우체국 세 곳을 알려준다. 인근 우체국에 가서 영수증을 쓰고 신분증을 제시하여 현금을 수령하였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세무서에서 양도소득세 신고를 받을 때 과도 신고에 대비하여 미리 본인 명의의 통장 계좌를 받으면 우체국에서 현찰을 찾아 다시 본인 통장에 입금하는 시간 낭비와 수고를 덜어줄 것이다. 세무서에서 양도소득세를 환급하면 양도소득세 10%를 낸 지자체 지방소득세도 환급 받아야 한다. 오늘 아침, ○○구청 지방소득세 담당자와 통화를 하니 세무서에서 연락을 받아 1주일 이내 환급한다하여 내 통장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

 

문득 국세환급금 통지서에 적힌 문구가 생각난다. “국민을 소중한 고객으로 섬기는 국세청이 되곘습니다” “내는 세금 성실하게, 쓰는 세금 알뜰하게국세청이 세금을 많이 걷는다고 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내야 할 정확한 세금을 거두면 된다. 국가 재정은 국민 세금이다. 공직자는 세금을 알뜰하게 써야 한다. 세금이 공직자 쌈지돈은 아니다. 방금 지방소득세 과오분 108천원 입금 문자가 왔다. 대한민국의 세무행정 현주소다. 성실한 세무담당 공무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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